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에 2번의 승진을 했다.
첫 번째 승진은 첫 번째 직장에서 했다.
31살에 대리가 되었다.
대리가 되어 제일 좋았던 점은,
호칭이 바뀌었다는 점이었다.
“인사씨”에서 “책대리님”으로
호칭이 바뀐 것이 가장 좋았다.
인사담당자였던 나는,
매달 동종업계 인사담당자 모임에도 참석했다.
모임에서도 “책대리님”으로 불리니,
기분이 참 좋았다.
그렇게 나는 나의 정체성을
‘대리님’과 바꾸고 있었다.
대리가 나 자체라고 생각했고,
나 스스로의 정체성을 대리라고 생각했다.
두 번째 승진은 지금 다니는 두 번째 회사에서 했다.
2017년 회사에서는 큰 노사갈등이 있었다.
나는 회사와 직원 사이에서 정말 열심히 오고 갔다.
매일 직원들과 저녁을 함께 보내며,
그들의 속에 담긴 이야기를 들었다.
그들의 진심을 회사에 전했다.
회사의 상황을 직원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진심은 통했고,
갈등은 잘 봉합되었다.
나는 그 공로로 2018년에 승진을 했다.
첫 번째 직장에서는 승진은 보상이었다.
지난 몇 년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조금 편하게 일해도 좋다는 인정이었다.
대리만 되어도 일이 참 편해졌다.
사원들을 시키면 되니깐.
나도 그랬다.
두 번째 직장에서의 승진은 채찍이었다.
더 열심히 일하라고 나를 채찍질했다.
이 회사는 자리가 높아질수록 더 바빠진다.
더 많이 생각해야 하고,
더 많은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더 많은 일에 책임을 져야 한다.
나는 더 많은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지금 이 회사의 승진제도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