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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인사 Dec 21. 2020

다나까 대답

꼰대, 투덜이, 멘토의 대답

그 후배는 공익으로 군 생활을 했다.


내가 다닌 회사는

군대보다 더 군대 같은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그룹  전체적인 분위기가 군대적이었고,

내가 있었던 건설사는 건설사 특유의 ‘까라면 까’ 분위기가 심했다.


회사에서 “~했는데요.”라고 대답했다가는,

불호령이 떨어지기 일수였다.


모든 대답은 ‘다/나/까’로 끝났다.

완벽한 군대식 표현이었다.


후배가 말했다.

“선배님~ 식사하셨어요^^?”

내 눈빛에서 레이저가 나갔다.


나보다 나이 많은 후배는 뜨끔했는지 주춤했다.

눈을 깔았다.


나는 꼰대였다.

사람의 마음보다 표현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진짜 사나이 방송 중 _ MBC]


몇 달 전 있었던 일이다.

회의는 밤늦은 시간까지 이어졌다.

상대방은 군대문화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나보다 직급은 높았던 그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뭐라고 하는지 잘 들리지 않았다.

손을 귀에 가져다 댔다.


상대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

쪽방으로 따라오라고 하더니,

무슨 버릇이냐고 물었다.


속절없이 당하는 나의 모습에서

지난날 나의 레이저를 경험했던,

많은 이들이 생각났다.


다나까를 쓰지 않았다고 혼을 낸,

그 후배가 생각났다.

내 업보라는 생각이 들었다.


꼰대였던 지난날의 나를 만났다.


꼰대는 복수를 한다.

투덜이는 험담을 한다.

멘토는 반성을 한다.


덕분인지는 몰라도,

지난 날은 돌아볼 수 있었다.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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