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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아작가 Mar 01. 2022

잠결에 그대를 찾았나 보다.

2022.02.28 kimbieber 김비버

1.

근사한 일.

돌고 돌아 나를 돌돌 말아 조용히 삼킨다.

부드럽게 달큼한 일은 자연스러울 수 없다.

우연히 입어본 옷의 부드러움에 울음을 터트리는 일처럼 에워싼다. 왜 이리 작은 부드러움에도 울음이 나올까. 큰 소리로 울 일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2.

가고 싶은 방향에 따라 눈은 발을 움직여 묵묵히 앞장선다. 앞을 정면으로 바라보다 고개를 떨군다.

눈을 비비고는 숨을 멈추고 다시 걷는다.

작게 쉬면서 아주 천천히 걷는다.


3.

잠결에 그대를 찾았나 보다.

꿈을 꾸지도 않고 푹 잤던 것 같은데 일어나자마자 한참을 울었다. 숨도 못 쉬고 한참을 그렇게 울었다. 목놓아 울다가 잠들었던 것 같은데 아무렇지도 않게 몸은 아침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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