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아영 Jan 29. 2023

기획자의 서재 : 연휴에 읽기 좋은 책 4선

조금 늦은 연휴의 독서 결산

새해가 되니 확실히 생산적인 일을 하고자 하는 동기가 커진다. 올해는 걍생이 아닌 갓생을 살겠다는 마음 가짐으로 전부터 읽고자 했던 책들을 몰아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더 재미있게 읽어서 감흥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에 독서 기록을 남기게 됐다. (오늘도 역시 '기억보다는 기록'을..) 꼭 명절 연휴가 아니더라도 주말, 휴일 등을 활용해서 읽기 좋은 책 5선을 정리했다. 기획자들이 읽기 좋은 책들이기는 하지만, 제품팀이라면 누구나 흥미롭게 읽기 좋은 책들이다. 



삶을 읽는 사고

사토 다쿠 | 안그라픽스 출판


직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 방법론들을 담은 서적들도 좋지만 때로는 제품을 만드는 일의 시작점으로 회귀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때가 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내 나름대로는 사투의 2022년을 보내면서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있었는데, 사토 다쿠의 <삶을 읽는 사고>를 읽고 조금이나마 마음이 환기가 된 듯하다. 책에서는 그래픽 디자이너 사토 다쿠가 제품과 고객의 문제를 대하는 태도, 디자인으로 그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법 등이 잘 실려있다. 여기서 말하는 디자인은 기획과 설계, 표현을 모두 아우르는 동사이자 명사이다. 그 책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소성적 사고'였다.


삶에서도, 제품이나 브랜드에서도 탄성은 중요한 가치로 부각된다. 흔히들 그것을 '개성'이라고도 이야기하는데, 디자이너(지만 실은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스킬은 정작 탄성적 사고가 아닌 소성(塑性)적 사고라는 주장이다. 계속해서 변화하는 외부적, 내부적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메타몽적 사고방식이야 말로 문제를 더 깊게 들여다보고 새롭게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된다는 이야기인데 많은 공감이 되었다. 





업무 시각화 (Making Work Visible)

도미니카 드그란디스 | 유지은, 김혜주 옮김 | 에이콘 출판


이 책은 회사 내 북클럽 (#club-프로덕트-북스터디) 에서 추천받은 책이라 읽게 됐는데(Thanks to 시리), 생각보다 내용이 어렵지 않고 초심자가 적용해 볼 수 있는 내용 위주로 구성이 되어있어 실전서로 참고하기 좋았다. 북클럽에서는 매일 10분씩 읽고 구글폼을 제출하고 있는데, 진작 다 끝냈던 책. 그래도 구글폼은 제출해야 하는데.. 매일 벌금이 쌓이고 있다. 어쨌든. 


프로젝트 관리 도구에는 여러 가지 방법론들이 있지만 이 책은 특히나 칸반(Kanban)을 사용하고 있는 조직에서 읽으면 좋을 도서이다. (지라가 됐든, 화이트보드가 됐든 도구는 큰 관계가 없다.) 일을 하면서 업계 분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애자일은 허울뿐이라고,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너무 크다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그럴 때 우리 팀(스쿼드) 동료 루 모 선생님이 하시는 말이 있다. "그러니까 테크 블로그가 흥하는 거다." 모두가 잘할 수 있는 일이라면, 또 잘하고 있다면 애초에 그렇게 화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 그렇기에 더더욱 여러 방법론을 도입해 보고, 활용해 보고, 결과를 내면서 우리에게 맞는 '일하는 방식'을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 


책을 읽으면서 기억에 남았던 부분 요약.


의존성이 많은 '피자 두 판 팀'들이 서로의 코드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조정 시간을 많이 소모하면 작은 팀의 장점이 줄어든다.
이런 이유로 지연 비용률은 시간이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전달한다. 가치는 보통 돈을 의미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비영리 의료기관은 생명을 구하는 숫자로 가치를 간주할 수 있다. 이론적인 ROI보다 가장 높은 비즈니스 가치를 기준으로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한다.  
실제 진행 상황이나 진행되지 않은 상황을 보여주는 가장 좋은 메트릭은 리드 타임, 사이클 타임, 진행 중 업무, 에이징 리포트다. 



제품의 탄생 (All About Product Management)

오이카와 다쿠야, 소네하라 하루키, 고시로 구미코 지음 | 강경민 옮김 | 책만 출판


일단 이 책은 다소 무게감이 있다. 실제로 책 무게가 무겁다는 말이라, 출퇴근길에 읽기보다는 집에서 쉬면서 읽기 좋은 책이다. 진정한 의미에서 연휴에 읽기 좋은 책이다. 다루고 있는 내용 역시 넓다. 프로덕트의 정의부터 PM 직무에 대한 설명, 프로덕트 관리 방법론, 전략, 기획 의도와 출시, 출시 이후의 후속 팔로업, 리더십, 제품의 성장 단계와 주기, 제품 유형별 PM에게 요구되는 역량, 커리어 관리, IT 지식.. 이걸 책 한 권에 담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다양한 주제다. 


그런 만큼 처음에는 입문서, 겉핥기 수준의 내용이 아닐까 걱정하기도 했다. 사실 위에서 언급된 주제들은 한 두 개를 똑 떼어 3~400장의 가량의 책으로 묶기 충분한 내용들이다. 기획자로 커리어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면 좋겠고, 우연한 기회에 기획을 시작한 사람들도 역시 읽기 좋은 서적이다. 


이 책은 서비스 기획자, PM, PO 모든 직무의 업(業)에 대해 담았다. 그간 읽었던 책들 중에서도 특히 번역이 자연스러워서 읽기 편했던 책.



당신과 나의 아이디어

김하나 지음 | 세개의소원 출판


연휴에는 부담 없이 가볍게 책장을 넘길 수 있는 도서도 필요하다. 어떤 책은 내용이 전달하는 무게에 짓눌려 쉽게 책장을 덮어버리게 만드는데, 이 책은 마지막 장까지도 훌훌 즐겁게 읽었다. 호흡하듯 대화하며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책이 끝나있다. 기획자에게 쓸모 있는 프레임워크, 전략은 없어도 일 잘하는 사람들의 노하우만큼은 넘쳐날 만큼 담겨있다. 얼핏 보기에는 거창해 보이는 창의력이라는 것이 실제로 어떻게 발굴되고 작동하는지, '이러면 좀 낫지'의 마음 가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익히는 것. 직군을 떠나 일을 하는 모두가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마무리


책은 의무감에 읽는 것보다는 손에 집힐 때, 마음이 내킬 때, 내용이 궁금해질 때 읽는 게 가장 재미있는 것 같다. 독서라는 행위가 누구에게도 고통스럽지 않았으면 좋겠다. 단순히 활자를 읽고 지식을 쌓는다는 느낌보다도 저자와 호흡하며 경험을 대리만족한다는 느낌으로 읽는 것이 확실히 즐겁다. 독서를 습관화하는 것도 좋지만, 그게 너무 힘들다면(나처럼) 자연스럽게 책을 읽고 싶은 시기에 몰아 읽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명절이라거나, 주말이라거나.. 


나를 포함해, 모두가 자신만의 독서 루틴을 만드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쓴 릴리즈 노트는 왜 안 읽힐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