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색 티코

by 구인시

90년도 후반쯤이었을 겁니다. 방학이나 주말이었을 거고요.

우리는 바로 누워서 어른이 된 모습을 상상했는데요,


너는 어떤 어른이 되고 싶어?

(오리를 닮은)

아이는 빨간색 티코를 타고 다닐 것이래요.


나는 무어라고 말했나요?


하여간 삼십삼 년이 지난 어제. 나는 물 흐르는 소리를 녹음하려고 외출했습니다. 코알라, 에뮤, 캥거루 등이 커다랗게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요. 녹음기를 나뭇잎 사이에 위장하고 한 시간 개와 실컷 뛰다 왔답니다.


그 녹음파일은 쓰지 못하게 됐습니다. 바람소리가 너무 크게 들리더라고요.



작가의 이전글통과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