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아침 따뜻한 새밥을 짓는다.
일을 잘 미루는 편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잊을까봐, 하기싫어질까봐 그리고 아프고난 후로는 혹여 못하게 될까봐 해야할 일이 있거나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그때그때 해서 근심을 덜어내는 타입이다.
오늘 아침 쌀을 씻어 밥을 해야하는데, 아직 시간이 너무 이르다.
보통 아침 두시 삼십분쯤이면 자리에서 일어나 나만의 하루를 시작한다.
남편과 아들아이는 여섯시와 여섯시 오십오분이 그들이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이다.
밥을 하려면, 쌀을 씻어 삼십분을 불린 후, 밥통에 넣고 취사 버튼을 누른다. 밥이 완성되면 식구들 한끼 식사분의 밥을 그릇에 담고 남은 밥은 조금은 큰 국그릇에 담아 실온보관하였다가 다음 끼니때 전자렌지에 돌려 먹는다.
이것이 내가 아파 정신 차리지 못하고 자리에 누워 지낸 지난 2년동안 남편이 만들어놓은 밥 짓기에 관한 루틴이다.취사를 마친 밥통에다 더이상 보온의 기능으로 남은 밥을 보관하지 않는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은근히 알게 모르게 전기요금 잡아먹는 원인 중, 하루종일 아무생각없이 켜놓은 전기밥통이 한 몫을 한다는 것이 남편의 주장이다. 남편의 루틴에 반항을 얹고 싶지 않아 남편의 뜻을 따른다.
2년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식탁 위 수저 하나 올려놓지 못한 나는 그들의 목소리에 그저 순응하고 싶기만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또, 갓 지은 따뜻한 새밥이다.
그래서 해야할 일을 미뤄두면 잊어버리거나 혹은 다른 일이 생겨 하지 못하게 되거나 기타등등 염려들 때문에 해야할 일을 하지 못하고 놓치게 될까 두려움이 내게 있으면서도 오늘 이 아침, 일어나자마자 후다닥 쌀을 씻고 삼십분을 불리고 밥을 짓는 일을 뒤로 미룬다. 아직은 밥 짓기에 시간이 너무 이르기 때문이다.
남편이 일어나 활동하는 시간에 맞춰 갓 지은 따뜻한 새밥을 먹게 하고 싶어 나의, 일을 마주하여 대처하는 방식을 약간 수정한다. 그래도 많이 변화하였다. 이젠 밥을 지을 수도 있으니 그나마 살아났음에 보람이 있다.
해야하는 일을 미루지 않고 후다닥 하는 나의 성향이 삶의 애착이라고 생각했다. 특히나 투병 끝에 자리에서 일어난지금은 더더욱 그렇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저녁에 먹일 아이의 볶음밥 만들기도 어떨 때의 나는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준비를 해 놓기도 하였다. 1차 2차로 나누어 볶음밥 한 그릇을 준비하는 것이다.
살아있음이 감사하고, 가족들을 위해 내가 뭔가 하고 있음이 신기했다. 기적이라고도 생각했다.
그래서 자꾸만 무엇인가를 하려고도 하였다.
그러나 솔직히 털어놓으면 때로는 부담이 되기도 한다.
하루중 몸의 상태가 가장 좋은 때가 사실 갓 일어난 새벽이다. 몸의 통증도 하루중 가장 견딜만하고, 척추골절로 줄어든 14cm 키가 새벽아침에는 조금 자라 있는 것도 같다. 씽크대 문을 열고 까치발을 하면 조금 덜 힘을 들이고도 그릇을 집어 내릴 수가 있다. 그럴때면 그 어떤 음식을 만들어도 가뿐하게 해내는 장점이 있다. 일어나 움직이는 시간들이 점차 경과 하게 됨에 따라 시들시들 나는 기운을 잃어간다.
몸 안 통증이 거세지면 남편이 건네는 물음에 답을 하지 못하고 놓쳐버릴 때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일들을 남편에게 그리고 아이에게 말할 수는 없다.
그들이 실망하고 걱정하는 모습을 보는 일이 나에게는 참혹하다.
더 많이 이야기 하고 더 많이 음식을 만들여보려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내가 살아났음을 나에게 기운이 넘쳐남을 자주자주 그들에게 증명하려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의 몸에 조금이라도 기운이 있을때 해치우듯 식구들 먹거리를 장만 한다. 그래봐야 볶음밥 한 그릇이고 그래봐야 김밥 몇줄이지만, 그래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밥 한끼 만들어줄 수 있는 지금이 소중하다. 소중한 경험을 자꾸자꾸 느끼고자 아침에 눈 뜨면 무언가 해야할 일들을 찾게 되는 모양이다.
기운이 있을때 급하게 자꾸자꾸 해내려 한다. 적립하려고 두고두고 꺼내보려고
남편의 친구가 보내준 한라봉을 두었다가 오늘 쨈을 만들었다.
한라봉 12개와 설탕 400g을 가지고, 한라봉 6개는 믹서기에 일찌감치 씹히는 맛 없이 잘고 곱게 갈았고, 남은 한라봉 6개는 껍질을 벗기고 알맹이 하나하나 분리해서 커다란 냄비에 넣고 부글부글 끓였다.
중불에 오십분가량, 끓는 냄비 앞에 꼿꼿하게 서서 둥글게 둥글게 저어가며 쨈 한통을 완성하였다.
깨끗한 유리병 가득 채워진 한라봉쨈 색깔이 너무 어여쁘다. 눈이 부시다.
2026년이 시작되고 1월 2일 사업자등록을 신청하여 취득하였다.
전자상거래업을 영위하려면 사업자등록을 냄과 동시에 통신판매업 신고도 같이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면허세 \40,500(원)이 두려워, 간이과세자이면서 직전연도 거래횟수 50회 미만이면 통신판매업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되는 규정에 의지하여 신고를 미뤘다.
통신판매업이 없으니 입점할 수 있는 플랫폼이 제한적이었다.
처음 회원가입하는 과정에서부터 통신판매업 신고번호를 입력해야만이 다음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입접은 가능하였으나, 몇몇곳 플랫폼에서는 통신판매업 신고번호를 요구하였다.
스마트스토어 가입만 하여두고 다른 곳들 입접가입은 할 수 없어 두었다가, 드디어 오늘 통신판매입 신고를 하게 되었다. 오마이뉴스 원고료가 입금된 덕분이다.
통신판매업 신고절차는 정부24(plus.gov.kr) 방문하면 가능하다.
로그인을 하고 '통신판매업신고' 검색하면 신청할 수 있는 메뉴가 검색된다.
민원서비스 > 발급하기 메뉴를 누르고 신고사항을 입력하고 완료 후 기다리면 문자가 온다.
가상계좌 안내와 면허세 \40,500(원)을 납부하라는 상세안내가 온다.
면허세를 납부하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체 후 다시 정부24(plus.gov.kr)을 방문하여 통신판매업신고증을 출력할 수 있다.
잊지 않으려 용을 쓰고 마음을 부릅세우고 있다가 드디어 취사버튼을 눌러 밥짓기를 한다.
살아있음은 이따금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일들도 해 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을 쌓아갈 수 있다.
행복함과 뿌듯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