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아라 Nov 10. 2023

나의 생일이 얼른 지나가길 바라는 달

2023년 9월 일하고 공부하고 활동한 일기

#대학원 4학기 개강

2학기 대학원 학자금 대출을 상환할 즘 4학기가 시작되었다. 이번 수강신청할 때 듣고 싶은 강의가 없어서 씁쓸한 기분이었는데 강의를 들으니 씁쓸함이 배가 되었다. 대학원에 온 목적이었던 논문의 세계를 알게 된 것은 좋으나 수업의 질은 이렇게 가르쳐도 되는 것인가 싶을 정도로 나의 기대를 저버린 수업들이 몇 개 있었는데 4학기에도 1개 추가되었네. 가르친다는 것은 자신의 마음과 지식을 가공하는 어려운 일이다. 추후 내가 그런 일을 하게 된다면 심사숙고 준비를 많이 하리라 다짐한다.


#엄마와의 첫 해외여행 준비

8 패키지를 예약하면서 90프로 여행 준비는 끝났다. 짐을 싸고 환전하고, 컨디션 관리를 하다가 9 27 비행기에 몸을 실으면 되지만 마음의 준비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여행 일정과 가는 곳을 보며 1시간 이상 걷는 코스는 언제인지, 선택옵션 관광을 선택할 것인지  것인지, 식사가 입맛에  맞을 경우 먹을  있는 한식으로 무얼 챙겨갈 것인지  엄마 맞춤으로 생각하며 최악의 상황과 해결방안까지 상상해본다. 싸우지 말아야지, 엄마의 변덕을  받아들이자 하며 엄마를 이해하는 연습을 한다. 엄마도 엄마 나름대로  장거리 해외여행이라 걱정과 설렘을 왔다갔다 하면서 매일 전화로, 카톡으로 물어보신다. 엄마에게 이런 저런 답변을 하고 걷기 연습을 종용하면서 어쩌면 다시   엄마와의 시간, 부디 많이 웃고 엄마에게 많이  걸며 엄마를 많이 바라보려고 한다. 그렇게 마음의 준비를 하는  하루하루 시간은 흘러 드디어, 9 29 출국날이 왔다. 수개월   마음을 다독이며 준비한 모녀의  해외 여행, 과연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가는 곳의 기대 보다 엄마와 나누는 시간에   기대를 가지는   여행이 시작되었다.

나의 정여사,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 무사 도착!



#풋살의 끝

8  풋살 게임을 하다 상대방이 갖고 있는 공을 뺏기 위해 오른쪽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순간, 왼쪽 무릎을 기준으로  아래가 대칭이 안되는 느낌이 순간 ㅇ들면서 뼈에서 -(찍도 아닌 짝도 아닌 빡도 아닌) 소리가 났다. 아픔 보다 놀람이 커서 다리를 들었는데 생각보다  움직여서 살살 흔들며 풀고 마저 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집에 오는 , 왼쪽 다리가 굳기 시작하면서 이상신호를 감지했고 집에 오자마자 냉찜질을 한참 하고 소염제를 먹고 나서야 호전되었다. 삐끗할  움직여서는 안되었는데 뛰고 싶은 마음에 뇌가 몸을 속인 건가, 내가  다리를 혹사시켰다. 병원도 가고 2주간 왼쪽 다리를 살살 대하니 나아져서 풋살 모임에 갔다. 완전히  나았다 정확히 착각을 하며 뛰다가  같은 위치 같은 포지션에서  소리와 함께 삐었다. 이번엔 도저히 다시  수가 없었다. 소리도 질러버려 멤버들이 화들작 놀라 부축을 해주었다. 경기장 밖에서 사람들의 위로를 받으며 냉찜질을 하며 경기를 바라보았다.  순간 마저    아쉬움과 2  엄마와 여행길이 걱정되었다. 나았다 착각말고 완전히 요리조리 뛰어도 괜찮아질 때까지 풋살을 멈춰야했다. 평일에 직장, 대학원 생활, 공부모임, 영상제작모임, 9월부터 시작한 알바 , 거기다 여행준비까지 (내가 원해서 시작한)  일이 많지만 풋살하는 시간을 통해 긴장감을 푼다고 생각했다. 아무 생각  하고 뛰는 것에 집중할  있어 좋았는데 몸이 내게 신호를   같다. '  네가  챙겨!'라고 ㅎㅎ;; 가기 싫은 병원이지만  몸을 위해 자주 가야겠다.


당분간 안녕!


#나의 생일

과거의 내가, 내 브런치 서랍에 적었을지 모르겠다. 9월은 내 생일이 있는 달이지만 설렘 보다는 생일이 다가올수록 불안하여 얼른 지나가버렸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이 마음은 15년도 더 넘은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그 기간이 생리 전 증후군으로 우울감이 들어서 그럴 수도 있겠다 하며 생물학적 사고를 해보지만, 그래도 몇 번의 생일 전후의 슬픈 일들로 특별해야 할 것만 같은 내 생일을 구슬프게 보낸 기억이 강하게 남아있다. 나의 내면 아이가 그 기억을 아직까지 잊지 못하네. 그래서 그저 아무 일 없이 지나가길 바란다. 원래 생일 자체가 드라마틱한 날이어야 하는 것 또한 아니지만 말이다. 나의 내면 아이야, 매일 누군가 태어나고 매일 누군가 죽는 날이니 너무 너의 생일을 기념하려고 하지 말자꾸나.


아무튼 아무  없이  생일이 지나면 무심코 안도감이 든다. 올해도 그리 지나가서 다행이다.  


동생이 원하는 생일 선물을 물어봐서 동생이 지은 농산물과 빵을 주문했다. 고맙다


#도공디공 9월 모임

서울역 근처 중림동, 만리동을 돌아보았다. 책 '못생긴 서울을 걷는다'를 읽으며 못생길 수 없는 거리와 건물을 돌아보았다. 성요셉 아파트, 약현성당, 손기정도서관, 국수집, 카페 등 이야기가 켜켜이 쌓인 공간으로 상상하며 걷는 것은 책을 읽는 행위와 비슷하다. 호기심을 자극하며 알고자 하는 욕구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살아가는 방식이 거기서 거기 같아도 또 하나같이 다 다르다. 이 간극에서 재밌는 줄타기를 하고 내 삶을 들여다보면 이것은 공부가 되고 지식이 되고 활력이 된다. 혼자서 돌아봐도 좋고 가끔 혹은 자주 누군가와 함께 해도 좋다. 오래된 이야기가 여전히 살고 있는 중림동이란 세계를 알아서 뿌듯한 하루였다.


건강한 흙 속에서 무럭 자라는 텃밭 작물을 보는 재미, 새로운 일을 시작하며 아이들과 벌레를 관찰하는 재미, 친구 아기와 뛰어 노는 재미를 쌓고 엄마와 크로아티아로 출발한 9월이 갔다.


(10월에 계속)

작가의 이전글 몸과 마음의 준비를 하는 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