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가는책가게를 열고나서_12

만끽하고 싶었던 여름이 가고 있다

by 조아라

#청년이 무엇이고 정책이 무엇이고

정부에서 지자체로 청년 일자리 예산이 내려오고 있나 보다. 청년이 모이는 도시도 일자리, 청년이 흩어지는 시골도 일자리로 청년문제의 돌파구를 찾는다. 남원도 청년일자리 예산이 하반기에 급 편성되고 시행해야 하는데 과마다 흩어져있는 정보를 한번 모아보는 자리를 마련하자는 지인의 제안에 함께 하겠다고 했다. 나 역시 활용할만한 지원 정책이 있고 어떤 일자리 정책이 있나 궁금하던 차였다. 청년 일자리를 청년 담론 없이 복지 개념으로 만들면 예산도 아깝지만 무엇보다 청년의 일경험과 시간이 너무 아깝다. 내년엔 지역과 청년이 서로 경제적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자리가 생겨났으면 좋겠다. 나도 연령으로는 청년 세대이지만, 청년 담론이 점점 민주주의만큼이나 어려워지는 것 같다. 나이를 먹는 건가 싶기도 하다. 청년이 모이는 자리에 가기 점점 겸연적은 거 보면...


#펑크

나의 소중한 교통수단인 자전거 뒷바퀴에 펑크가 났다. 퇴근길 갑자기 자전거 뒷바퀴에 펑-하는 소리가 나더니 바퀴 바람이 후루룩 빠져 너덜너덜해졌다. 다음날 서둘러 자전거 수리점에 가서 뒷바퀴를 교체했다. 자전가 수리점을 적어도 30년은 하신 것 같은 사장님이 뚝딱뚝딱 새걸로 금새 갈아주셨다. 그 모습을 보면서 비가 심하게 오지 않는 한 자전거를 매일 타는데 언젠가 자전거 수리도 배워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멜방 청바지를 입은 나이 든 할머니가 긴 머리를 질끈 묶고 자전거를 수리하는 모습, 좋다. 하하하


#길냥이

목에 심한 상처가 있는 길냥이가 규칙적으로 책가게 옆 급식소로 밥 먹으러 온 지 6개월이 넘었다. 목의 상처는 전혀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밥은 아침 저녁으로 먹는 것 같아 다행이다. 내가 상처를 낫게 해줄 수는 없지만 밥이라도 부지런히 줘야지. 여닐곱 마리가 밥 먹으러 오는데 걔네들이 부지런히 밥 먹는 모습을 보다 보면 왠지 힘이 난다.


#일하는 일기 1쇄 100권

2017년 4월에 만든 나의 두번째 독립출판 책 '일하는 일기'가 다 팔렸다. 농담삼아 (진담 담은) 내가 만든 책을 팔기 위해 책가게를 한다고 했는데 진정 제일 많이 팔린 책이 되었다. (머쓰윽^^;;) 인쇄를 또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안 하기로 했다. 대신 올해 새 책을 꼭 만들어야겠다.


#북캠프 참여

지인을 통해 이 일을 소개받았던 게 6월이었다. 순창에 있는 캠핑장에서 7월과 8월 두차례, 2박 3일 청소년 대상 북캠프를 진행하는데 프로그램 중 사람책 코너가 있어서 참여하기로 했다. 내가 관심있는 주제인 '일'을 가지고 하고 싶은 일, 해야 하는 일, 할 수 있는 일을 이야기나누고 포스트잇에 적어 붙여보는 70분의 시간. 초등학교 5학년과 중학생 두루두루 만났다. 대학 때 학원강사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 그 때 이후로 오랜만에 청소년 앞에서 말하려니 막막한 기분이 들었지만 조별 모임이라 내가 뭘 했다기 보다 학생들이 알아서 잘했다. 그때그때 분위기가 극명하게 다르긴 했지만.. ^^;; 그 중 중학교 3학년의 아주 아주 긍정적인 학생이 기억에 남는다. 아침에 눈 뜨면 오늘은 또 어떻게 재밌게 보낼까 하는 생각으로 기분이 너무 좋다며, 행복하다는 말을 자주 썼던 학생이었다. 하고 싶은 일도 많아서 포스트-잇에 엄청나게 적었던 학생이었다. 그날따라 기분이 좋아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 학생 덕분에 더운 날, 아주 기분 좋은 에너지를 받았다.


#개인주의자선언 & 복학왕의 사회학

이번달 독서모임 책은 개인주의자 선언이었다. 내 말이 이 말이야 라고 몇 번이나 공감했던 술술 읽히는 책이었다. 따로 또 같이 가려면 무엇보다 개인 대 개인을 존중하는 문화가 퍼져야 할 터.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사회가 그렇게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과연 나는 어떤 개인주의자일까 생각할 수 있던 책으로 모인 멤버분들의 개인주의 선언도 재밌었다. 호호홋

그리고 꼭 읽고 싶었던 책 복학왕의 사회학을 한달이 넘게 걸려 읽고 있다. 방대한 양도 양이지만 페이지를 쉽게 넘길 수 없을 정도로 심도 있게 읽고 있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아주 선명하게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지방출신으로 지방 출신 청년들에게 갖고 있던 생각을 정리하고 싶었는데 이 책이 그 책이었다. 서울과 지방으로 나누는 그 경계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 아무튼 정리해보고 싶은 주제가 많았다. 청년과 그 청년의 부모 인터뷰도 인상적이었고. 언제 적을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꼭 이 책의 리뷰는 적고 말테닷.


#영화 '어느 가족' 그리고 광주극장

8월 마지막 주 쉬는 날에 보고 싶은 영화를 보러 광주로 향했다. 비가 일주일 간 세차게 내려 재난문자가 심심치왔지만 그날은 마침 비가 그쳐서 집에서 누워만 있고 싶은 마음을 접고 일본 영화 '어느 가족'을 보러 간 것이다. 이 영화를 보러 간 광주극장도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무려 일제시대에 조선인이 지은 우리나라 최초 단관극장인데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는 광주 구도심 속 랜드마크라고 한다. 몇 년 전에 지인들과 광주에 와서 양림동 일대 구도심을 돌아다닌 적이 있었는데 혼자 광주를 온 건 처음. 시외버스에서 내려 시내버스를 타고 광주극장 도착. 남원에서 광주극장까지 2시간도 안 걸릴 정도로 가깝다. 상영 시각보다 일찍 도착해 극장 곳곳을 구경했다. 근대기에 썼던 영사기부터 옛날 영화 포스터까지 잘 보존되어 있어 영화 박물관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었다. 영화는 듣던대로 멋졌다. 여운이 가시기 전에 리뷰도 브런치에 적었다. 하나의 공간이 하나의 쓰임으로 오래 쓰이는 이 역사가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음에 또 영화보러 와야겠다.


#8월의 꽃과 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