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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선 Jun 25. 2024

딸에게 엄마란 도대체 무엇일까?

2021년 온라인 집단상담에 집단원으로 참여한 적이 있었다. 온라인 특성상, 내가 나서지 않으면 거의 말을 듣게 되는 시간이 많았는데 그때 느꼈던 것이 있다. 그 자리에 참여해서 자신의 어려움을 말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엄마'와 관련된 어려움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이 인상 깊어 처음으로 '엄마란 무슨 존재이길래'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직업 특성상 마음이 편안하지 않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이번 내담자도 엄마로부터 많은 상처를 받은 여성이다. 자신의 일상을 삼킨 '불안'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정신역동을 지향하는 상담자로서 과거를 들여다보니 그 끝에는 '엄마'가 있었다. 


끊어낼 수도, 무작정 사랑할 수도 없는 대상이 엄마. 사랑과 증오를 왔다 갔다 하며 평생 엄마의 그늘을 이고 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 아들들도 과연 그럴까? 하는 의문이 들지만 최소한 '딸'에게는 엄마가 너무나도 큰 존재임을 상담을 하면 할수록 느끼는 것 같다.


'부모'의 앞에 아버지가 있기에 아버지도 아이들에게 영향을 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동안 우리나라 역사에서 아버지가 자녀의 양육을 담당한 시기가 없었기 때문에, 엄마의 역할이 양육에 있어 중요시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은 딸들도 별개로 엄마에게 사랑을 많이 받지 못하면 마음에 작은 구멍이 나는 것 같다. 반대로 엄마와의 유대가 튼튼하면 아버지의 역할이 조금 부족해도 잘 이겨내는 사례는 흔한 것 같고 말이다.


딸에게 엄마는 과연 무엇일까? 정답을 찾지도 못했지만, 그냥 궁금하다. 앞으로 종종 엄마에 대한 생각을 쓰며 그 궁금증을 해결해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이효리와 엄마가 함께 하는 방송이 있는 것 같았는데, 차마 보지는 못했다. 왠지 마음 아플 것 같아서?



정신분석 이론에서 '대상관계 상담'이 아니라 '엄마관계 상담'을 새로 만들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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