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컨셉과 콘텐츠 기획일을 하며...

브랜드 기획을 공간에 연결하는 일, 회고

by AYoung





6~7년 전, 네오밸류가 개발한 ‘앨리웨이’ 프로젝트가 나에게 첫 공간 브랜딩의 시작었다. 복합 상업시설의 대표 구역 컨셉과 명명체계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단순한 쇼핑몰을 넘어 지역 주민의 삶을 고민하고, 개발사가 직접 콘텐츠를 기획·운영하는 혁신적인 방식에 감탄이 나왔었다. 브랜드의 철학과 진정성이 나의 기존 가치관과 맞닿아 있었고, 그 가치가 상업 공간의 골목마다 따뜻한 상상력으로 번져 나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컨셉을 기획하고 네이밍을 제안했던 기억이 난다. 그 프로젝트는 공간 브랜딩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고, 이후 이 분야에서 커리어를 지속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갖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 우연한 계기로 브랜드 컨설팅 회사에서 프리미엄 아파트 상업시설과 지역 공항의 브랜딩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고, 타겟의 라이프스타일과 장소성을 고려한 공간 컨셉 및 콘텐츠 제안을 수행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앵커 테넌트 중심으로 모든 기획이 바뀌는 것을 반복적으로 마주하게 되었다. 현 트랜드와 고객의 라이프에 맞춘 기획은 종종 개발사의 수익 논리에 의해 흐려졌고, 그 안에서 제안했던 콘텐츠의 힘은 자주 왜곡되거나 사라졌다.


그런 한계 속에서도 ‘앨리웨이’처럼 기획부터 운영까지 진정성을 실현하고자 했던 사례는 여전히 내 마음에 깊이 남아 있었고, 그 방향성을 품은 공간 기획을 더 전문적으로 해내고 싶은 열망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건축설계사무소의 기획팀에 합류하게 되었고, 복합문화공간, 오피스, 주거를 넘어 현재는 호텔 프로젝트까지 경험하고 있다. 산업별 전문성은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언어로 풀어 공간의 방향성과 경험을 정의하는 일에 있어서 만큼은 팀 내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어서 다행이다.


이번 6월에 진행한 프리미엄 아울렛 상업시설 현상설계 제안 프로젝트는 이 일을 더 지속하고 싶게 만들어준 프로젝트였다. 처음엔 PM을 처음 맡은 동료를 돕기 위해 전체 보고서의 맥락을 잡아주는 역할로 투입이 되었으나, 점차 조사와 개발 방향 설정, 공간 정의, MD 전략과 콘텐츠 기획까지 앞단 전체를 리딩하게 되었다. 중간 투입 그리고 겪어보지 못한 팀원들의 감정적 커뮤니케이션과 미성숙한 태도로 매일 머리가 깨질 듯한 스트레스도 있었지만, 이 와중에 다시 일에서 몰입의 기쁨을 느끼게 될 줄은 몰랐다. 지리적, 건축적, 콘텐츠, 타겟 등 모든 요소를 고려하여 통합과 직관적인 능력을 활용하여 공간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는 맛을 다시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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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컨설팅 회사 부터 이어져 온 포지션인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도출하고, 그것을 언어로 구체화해 공간과 경험에 녹여내는 과정—은 이 프로젝트에서도 동일하게 적용이 되었다. 공간의 컨셉과 정의가 팀원과 클라이언트에게 공간의 이미지를 선명하게 그려주었고, 그 반응을 느끼는 것도 큰 만족감이 있었다.


이번년도 초부터 브랜드, 공간, 마케팅이라는 단어조차 듣기 싫을 만큼 지쳐 있었고, 일부러 일을 내려놓고 책과 영어에만 몰두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는 잊고 있던 열정을 다시 꺼내주었다. 설계안을 보며 “너무 재밌다”는 말이 나왔고, 펜을 들 때마다 공간이 그려지는 순간의 기쁨을 오랜만에 느꼈다.



광교 앨리웨이의 첫 만남부터 아파트 상업시설 컨셉터로의 성장, 현재 호텔 프로젝트에서의 몰입까지, 공간을 언어로 정의하고 콘텐츠와 경험으로 풀어내는 이 일이 여전히 좋다.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과 전문성의 깊이 등 여전히 고민이 크다. 그렇지만 여전히 건축, 공간, 브랜딩, 콘텐츠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총체적인 관점에서 브랜드를 기획하고 통합적으로 프로젝트를 매니징하는 업무의 접근 방식과 그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곳에 한번쯤 일하고 싶다는 갈망은 더 커져 가는 것 같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기로 주어진 일에서 배움의 자세로 있기로 그러다보면 지향하는 방향성과 가치를 함께하는 프로젝트를 만나게 되겠지.



(다시 열정을 찾게 해준 상업시설 공간 기획 프로젝트를 기억하기 위해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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