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가는책가게를 열고 나서_17

나도 모르게 3년차 자영업자가 되다

by 조아라

#방학을 갖다

2019년으로 연도가 바뀌니 책가게 운영 3년차가 되었다. (2017.9 오픈) 새삼 시간의 분절성의 덧없음...까지는 아니고;; 아무튼 2018년 가게 운영을 돌이켜보니 별다른 못난 점도 그렇다고 특별히 잘난 점도 없었다. 그저 시간이 지나온만큼만 내가 해왔구나 하는 생각만이 가득하다. 과연 올해는 어떤 시간으로 남을까? 이런저런 고민을 하면서 이 겨울을 보내게 될 것 같다. 그래서 1월은 작년 1월 무서웠던 추위도 떠오르고, 해가 빨리 지면 건너편 칼국수집도, 드럼학원도 일찍 닫고 길에 사람이 안 보이기에 간간히 방학을 가지면서 쉬기로 했다. 책가게 클로징 시각도 저녁 8시에서 7시로 옮겼다. 1월 첫주 고향에 가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 중에 단연 좋았던 시간은 가족과 함께 새로 생긴 도서관에 함께 간 것. 적당한 햇빛과 조도가 알맞은 조명, 다양한 디자인의 테이블과 의자가 어울러진 멋진 자료실 공간에서 서로가 좋아할만한 책을 추천해주고 각자 책을 골라 읽으면서 보낸 그 시간, 잊지 말아야겠다.

IMG_8412.jpg hello 2019!


#이번엔 누수다

1월 셋째주에도 서울에 볼 일이 있어 겸사겸사 책가게를 닫았다. 서울에 있는 동안 같은 건물 2층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자기네 화장실 배관에 문제가 생겨 1층으로 책가게 옆 공방에는 물이 많이 샌다는데 책가게는 괜찮냐는 전화였다. 아이고, 작년 6월엔 역류로 험한 꼴 봤는데 이번엔 누수.. =_=

당장 남원에 있는 지인한테 연락해서 책가게 내부 상태를 체크해달라 부탁했다. 책에 물이 떨어지기라도 하면 곧장 내려갈 생각이었다. 다행히(?) 책이 있는 공간은 무사했고 안쪽 작업실 공간 천장에서 물이 한방울씩 떨어지고 있었고 벽에 물 샌 자국이 거하게 남았다. 상태를 확인 받고 수차례 2층과 건물주와 통화를 하고는 기진이 맥진 상태가 되었다. ㅠㅠ 서둘러 수리기사를 불러 조치했다고 하여 서울 일정을 취소하고 안 내려가도 됐지만 공간에게 미안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확인하고 돌봐야 했었는데 말이다. 서울에서 돌아온 후 젖은 벽을 난로와 온풍기를 써서 말렸다. 그 자리에 벽지용 페인트를 칠하니 이전 상태로 돌아갔다. 휴... 지난번에도 느꼈지만 이번에도 어김없이 건물주는 전혀 건물의 회복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건물의 배관 구조도 전혀 모르고 심각한 상태가 아닌 이상 세입자가 처리해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냥 자신의 중요한 수입이 되는 재산이라는 것으로 건물을 보는 것 같았다. 그런 재산 왜 안 부럽겠냐만은 그래도 오래된 건물을 가진다는 건 재산 뿐만 아니라 돌봄도 필요하다는 것도 같이 생각하면 참 좋겠는데... 그게 참 아쉽다. 만약 내가 건물을 가진다면 요모조모 건물을 공부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나저나 건물을 가질 수나 있을까... 내 건물이 있으면 정말 해보고 싶은 일이 많은데 말이지 0-0

IMG_8492.jpg 슬프다...


#단골손님이 떠나다

책가게 오픈 때부터 이따금씩 오신 부부 손님이 오랜만에 또 오셨다. 사이좋게 책들을 살펴보시고 살 책을 계산하는데 수줍게 말을 거셨다. 일 때문에 온 남원을 조만간 떠난다고, 책가게가 있어줘서 남원생활이 재밌었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감동을 받고 잠시 얼음이 되었다가 땡하고 풀렸다. 오픈 초기 책도 별로 없었고, 책 계산도 잘못 하기도 했지만 생각나면 찾아주신 책가게 첫 단골손님 부부였다.

저도 정말 고마웠어요. 두 분 지금처럼 사이좋게 잘 지내시길 ^^


#독서모임

이번달 독서모임 책은 두 권 #아무튼비건 과 #조건없이기본소득 이었다. 둘 다 재밌게 읽었는데 특히 아무튼 비건을 읽고 자극을 어마어마하게 받았다. 당장이라도 비건 요리 모임을 만들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워-워- 진정하자. 운영하는 모임이 세개나 되면서...) 일단 식생활을 바꿔볼 계획이다. 나도 점차 고기를 끊고, 비건을 목표로 해야지. 로컬푸드 매장도 가까우니 장도 보고 요리도 자주 해먹어야겠다. 그리고 올해는 최소한 독서모임에서 읽은 책은 짧게나마 리뷰를 남기리라 마음을 정했고, 여기저기 공유하면서 내 글의 수치심을 느끼며 더욱 정진해보리라 >-<

IMG_8404.jpg 독서모임 멤버가 비건 식품을 선물로 주셨다. 이걸로 떡볶이 해먹었는데 맛있었다!


독서리뷰 #01. 아무튼 비건

나는 몸에 좋은 먹거리에 관심이 있고 잘 먹고 사는 인생이 멋지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인간이 아닌 생명을 타자화하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인 비건과 비건에 냉소하지 않는 방법을 매우 꼼꼼하게 알려주는 책 ‘아무튼, 비건’을 읽고 절대적으로 설득당했다. 나 역시 비건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보고 싶어졌다.

이 책을 다 읽고도 ‘그래도 고기는 포기 못해’ ‘어차피 세상은 안 변해’ 라는 생각이 든다면 글쎄, 조금 비겁한 것 같다. 생각한 바, 마음 먹은 바 실천에 바로 옮길 순 없어도 최소한 머리로는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인간이 마냥 합리적인 생각을 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비난하는 사람의 모습을 내가 가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텐데 말이다.

아무튼, 이 책을 다 읽고 앱스토어에서 ‘채식한끼’를 다운받았다. 시작이 반은 아닐지라도 시작하면 분명 다른 세계를 만날 수 있을테다. 아니나 다를까, 손 끝에서 비건요리를 검색하니 몰랐던 세상이 다양하다

IMG_8542.jpg 기본소득 주세요.. 현기증 날라고 한단 말이에요...0-0

독서리뷰 #02. 조건없이 기본소득

그 존재 자체에, 하고 싶은 일을 찾고 할 수 있게 조건없이 누구에게나 생활이 가능한 선을 지켜줄 수 있게 국가에서 주는 돈인 기본소득. 이 말을 수년 전 처음 들었을 때 그저 한국과는 안 맞는 꿈의 제도라고만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금 시대에 필요한 제도가 아닐까 생각하던 차 이 책을 읽었고 이제서야 이해했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제도라는 것으로. 내가 만약 앞으로 월 30만원씩 받는다면? 이라는 질문에 벌써부터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세상이 아름다워 보인다.

기본소득을 잘 이해하고 싶다면 먼저 노동, 일, 근로에 대해 생각해볼 것을 저자는 말한다. 한 개인이 태어나면 어느 국가의 국민이 되고 사회적인 교육을 받고 취업하여 사회에 해를 끼치지 않는 일을 하고 받은 그 수당으로 경제생활을 하여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시스템은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고 행하고 있다. 저자는 성장에는 반대할지언정 이 시스템에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구조에 질문이 있고 그 질문의 답으로 기본소득을 제시하는 것이다. 사회의 생산성을 담보로 고통받는다면 조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 모두가 돈이 되는 것이 아니라면? 기존의 성장과 다른 다른 생산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얘기한다. 바로 GDP로 매길 수 없는 생산성에 기본소득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그러니까 기본소득은 하기 싫은 일만 하지 않게 도와주는 제도이다. 내 삶이 팍팍하다고 남의 삶마저 팍팍하길 바라는 자연스러운(?) 기분를 덜 만들어 줄 소득이다. 물론 무임승차하는 사람은 있겠지만 부정수급자는 없을 것이다. 모든 직장에 거저 월급을 받는 월급루팡이 있을텐데 그들에게 열심히 일하라 말하거나 그들처럼 일하지 않는 기술을 습득해봤자 나에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 기본소득을 받으면 힘들고 더러운 일을 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힘들고 더러운 것을 치우고 싶어하는 이타적인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이타적인 사람을 더욱 이타적일 수 있게 만들어줄 수 있고 그 이타성을 사회 전체에 퍼지게 만들 수 있는 제도다. 기본소득은 게으른 시민을 늘리는 게 아니라 이타적인 시민을 늘려 줄 제도라 저자는 확신하고 있고 나 역시 그 확신에 동의한다.

자- 돌이켜보자. 노예 해방, 여성 참정권, 동성결혼이란 말이 처음 나올 때 당시 사람들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을까? 유토피아 같은 제도가 현실로 자리잡는 것을 살면서 겪고 있다. 나는 최저임금이 오르면 삼성이 망하고, 삼성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고 생각하는 요상한 기성세대는 되지 말아야겠다. 무엇보다 엉뚱한 월급루팡 같은 남 걱정하지 말고, 일단 내 일상에 집중할 수 있는 기본소득을 기꺼이 지지하고 싶다. 이 책을 읽기 정말 잘했다.


#도공디공회 발족!

작년 연말에 건축 공부 모임을 시작했던 지인과 올해 공부모임은 어떻게 할지 얘기를 나눴었다. 작년엔 모인 분들은 각기 너무 바쁘기도 하고, 일정도 들죽날죽 정하기도 어려워 정기적인 공부모임이 되지 않았다. 올해는 공부모임에 시간을 내고 되도록 참여할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게 회비도 정하고, 초반 일정도 픽스하고, 커리큘럼을 짰다. 이름도 새로이 만들었다. 공부할 분야가 도시-공간-디자인인데 앞글자를 따보니 어감이 귀여워 도공디공회라고 정했다. (다른 후보도 있었지만 차마 공개는 못하겠네 ㅎㅎ;;)

시민들의 공부모임인 도공디공회는 도시를 구성하는 요소와 공간의 영향력, 삶과 디자인의 관계성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라는 그럴 듯한(!) 정체성을 만들어 홍보를 했고 드디어 첫 모임 날. 전주, 여수에서도 공부하러 오셨다. 온 이유는 다양했고 삶의 활력과 자극을 찾는 분들이 여기저기 있다는 것은 참 다행인 일이다. 1월은 유명한 근대 건축가 르 꼬르뷔지에가 참여한 아테네 헌장을 함께 읽었다. 도시가 급속히 발전하게 된 근대 태동기에 무분별해지는 도시 개발에 안타까움(?)을 느낀 유로피안 건축가들이 모여 회의를 만들었는데 그 중 아테네에서 열린 회의 기록, 도시는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건축가들의 공식적 의견을 모아놓은 책이다. 지금 읽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는 이상적이자 현실적 도시 만들기 책이다. 무릇 도시 속 주거-여가-노동-교통-역사적 유산이 어떻게 어울러져야 하는지 큰 힌트를 얻을 수 있는 책을 읽을 수 있어 좋았다.

건축가 르 꼬르뷔지에의 일생을 소개한 작은 책을 서점에서 사서 읽다가 그가 그린 그림을 보고 책가게 나무 벽에 붙인 그림 엽서가 생각났다. 십년도 더 지난 도쿄 여행 때 모리 미술관에서 열린 전시를 보고 샀던 그림 엽서였는데 우와- 이렇게 또 연결되다니, 재밌는 우연은 나로 하여금 공부를 하게 해주는구나 싶다. 하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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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살모임

"풋살 하세요! 정말 정말 재밌는 팀운동입니다" 하고 만나는 사람마다 얘기하고 다니는 중이다. 1월 4번의 풋살모임 중 한번도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 경기 중 몸싸움에 너무 자신있는 나머지 쾅-넘어져 꼬리뼈가 아프기도 하지만 너무나 뿌듯하고 재밌다. 다시한번, 여러분 풋살하세요~ 히히히

일단 해봐요! 진짜 재밌어욧!


#창문닦기

작년 3월에도 키 큰 막내 동생의 도움으로 책가게 바깥 유리창을 구석구석 슥삭슥삭 닦았는데 이번에도 동생이 친히 와주어 미세먼지 쌓인 유리창을 닦을 수 있었다. (닦으면서 이런저런 투덜대는 말이 많았지만) 고맙네 자네 -_-;


#부가가치세 신고

1월이면 어김없이 신고 시즌이다. 1월 25일까지 자영업자들은 부가세 신고를 해야 한다. 일반과세자는 1년에 반기별로 두번 신고하고 간이과세자는 1년에 한번 이 시즌에 신고한다. 작년엔 처음이라 어떻게 신고할지 막막했고 일일이 카드 매출내역을 뽑아 기록하는 등 단순 업무도 많았는데 이번엔 매출 카드와 현금영수증번호를 등록해놓으니 아주 쉽게 신고할 수 있었다. 그나저나 매출은 왜 재작년이나 작년이나 비등비등한 것이냐 0-0 얏!


#1월의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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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8381.jpg 부산 골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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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야 가랏! 길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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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하늘
IMG_8434.jpg 미세먼지 심하니 물 많이 마셔둬 ㅠㅠ


생각보다 안 추웠지만 그놈의 미세먼지는 항상 끼었던 1월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