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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선 Jul 26. 2023

엄마의 생각을 글로 남기기로 했다


나는 19살 고2 겨울방학에 아빠가 돌아가셨다. 거의 20년 가까이 된 기억이라 기억이 많이 흐릿해졌지만 두 아이를 낳고 나니 종종 아빠생각이 난다. 무서웠던 아빠였기에 사춘기 이후에는 그리 친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이제 어른이 되어보니 아빠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지는 걸 느낀다. 그때는 무서웠고 어려웠고 멀게 느껴지던 아빠가 조금씩 이해가 되고 안쓰럽고 보고 싶다. 나도 곧 아빠가 돌아가신 그 나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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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100살은 무리라도 70살까지는 살겠지 라는 생각은 오만이었음을 깨달았다. 나는 내일이라도 죽을 수 있다. 언제든 죽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기에 먼 미래의 행복보다 가까운 행복에 더 집중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러나 나는 엄마라서 오래 살아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긴다. 내가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아이들에게도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그래서 더 건강도 챙기려 하고 있고 위험한 일도 피하게 되더라.

내가 19살에 아빠가 돌아가셨으니 사실 나는 아빠의 보호 아래서 큰 셈이다. 그래도 나는 아빠가 필요했다.


아빠가 일찍 돌아가셔서 가장 속상한 건 아빠와 많은 대화를 하지 못했던 것이다. 중학교 때 친구가 아빠와 팔짱을 끼고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충격을 받았을 정도니, 어느 정도 아빠와 대화가 될 나이에 얼마나 아빠와 교류가 없었는지 알만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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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하고


이제 만으로 1살, 5살 아이를 키우며 세상을 살아가는 TIP을 전달 중이다. 작은 내 욕심에 우리 아이들은 나보다 더 많은 걸 알고 세상으로 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아이와 더 많이 대화하고 내가 알고 있는 걸 알려주고 싶어 진다.


가끔 내가 뭔가에 부딪쳤을 때 아빠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살아계신다면 답을 구할 수 있지만 나는 그러지 못한다. 그래서 혹시(그러면 안 되겠지만) 내가 조금 일찍 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아이들에게는 엄마의 생각을 전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 엄마의 생각을 글로 쓰기로 했다. 그냥 나중에 우리 아이들이 커서 한 번씩 읽어볼 수 있는 작은 삶의 가이드 정도면 만족할 것 같다. 아니면 그냥 엄마는 이런 생각으로 살았구나 하는 정도도 좋을 것 같다. 이렇게 살아라 하는 유언장 그런건 아니고 삶을 대하는 일종의 손자병법.?!


꾸준히 내 생각을 써보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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