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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선 Jul 30. 2023

엄마의 잔소리. 해야 할 일부터 먼저!

내 일을 미리미리 해놓는다는 건 미래의 나를 돕는 거란다!

내일부터 유치원 방학이다.

윤이는 2년간의 어린이집 생활 중 한 해는 복직 때문에, 한 해는 동생 출산 때문에 인해 방학에도 하루이틀을 제외하고는 등원을 해야만 했다.


그런데 유치원에 진학하면서 윤이는 드디어 온전한 방학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처음으로 맞는 방학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초등학교 방학은 3주라던데, 일단 눈앞에 닥친 이 1주일도 매우 두렵다.

내가 애 둘을 데리고 어딜 가도 북적이는 이 방학시즌을 잘 버텨낼 수 있을까?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다르다더니, 방학동안 해야 할 과제도 받아왔다.

우리 어릴 적 했던 방학생활 같은 그런 활동지였다. 간단하지만 아이스크림 만들기 과제도 있고 방학 동안 지낸 사진을 붙이는 란도 있고 대충 살펴보니 알차더라. 유치원 선생님들 존경...!! 


방학은 내일부 터지만, 분명 방학이 시작되면 또 정신없이 바쁠 테니 주말에 미리 활동지를 해놓기로 했다.


윤이는 시작은 어려워도 일단 앉으면 집중해서 과제를 하는 편이다.

그런데 글자 쓰기가 나오니 "이건 재미없는데" 하면서 하기 싫어하더라. 하기 싫은데~ 하기 싫은데~ 하면서 엄마한테 해달라고... 이 녀석... (후 하 후 하-!)


그래도 어찌어찌 활동지를 모두 해놓으니 내가 마음이 가뿐해졌다. 안 그래도 힘든 방학 동안 활동지 하는 걸 잊을 수도, 놀고만 싶어 엄마와 말씨름할 수도 있는데 그런 불화의 씨앗(?)을 처리한 느낌이 좋았다.


나뿐만 아니라 윤이도 그런 느낌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개운한 느낌을 알아야 앞으로도 살아가면서 자신의 일을 미루지 않고 미리 해놓을 수 있는 마음의 원동력이 생겨나겠지. 부모의 도움 없이도 자신의 삶을 가볍게 만들 수 있는 습관을 만들어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싶다.  





윤아! 

세상을 살면서 네가 마주하는 모든 일든은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로 나뉠 거야. 그것을 잘 구분하고 무엇을 먼저 처리해야 하는지 안다면 너의 삶이 더 가뿐해질 거라고 확신해.


왜 내가 '해야 할 일'을 먼저 해야 하는지 아니? 그건 반드시 미래의 내가 해야 할 일로 남겨지기 때문이야. 너에게 주어진 과제는 다른 사람이 대신해 줄 수 없어. 타인이 해줄 수 있는 일들이라면 아마도 너에게 중요한 일은 아닌 걸 거야. 


나의 일들을 조금씩 미루며 네 곁에 남겨두면 그것들이 쌓여 네 발목에 붙어있을 거란다. 그럼 몸도 마음도 무거워져서 네가 하고 싶은 일도 기꺼이 마음 편하게 하기가 어려워져. 쌓여버린 미해결 과제들을 처리하는데 지치면 현재 네 삶을 마음껏 즐기지도,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빠르게 나아가지도 못하게 될 거야.


해야 할 일을 미리미리 하는 건 네 마음이 가벼워지는 거야. 그건 언제든 현재 네 마음을 다른 기쁨과 즐거움으로 채울 수 있다는 뜻이지. 그건 네가 행복한 삶을 사는데 정말 중요한 거란다.


미리미리 네 일을 해내보자. 지금 현재의 네가 미래의 너를 조금씩 돕는다고 생각하렴. 미래에 혼자서 해야 할 일을 현재의 너와 둘이서 하는 거야. 그럼 얼마나 그 일을 처리하는 게 쉽겠어. 


부디 미루는 습관 없이 네 삶을 스스로 충분히 운영할 수 있는 멋진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

스스로도 난 삶이 버겁지 않고 내 일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으며 설레는 하루를 살기를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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