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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영 Oct 03. 2016

교토(Kyoto, 京都) 에 가다

나홀로 교토 여행


직장 생활 4년차.
연차의 99%를 여행으로 소진하는 여행러.
이번에는 나홀로 교토에 다녀왔습니다.



9.25~29

나홀로 교토여행


각자 가지고 있는 스트레스의 한계점은 다르기 마련이다. 내가 맡은 프로젝트가 끝나고 한동안 스트레스라는 것을 망각하고 살다, 어느새 돌고 돌아 다시 내 차례가 돌아왔다. 회사 분위기, 업계 상황이 이전보다 많이 어려워진 탓에 맡고 있던 업무의 부담감과 스트레스가 예전에 비해 한층 더 가중되었다. 예전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틸 수 있다, 버텨낼 수 있다는 각오로 어떻게든 일을 해 왔었는데. 이번에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더라. 나의 한계점, 리미트에 다다른 느낌이었다. 항상 주변 사람들에게서 '괜찮아', '너 정도면 괜찮은 환경에서 일하는 거야', '너보다 힘든 사람들도 많아' 와 같은 주먹구구식 위로를 받아왔던 나는 급기야 그 놈의 괜찮다는 소리 좀 하지 말라고 대뜸 성질을 부리기도 했다.


그 사람들이야 그들의 입장에서 밖에 해 줄 수 없었던 위로들이 있었을텐데. 그걸 알면서도 나는 못 된 성질을 부렸다. 나는 나름대로 잘해내고 있다고 생각했던 그 사이, 나는 일적으로 받은 스트레스를 주변 사람들에게 표출하는 (절대 저런 사람은 되지 말아야지 다짐하고 다짐했던) 최악의 인간이 되어가고 있었다.


다행히 그런 내게도 한 가지 낙이 존재했는데, 그게 바로 올 봄에 예약해 놓았던 항공 티켓이었다. 한 저가항공사에서 프로모션 가로 나온 인천-간사이 행 왕복 항공티켓. 아마 인천 출발로 유류할증료 포함 18만원 가량 했던 것 같다. 프로젝트가 끝나는 시점과 항공티켓의 출발일이 운 좋게도 같은 시기에 물렸다. 나는 쿨하게 연차 4개를 던지고 간사이로 떠날 채비를 했다.



퇴근 후 틈틈이 작성했던 교토 여행.pdf

오키나와는 휴양차 다녀온 적이 있었지만, 일본 본토를 밟는 여행은 처음이었다. 도쿄를 갈까, 간사이 지방을 갈까 고민하던 나는 아무래도 이번엔 간사이다 싶어서 ICN-KIX 구간으로 탑승권 예약을 했다. 단순한 직감이지만 왠지 도쿄는 다음에 방문할 기회가 생길 것 같았다. 돈 많이 많이 벌어서 쇼핑-고메 여행으로다가.


처음에는 4박 5일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고민 끝에 이틀은 교토, 3일은 오사카에서 보낼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어쩐지 오사카는 딱히 들리고 싶지가 않았다. 한국의 명동과 같이 워낙에 도시 느낌이 강했고, 쇼핑과 먹방을 빼면 딱히 남는 게 없어보이는 여행지 같았다. (물론 가보지 않았으므로 섣부른 일반화에 불과하다.) 난 딱히 쇼핑을 즐기는 사람도 아닌데다 오사카 먹거리는 그다지 흥미가 가지 않아서, 차라리 관심이 가는 교토에 일정을 몰빵하기로 했다.


그걸 본 주변인들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

"교토만 4박 5일을 간다고? 너무 길지 않아? 오사카도 좋은데."

"차라리 잘 됐네. 오사카 별 거 없어, 그냥 명동이야. 차라리 교토가 훨씬 일본 같고 좋아."


다 됐고 인생은 그냥 마이웨이다. 내 여행이니까,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야.


간사이공항(KIX)에서 교토역으로 넘어갈 때 탑승한 하루카 Haruka 열차. 4~6호차까지 자유석(Non-Reserved seats) 이다.


그리하여 나는 도착했다. 교토에!

간사이공항에서 미리 예약해 간 이코카-하루카 패스를 받고, 하루카(Haruka)라는 열차에 탑승했다. 이 열차를 타면 교토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다. 열차 시설도 쾌적하고 큰 창을 통해 밖의 경치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하루카 패스를 가진 승객들은 4~6호차의 자유석을 이용하면 된다. 각 구간마다 승무원들이 철저하게 티켓을 검사하므로 무임승차는 애초에 불가능하다.




하루카 티켓은 본인이 들고 있어도 되고, 이렇게 앞좌석에 티켓을 꽂아둘 수도 있으니 편한 대로 하면 된다. 이렇게 앞좌석에 표를 두면, 혹여 승객 본인이 잠이 들더라도 승무원이 알아서 보고 검사하니 신경 쓸 필요가 전혀 없다. 그렇게 한 시간을 넘는 시간을 달려 나는 교토역에 도착했다.



다행히도 내가 도착한 날의 날씨는 맑음. 태풍이 올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맑았다.


투 비 컨티뉴.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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