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휴가, 행복한 휴가
힘든 하루였다.
휴가날 비가 그치자 교외로 나들이를 가기로 했다.
출발하기 직전 회사 임원에게 전화가 왔다.
30분만 도와달라는 말에 노트북을 열었다.
출발이 30분 늦어졌다.
내 자전거를 차에 넣다가 자전거가 이상해졌다.
출발 전부터 손은 기름범벅이 됐다.
편의점에 들렸다.
갑자기 먹고 싶은 음료수가 생각났다.
와이프를 따라 들어가, 내 음료를 골랐다.
차 앞에서 내 음료수만 떨어지며 터졌다.
오랜만에 고른 음료수는 맛도 못 봤다.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화장실이 없었다.
공원 안 쪽에 있는 화장실로 힘겹게 걸어갔다.
첫 번째 화장실은 사용금지다.
온갖 짜증이 밀려오며, 다른 화장실을 찾아 나선다.
아뿔싸. 휴지가 없다.
피크닉 가방에 있던 물티슈는 편의점 음료수 터진 것 닦느라고 차에 두고 왔다.
화가 머리 끝까지 올라온다.
애들은 덥다고 난리다.
자전거를 신나게 타고 싶은데,
울퉁불퉁한 모래길이 별로라고 집에 가고 싶단다.
그렇게 잠깐의 공원 나들이를 마치고,
다음 장소로 이동.
입장료가 있다. 다둥이는 무료이다.
차에 뛰어가 다둥이 카드를 가져왔다.
하루 종일 뛰고 있다.
회사에서 계속 전화가 온다.
출발 전 30분간 작업한 파일에 수정사항이 있단다.
내가 휴가인지 모르고 전화한 직원들도 있다.
나중에 다른 사람이 전화해서 말한다.
“그렇게 알려주셨다면서요?”
‘제발... 나는 휴가 중이라고요...’
회사에서 전화는 오는데,
둘째는 업어달라고 난리다.
돌아오는 길은 많이 막혔다.
힘든 하루였다.
즐거운 하루였다.
비만 계속 오던 휴가날, 다행히 비가 그쳤다.
덕분에 온 가족이 함께 교외 나들이를 갈 수 있었다.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겼는데,
다행히도 출발 전이라 얼른 조치해 줄 수 있었다.
아이들 자전거 2개가 차에 거뜬하게 들어갔다.
내 자전거도 가져가고 싶었지만,
조금 무리인 듯했다.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샀다.
음료수가 떨어지며 터졌는데,
다행히도 차 안에서 터지진 않았다.
음료수는 또 사 먹어도 된다.
공원에 도착했는데, 화장실이 가고 싶었다.
정말 다행히도 마지막 긴박했던(?) 순간에 화장실에 도착했다.
휴지가 없었는데, 다행히도 누군가 남기고 간 휴지가 있었다.
‘감사합니다!!’
조금 덥긴 했지만, 비가 오진 않았다.
울퉁불퉁한 공원길 덕분에 아들은 자전거로 오프로드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다른 곳에서는 다둥이 무료입장 혜택도 있었다.
출발 전 작업한 일은 다행히도 작은 수정만 거쳤다고 연락이 왔다.
회사에서는 이런저런 일로 전화가 자주 왔다.
아직까지는 내가 회사에서 필요한 중요한 사람인 것 같다.
둘째가 힘든지 업어 달라고 한다.
둘째를 업고 걸으니,
아이와 한 결 가까워진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둘째는 피곤했는지 꿀잠을 잔다.
길이 막힌 덕분에 둘째가 푹 잘 수 있었다.
집에 돌아와서,
아이들과 함께 샤워를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고,
와이프는 맛있는 저녁을 차려주었다.
정말 행복하고, 소중한 하루였다.
행복은 마음먹기 나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