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해봤어
요즘의 커뮤니티를 구경하다 보면 '월 구독료를 합치면 월세 나온다'라는 말을 심심찮게 듣게 된다. 미처 인지할 틈도 없이, 언제부턴가 우리의 생활은 구독을 중심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얼마 전, 가계부를 통해 내가 어떤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지 간단히 정리를 해보았다. 물론 그중에 프리미엄 요금제로 더치페이를 하고 있는 구독 서비스도 있다지만.. 음악을 들을 때도, 영화를 볼 때도, 책을 볼 때도, 운동을 할 때도, 심지어는 장을 볼 때마저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약간의 현타를 느꼈다. (.. 지금은 이 나라 경제에 이바지를 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사용하고 있다.)
어차피 Apps on my phone이라는 매거진은 '내가 사용하고 있는 앱'의 분석을 최우선 순위로 잡기 때문에 매거진 작성에야 도움이 되겠지만.. 가계부를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오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그렇게 두 번째 앱은 무슨 앱으로 하지? 고민하던 중에 타이밍 좋게 케이스 스터디 과제를 하나 받았고, 그 김에 두 번째 앱피소드의 주제는 토종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잘 알려진 왓챠를 선정하게 되었다. 참고로 왓챠는 [왓챠 플레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될 시절 두세 달 사용했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현재는 14,500원짜리 넷플릭스 프리미엄 요금제를 1/4 가격으로 사용 중이다. (파티원 4명을 모으세요!)
왓챠는 국내 토종 OTT(Over the top) 동영상 구독 스트리밍 서비스로 현재 약 8만여 편의 작품을 다양한 기기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누적 가입자수는 약 6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구독 잔존율은 약 70%에 이르는 높은 수준. 왓챠 플레이는 2016년 업계에 첫 출범하였으며 해외진출과 브랜드 강화를 위해 2020년, 왓챠로 서비스명과 CI.BI를 변경하였다.
왓챠의 시작은 왓챠피디아(구. 왓챠)였다. 2012년, 영화 추천 서비스로 등장한 왓챠는 철저한 개인화 서비스로 입지를 굳혀나갔다. 당시 영화 감상과 평론이 취미(?)였던 나도 감상 기록과 별점 평가를 위해 왓챠 앱을 이용했었다. 영화를 좋아하는 주변 지인들이 모두 쓰고 있는 앱이기도 했고. 왓챠는 유저가 감상한 영화에 별점을 매기면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영화들을 추천해주는 독특한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영화에 관해 한줄평을 쓰거나(여기에 '좋아요' 기능까지 추가해둬서 사람들이 한줄평을 정성 들여 쓰도록 유도했다. 유명 평론가가 작성한 한줄평이 떡하니 달려있으니, 관객의 입장에서 보면 리뷰의 신뢰성 역시 별점 테러가 난무하는 타 영화 플랫폼보다는 믿음이 갈 수 밖에 없다.) 다른 유저들과 팔로우를 맺고 서로의 별점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되면서 영화광들의 소통구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나 시네필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영화를 많이 보는 사람인지, 영화에 관해 잘 아는 사람인지 은근히 뽐내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 나 역시 그랬고. 나만 해도 왓챠로 평가한 영화 개수와 코멘트가 600개를 넘어갔다. (왜 그렇게까지 집착했는지 모르겠다..) 왓챠는 그렇게 사용자가 스스로 매긴 별점을 바탕으로, 따지고 보면 지금의 MBTI 격인 취향 분석까지 해주며 본인이 평가에 각박한 깐새우파인지, 취향이 확실한 소나무파인지 유저 스스로의 취향을 깨닫게 하는 역할도 했다. 사람으로 치면 영화에 관해선 모르는 게 없는 젊은 비디오 가게 사장님 같은 느낌이랄까.
이를 이유로, 나는 왓챠(구 왓챠플레이)의 정신은 왓챠피디아가 시작이라고 보았다. 왓챠는 그 어떤 서비스들보다 '취향'과 '개인화'라는 가치를 중시했다. 왓챠는 자신들의 Core Value를 다양성 - 발견 - 의심으로 꼽고 있으며, 그러한 기업의 핵심가치는 왓챠의 대표 박태훈 님의 인터뷰에서도 잘 드러난다.
왓챠는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개인화'라는 방향성을 정했습니다. 과거의 시청자들은 방송사에서 틀어주는 프로그램을 그냥 봐야 했어요. 앞으로는 소비자가 선택해서 원하는 콘텐츠만 보는 세상이 올 겁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의 극장은 큐레이터로서의 역할을 포기했다고 생각합니다. 대형 자본이 투입된 영화는 많은 수의 스크린, 좋은 상영 시간, 좋은 영화관을 편성받지만, 소규모 자본 영화는 그에 비해 비교적 안 좋은 조조나 심야 시간대의 영화를 상영하고 적은 좌석 수의 영화관을 배정받아요. 그런데 영화의 성패는 좌석 점유율 위주로 이루어지니까 불공평한 일이 생깁니다. 다양한 창작자의 창의적인 작품들이 극장에 올라가지 않고 사라지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는 거죠. 왓챠는 능력 있는 창작자들과 제작진의 작품들이 자본의 규모에 상관없이 관객들에게 닿을 수 있는 공개적인 플랫폼으로 성장하길 원합니다. 다양성이 실종되면 우리 모두는 조금씩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고 믿기 때문이죠.
왓챠의 주요 고객층은 누구일까? 현재 왓챠의 최대 경쟁사는 넷플릭스로 꼽히고 있다. 현재 넷플릭스의 유료 실사용자 수는 6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어 왓챠와 비견하는 수준이다. 요즘에야 다양한 OTT 서비스가 출시되고 있는 실정이지만, 체급과 시장선도 이미지로 경쟁사를 구분해 보자면 넷플릭스가 가장 적절한 비교 대상이 아닐까 싶다. 시장점유율을 봐도 그렇고, 주변 지인들에게만 물어봐도 영화나 드라마를 꽤나 즐겨본다 하는 사람들은 둘 중 하나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다. 게다가 현시점에서는 두 서비스 모두 동시 재생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계정으로 구독하여 더치페이(이른바 뿜빠이)를 하는 케이스도 많았다. 그렇다면 넷플릭스와 왓챠의 고객층은 어떻게, 얼마나 다를까? 나는 이 점이 가장 궁금했다.
왓챠의 주요 고객층 -> 아시아권의 컨텐츠를 추천 받아 시간과 공간의 구애 없이 즐기고 싶은 사용자이거나, 신뢰도 높은 왓챠의 개인화/전문화된 영역의 영화 큐레이션을 받아보고 싶은 영화광들.
이전에는 왓챠와 넷플릭스의 차이점이 제법 두드러져 보였으나 요즘에는 큰 차별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두 서비스 모두 동시 재생이 가능하고, 최대 지원 화질 역시도 동일한 수준이다. (물론 인코딩 기술력 차이로 실 체감 화질은 왓챠 쪽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압도적이지만)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왓챠는 왓챠 익스클루시브로 서비스 독점 시리즈 라인 역시 두 서비스 모두 갖추고 있다. 그렇다면 표면적인 기준에서 왓챠와 넷플릭스의 가장 큰 차별점은 컨텐츠의 방향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왓챠의 주요 고객들은 컨텐츠 중에서도 국내의 오래된 드라마나 예능, 아시아권의 tv쇼에 관심이 많은 사용자이거나 이미 왓챠피디아를 이용하고 있는, 왓챠의 개인화/전문화된 영역의 영화 큐레이션을 필요로 하는 유저일 가능성이 높다.
넷플릭스의 경우, 해외 위주의 tv쇼와 영화 그리고 다큐멘터리를 주로 제공하고 있다. 한국 드라마를 아예 찾아볼 수 없는 건 아니지만(요즘에는 비밀의 숲을 전 세계에 서비스하고 있고, 오리지널 시리즈 중 하나인 킹덤도 있다.) 계약 문제로 오래된 한국 드라마와 예능은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왓챠의 경우, 넷플릭스에는 없는 아시아권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들이 갖춰져 있다. 실 예로 왓챠의 <최고 인기 시리즈 탭>을 보면 한국 방영 드라마, 일본 드라마, 중국 드라마가 대부분이다.
반면, 넷플릭스의 인기 카테고리는 대부분이 아시아권 외의 해외 영화이거나 오리지널 시리즈인 경우가 많다. 이를 의식해서 요즘은 <한국에서 인기 많은 컨텐츠> 카테고리를 따로 분리하여 보여주고 있는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권 컨텐츠의 수로는 넷플릭스가 왓챠에 비해 눈에 띄게 밀리는 모습이다. 이 부분을 통해 왓챠의 주요 고객층은 아시아권의 드라마나 다큐멘터리,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싶은 사용자이거나, 넷플릭스에는 제공되지 않는 미국 HBO 채널의 드라마를 감상하고 싶은 사용자일 확률이 높다.
라는 말은 이제 옛날 말이 되어버렸다. 왓챠의 베이직 이용권 가격이 7,900원으로 상승하면서 예전의 '커피 한 잔 값' 보다는 확실히 비싸졌다. 요즘의 소비자들은 구독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하나의 계정으로 프리미엄 이용권을 구매한 뒤 월 요금을 1/4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렇게 계산해 보면 왓챠의 프리미엄 요금제나 넷플릭스 프리미엄 요금제나 사실 큰 차이는 없는 셈이다. 왓챠의 베이직 요금제와 넷플릭스의 스탠다드 요금제를 두고 비교해보면 가격 차이가 제법 나지만, 왓챠는 동시 재생이 안된다는 단점이 있고 다운로드 영상 수에도 제한이 있다. 사용자들이 왜 프리미엄 이용권을 구독하고 더치페이를 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4명이서 쓰면 3,000원 정도의 금액에 모든 옵션을 누릴 수 있는데, 제한된 옵션을 혼자서 월 7,900원을 내고 쓰기엔 다소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후기가 많다. 두 서비스 모두 포기할 수 없다는 일부 사용자들은 넷플릭스 프리미엄을 1/4해서 내고, 왓챠를 개인 구독해 월 만원 정도의 금액으로 구독하고 있기도 했다.
왓챠 로그인을 끝내면 가장 먼저 보이는 홈 화면이다. 왓챠는 홈 화면 최상단에 알림과 검색 기능만 빼놓고 컨텐츠 위주로 배치하는 방식을 택했다. 만약 기존에 시청하던 컨텐츠가 있다면 유저의 이어 보기 탭이 화면 상단에 위치하고, 후로는 [왓챠 최고 인기작] - [최고 인기 시리즈] - [역대 박스오피스 Top 100]- [새로 올라온 작품] 그리고 [취향 추천 작] 순이다. 재미있는 점은 왓챠피디아에서 유저가 직접 만든 영화 컬렉션을 홈 피드에 추천해준다는 점이었다. 이 역시도 사용자의 취향이 최우선적으로 반영된 결과이겠지만, 다른 유저가 셀렉한 컬렉션을 그대로 추천 리스트에 올린다는 점이 다소 새롭다.
왓챠 앱피소드인데 어째 넷플릭스를 더 자주 언급하는 것 같은 건 기분 탓일까(?) 그만큼 유사한 점이 많아 이 글에서 내내 언급될 예정(..) 앱 UI 구조를 살펴보면 왓챠는 상하로 이동을 한정한 반면, 넷플릭스는 좌우 SWIPE를 지원하며 컨텐츠를 가로로 넘겨볼 수 있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썸네일의 이미지 사이즈도 차이를 두었다. 왓챠는 가로형 이미지를, 넷플릭스는 세로형 이미지를 썸네일로 제공하고 있다. 좌우 이동을 지원하는 넷플릭스의 특성상 세로형의 이미지가 더 적합했을 것이고, 상하 이동을 원칙으로 하는 왓챠의 경우 가로형 이미지가 더 적합했을 것으로 보인다. 어느 쪽이 더 편리한가는 결국 사용자의 선택이다.
사견이지만, 왓챠는 경쟁사인 넷플릭스에 비해 뱃지 활용에 소극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추구하는 인터페이스의 콘셉트나 방향성이 다를 수도 있지만, 실사용 유저의 입장에서는 썸네일 하나만으로 파악할 수 있는 정보 값이 줄어드는 셈이다. 넷플릭스의 경우 [매주 새로운 에피소드], [TOP10] 등 다양한 뱃지를 썸네일에 달아놓으며 유저가 썸네일만 보고도 어떤 작품인지 대략적으로나마 파악하게 한다. 왓챠의 경우, UI가 단정하다는 느낌은 받지만 모든 작품이 비슷비슷해 보여 오히려 선택이 어려워질 때가 있다.
Pain Point. 경쟁사에 비해 뱃지 활용이 소극적. 넷플릭스의 경우에는 썸네일에 [TOP 10], [N-오리지널 시리즈] 등 다양한 뱃지를 달아두어 특별 컨텐츠임이 쉽게 인식이 되는 반면, 왓챠의 경우에는 분류 카테고리를 확인하지 않는 이상 바로 파악하기가 어렵다.
카테고리는 장르, 국가, 특징이라는 3개의 탭으로 나뉜다. 그 안에서 세부 카테고리로 다시 나눠지고, 유저는 본인이 찾는 컨텐츠의 세부 항목을 선택하면 되는 식이다. 카테고리 최상단에 [새로 올라온 작품]과 [왓챠 익스클루시브]를 배치한 것이 눈에 띈다. 왓챠 익스클루시브는 넷플릭스로 따지면 오리지널 시리즈인 격으로, 왓챠에서만 단독 서비스하는 컨텐츠들로 구성되어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킬링 이브>와 <체르노빌>, 박찬욱 감독의 <리틀 드러머 걸>이 있다. 여기서 흥미로웠던 점은 [특징] 탭에서 세부 카테고리를 선택하면 그 안에서 또 카테고리가 나뉜다는 점이다. 그것도 가로 축의 탭을 자세히 보면 이전 [특징] 탭에 보여졌던 카테고리들이다. 나는 여기서 한 차례 혼동을 겪었다.
동작으로 치면 1 Depth 더 들어온 것이나 다름없는데 그 안에서 이전 단계의 카테고리가 또 보인다고? 몇 번 동작을 해보고서야 파악할 수 있었다. 똑같은 카테고리를 다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작품마다 붙은 카테고리 태그가 달라 취향 중의 취향을 골라내는 선별 작업인 것이다.
기대 Depth : 카테고리 > '나는 완성도 있는 작품이 보고 싶어' > 완성도 > '나는 완성도 있는 작품 중에서도 영상미 있는 작품을 보고 싶어' > 영상미 탭으로 SWIPE > 작품 선택
그러니 [특징] 카테고리 하위의 [영상미] 탭을 누를 때와 [특징]-[완성도]-[영상미] 순으로 동작할 때와 추천되는 작품의 목록이 상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했어' 같은 느낌이랄까?
검색창은 홈, 카테고리, 평가하기 탭에서 모두 제공하며 인기 검색어와 검색창을 같이 배치하는 등 다른 서비스와 유사한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초성 검색도 가능하지만 유명 작품이나 배우가 아닐 경우 정확도는 조금 떨어지는 편. [평가하기] 탭에서는 왓챠의 핵심 서비스나 다름없는 별점 기능을 만나볼 수 있다. 정중앙에 영화 수를 카운팅 해 주며 유저가 최대한 많은 작품을 평가하도록 유도한다. 왼쪽 상단 [취향 분석] 아이콘을 터치하면 왓챠피디아 페이지로 연동되며, 이전에 유저가 매긴 별점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개인 취향을 분석해 준다.
Pain Point. 초성 검색 뿐만 아니라 검색 알고리즘 자체가 경쟁사와 다르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건축'이라고 검색하면 왓챠의 경우 제목에 건축이 포함된 컨텐츠만 검색되는 반면, 경쟁사는 건축과 관련된 모든 컨텐츠가 검색된다.
마이페이지에서는 [이어 보기]와 [보고 싶어요] 그리고 [다 본 작품]과 [다운로드] 기능을 제공한다. 원하면 보던 영화를 삭제할 수도 있다. 만약 끝까지 다 재생한 작품이 있다면 다 본 작품 목록에 추가되고 오프라인 다운로드를 한 영화 역시 다운로드 탭에 표시된다. 무엇보다 마이페이지 탭에선 프로필을 추가하거나 수정할 수 있다. 원하는 사진이나 이름으로 변경이 가능하고, 베이직 요금제의 경우 프로필이 하나만 제공된다.
왓챠답게 예상 별점과 왓챠 유저들의 평균 별점을 썸네일과 함께 제공하며 유저의 선택을 돕는다. 사용자들은 선택에도 시간을 절약하고 싶어 한다. (그 누구도 얼마 없는 시간을 재미없는 영화로 날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러한 점에서 왓챠의 평균 별점은 사용자들의 효율적인 선택에 도움을 제공한다. 유저의 주관적 취향 뿐만 아니라 별점 하단에 다양한 수상 정보를 배치해 놓으며 객관적인 추천 역시도 돕는다. 감상 중인 컨텐츠의 경우에는 얼마나 재생했는지 재생시간을 막대 바로 제공한다. 사용자는 이것을 보고 전에 어느 지점까지 봤는지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유용한 기능.
사용자가 가진 여유 시간에 비해 영화의 러닝타임이 턱없이 긴 경우를 대비한 [보고 싶어요]와 [다운로드] 버튼도 최상단에 위치해 있다. 하단으로 내리면 왓차의 사용자들이 남겨놓은 한줄평을 확인할 수 있다. 기존 왓챠피디아의 유저들이라면 충분히 친숙함을 느낄 만한 인터페이스다.
에피소드의 정렬 기준은 방영 순/최신 순으로 설정 가능하다. 상세 페이지의 ... 메뉴 속 관심 없어요 기능을 사용하면 선택한 작품을 추천에서 배제시킬 수 있다. 개인적인 호기심이지만 저 [관심 없어요] 기능을 사용하는 유저의 비율이 얼마나 될까? (진심으로 궁금하다)
왓챠는 컨텐츠 재생 시 넷플릭스처럼 화려한 자사 로고를 예고편처럼 띄워주는 대신, 로딩하는 동안 작품의 썸네일을 Dim 처리하여 보여준다. 경쟁사와 동일하게 오프닝 건너뛰기를 제공하고 기본적으로 재생 중인 컨텐츠의 이름과 Pause/Play 버튼, 재생 바와 재생시간 그리고 우측 상단의 설정키와 잠금 키가 있다.
왓챠와 넷플릭스 재생 화면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재생 중인 화면을 선택했을 때, 왓챠는 제스처와 외부 공유 기능을 시각적으로 표시하지 않는 반면 넷플릭스는 화면이 어수선해 보일 지라도 그대로 노출시켜 보여준다는 점이다. 왓챠는 제스처를 통해 실행할 수 있는 10초 뒤로 가기/앞으로 가기, 화면 밝기 및 소리 조절 기능 모두를 레이아웃에서 빼버리는 대신 우측 상단에 정보(i) 키를 배치시켜 이러한 제스처 기능을 사용자가 알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해당 버튼을 귀찮아서 눌러보지 않는 한, 사용자가 쉽게 인식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러한 앱 환경에 익숙한 사용층은 제스처 기능이 몸에 배어 있어 굳이 읽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기야 하겠지만)
Pain Point. 재생 화면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점은 자막 품질의 부재였다. 모바일 앱으로 보면 폰트 사이즈 빼고는 큰 차이를 못 느끼지만, PC 버전의 왓챠는 영상과 자막을 분리하여 인코딩하는 경쟁사와는 다르게 자막이 입혀져 함께 인코딩 된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고로, 영상 컨텐츠마다 자막 폰트와 사이즈가 상이할 수 있으며 모든 컨텐츠에 균일한 폼으로 제공되는 넷플릭스의 자막에 비해 투박해 보이기까지 한다.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특성상 유저들은 다양한 해외 컨텐츠를 많이 찾을 수밖에 없는데, 낮은 자막 품질은 당연히 서비스 이용을 기피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 된다.
드라마를 몰아보다 보면 다른 회차로 다시 돌아가거나 넘어가고 싶은 순간이 있다. 회차 기능은 사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제공되는 기능으로 빈지워칭에 상당히 유용하다. 위의 사진은 왓챠의 회차 정보 인터페이스이고 아래는 넷플릭스의 인터페이스다. 같은 기능이지만 레이아웃부터 상당히 다르다. 왓챠는 상하로 스와이프를 채택한 반면, 넷플릭스는 좌우로 스와이프하여 다음/이전의 에피소드를 확인할 수 있다. 이전에 살펴봤듯 왓챠는 상하 이동 위주의 UI를 제공하고 있고, 넷플릭스는 좌우 위주의 UI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Pain Point. 경쟁사의 경우 회차 확인 화면에서 대략적인 에피소드의 내용을 읽을 수 있고 다운로드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왓챠의 경우 에피소드 제목과 재생시간 정도만 제공하고 있어 아쉬운 부분.
왓챠가 해결하려는 문제?
결국 왓챠가 해결하려는 문제는 '사용자가 추천 받은 영화를 편하게 볼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누구도 한정된 시간을 재미 없는 영화에 쏟고 싶어하지 않는다. 왓챠는 이러한 관점에서 다양성과 개인화를 기반으로 유저들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원하는 컨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제 시간에 맞춰 TV 앞에 앉아야만 자신이 좋아하는 드라마를 본방사수할 수 있는 과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왓챠와 같은 OTT 서비스가 출시된 것이 아닐까? 물리적 조건에 덜 제약되고 자유롭게 컨텐츠를 탐색하고 감상할 수 있는 것이 OTT 서비스의 최대 미덕이자 강점이라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왓챠는 다양성과 개인화에 초점을 맞춰 사용자가 원하는 컨텐츠를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용자를 컨텐츠의 홍수 속에 던져두는 것이 아니라, 유저가 직접 매긴 별점을 기반으로 취향을 분석한 뒤 그들이 좋아할 만한 것을 추천하여 오랜 시간 고민만 하던 사용자의 불편 해소를 돕는다. 왓챠는 방송국의 역할과 퍼스널 큐레이터의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는 셈이다.
왓챠는 문제를 잘 해결하고 있을까? 잘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면 어떤 부분이 부족할까?
앱 스토어의 후기와 왓챠 관련 유튜브 영상의 피드백을 보며 느낀 점은 컨텐츠 수와 질의 문제라기보다(다양한 후기를 읽고 이건 사용자들의 개인 취향에 더 가깝다는 판단을 내렸다. 왓챠의 컨텐츠 수는 경쟁사에 밀리지 않는다.) 인코딩 방식의 차이로 인한 화질 문제와 경쟁사에 비해 조악한 자막, 그리고 해외에서 이용할 수 없는 점이 가장 해결이 시급한 문제라 느꼈다. 이 세 가지 불편점 모두 사용자가 추천 받은 영화를 편하게 감상할 수 있게끔 하는데에 있어 충분하게 방해 요소가 될 수 있는 것들이다. 왓챠는 프리미엄 이용권을 출시하며 UHD 4K 화질로 컨텐츠 재생을 지원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 체감 화질이 낮아 사용자들의 아쉬움 토로가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자막 지원에 있어서도 다소 미흡한 점들이 있다. 배급사에 따라 자체 자막이 깔리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그러한 문제로 컨텐츠마다 자막이 상이하거나 인터넷 환경이 좋지 않으면 자막이 함께 깨지는 등의 이슈가 발생된다. 마지막으로 해외에서 이용할 수 없다는 점 역시도 아쉽다. 하지만 얼마 전, 해외진출을 앞두고 서비스명과 CI를 개편하였으니 해외 접속 문제는 점진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보여진다.
왓챠의 고객은 누구인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인가?
기본적으로 왓챠라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의 고객층은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자신이 원하는 공간에서, 자신이 원하는 컨텐츠를 감상하고 싶은 사용자일 것이다. 그중에서도 왓챠의 경우, 경쟁사보다 많은 양의 아시아권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들이 갖춰져 있다. 실 예를 들어, 왓챠의 <최고 인기 시리즈 탭>을 보면 한국 방영 드라마, 일본 드라마, 중국 드라마가 대부분이다. 반면 경쟁사의 인기 카테고리는 대부분이 아시아권 외의 북미나 유럽 컨텐츠이거나 오리지널 시리즈인 경우가 많다. 이를 의식해서 요즘은 <한국에서 인기 많은 컨텐츠> 카테고리를 따로 분리하여 보여주고 있는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권역의 컨텐츠의 수로는 넷플릭스가 왓챠에 비해 눈에 띄게 밀리는 모습이다. 또한 왓챠만의 별점 시스템에 신뢰를 가지고 있는, 전문화된 영화 큐레이션을 받아보고 싶은 영화광들일 수도 있다.
왓챠의 주요 고객층 -> 아시아권의 컨텐츠를 추천 받아 시간과 공간의 구애 없이 즐기고 싶은 사용자이거나, 신뢰도 높은 왓챠의 개인화/전문화된 영역의 영화 큐레이션을 받아보고 싶은 영화광들.
왓챠의 경쟁자는 누구인가? 어떤 장단점을 가지고 있나?
현재 왓챠의 최대 경쟁사는 넷플릭스로 꼽히고 있다. 현재 넷플릭스의 유료 실사용자 수는 6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어 왓챠와 비견하는 수준이다. 요즘에야 다양한 OTT 서비스가 출시되고 있는 실정이지만, 체급과 시장선도 이미지로 경쟁사를 구분해 보자면 넷플릭스가 가장 적절한 비교 대상이 아닐까 싶다. 주변 지인들에게만 물어봐도 영화나 드라마를 꽤나 즐겨본다 하는 사람들은 둘 중 하나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다. 게다가 현시점에서는 두 서비스 모두 동시 재생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계정으로 구독하여 더치페이(이른바 뿜빠이)를 하는 케이스도 많았다. 넷플릭스의 경우, 해외 위주의 tv쇼와 영화, 다큐멘터리 그리고 자체 제작 시리즈인 오리지널 시리즈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트렌디하고 몰입도 높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포기할 수 없다는 넷플릭스 구독자들의 반응도 적지 않다. 넷플릭스의 약점에는 '생각보다 적은' 영화 수와 아시아권 컨텐츠 수, 사용자가 남긴 리뷰를 볼 수 없는 점, 다소 부족한 컨텐츠 큐레이션 등이 있다. 넷플릭스에서 한국 드라마를 아예 찾아볼 수 없는 건 아니지만(요즘에는 비밀의 숲을 전 세계에 서비스하고 있고, 대표적인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중 하나인 킹덤도 있다.) 계약 문제로 오래된 한국 드라마와 예능은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왓챠의 한줄평 후기와 같은 기능 역시도 넷플릭스는 지원되지 않는다. 넷플릭스는 사용자가 직접 매긴 별점을 기반으로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왓챠와 달리 넷플릭스의 시청 기록과 시청 시간대, 컨텐츠 정보만으로 추천 시스템을 구축하여 컨텐츠 큐레이션이 다소 부정확하다는 후기가 많았다. (한 유저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가 본인의 취향에 맞을지 확신이 없어서 왓챠로 가 별점을 검색해 보았다는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왓챠가 새로운 기능을 만들어야 할까? 아니면 기존 기능 중 개선이 필요할까?
새로운 기능보다는 기존 기능의 개선이 더 시급하다고 느꼈다. 현재 왓챠의 경쟁사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불편점이 많다고 느껴졌다. 왓챠만의 독자적인 신기능을 개발해 서비스하는 것도 좋지만, 우선 현재의 실사용자들이 느끼고 있는, 검색 기능 같은 기본적인 불편점부터 해소시켜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데는 맥락이 있다. 왓챠 앱을 뜯어보다보니, 개인화가 잘 되어있다는 장점은 충분히 이해가 갔다. 하지만 그런 장점을 충분히 어필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 말 못할 답답함을 느꼈다. 다양한 커뮤니티를 정성적으로 리서치한 결과, 왓챠의 전문화된 영화 큐레이션에 만족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았다. 하지만 개인화 큐레이션에 대한 강조가 매우 모호하여 장점을 충분히 부각시키고 있지 못한 듯 했다. '#호러, #직업' 등의 카테고리보다 '___님의 인생 작품이 될 지도 모르는 작품들' 또는 '이 시간에 보기 좋은 영화들' 등 세부화된 카테고리를 부각시켜 상단에 배치해 놓으면 훨씬 더 그 장점이 부각될 것이라 생각된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기.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꼈던 지점이 여러 곳이지만 우선 특별 컨텐츠의 부각. 넷플릭스하면 '오리지널 시리즈'를 쉽게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은 반면, 왓챠하면 '왓챠 익스클루시브'를 떠올리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왓챠는 독점 제공 컨텐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사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홈 전면에 내세우는 넷플릭스에 비해 익스클루시브 시리즈를 적극적으로 선보이려는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 홈 전면에 익스클루시브 카테고리를 배치하고, 특별 컨텐츠에는 뱃지를 달아 유저의 관심을 유도하면 컨텐츠의 재생수가 이보다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검색 품질 역시 아쉽다. 초성 검색 뿐만 아니라 검색 알고리즘 자체가 경쟁사와 다르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건축'이라고 검색하면 왓챠의 경우 제목에 건축이 포함된 컨텐츠 또는 검색어와 무관한 컨텐츠가 검색되는 반면, 경쟁사는 건축과 관련된 모든 컨텐츠가 검색된다. 검색 품질도 사용자의 서비스 이용에 큰 영향을 끼치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개인화 큐레이션을 숨겨놓지 말고 좀 자랑했으면 좋겠다. 왓챠 앱의 경우 항목을 터치해야 발생되는, 숨어있는 토스트 팝업들이 많다. 간단한 예로, 내 예상 별점을 터치해야 'OO님에게 완전 딱 맞는 작품일 것 같은데요?' 라는 안내 문구가 발생한다던지. 이는 하나의 예시일 뿐이다.
덧붙여, 개인화를 강조하였으면서 정작 홈 화면에서는 어중간한 카테고리(#강렬한, #명작)를 보여주어 이게 나를 위한 추천인지, 사용자 모두를 위한 추천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퍼스널 큐레이션이 강점이라면 그 점을 확실히 부각시켰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경쟁사처럼 회차 화면에서 대략적인 에피소드의 내용을 파악하거나 오프라인 다운로드가 가능하게끔 업데이트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