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면 좋겠다.
제목을 보는 순간 끌렸다.
이 시대 많은 사람들이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직장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분명 쉬운 일은 아니다.
직장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준 책,
‘서울에서 직장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힘이 되는 표현들을 적어본다.
앞사람의 에코백을 보면서 생각했다. 나도 에코백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가볍고 특별한 장식이 없어 부담이 없는 사람. 언제나 사랑스러운 느낌의 편안한 사람.
스스로도 놀랄 만큼 기억력이 나빠졌다. 기억력이 나빠진 것은 직장 생활을 한 뒤부터다. 회사를 다니며 익히고 외워야 하는 많은 정보로 인해 머리에 과부하가 걸린 것만 같다. 새로운 무언가를 기억하는 것은 부담스러워지고, 그래서인지 사적인 내용은 특히 쉽게 잊어버린다.
이러다가 정말 소중한 것을 잊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무서워질 때가 있다.
혼자 있는 시간은 여전히 나에게 중요하지만 , 이제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즐기게 됐다. 한 가지 작은 소망이 생겼다면, 나 역시 그들에게 함께 있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이럴 때 보면 사람만이 사람을 구할 수 있는 것 같다.
자고로 직장인에게 휴가란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것. 오아시스에서 쉬다가 출근한 어떤 동료는 떠나기 전과 달리 뽀얀 피부에 인자한 미소로 돌아왔다. 모두들 이렇게 틈나는 대로 오아시스의 물을 입술에 축이며 고된 회사 생활을 버티는가 보다.
괜히 일찌감치 출근해 출근 카드를 찍어본다. 할 일도 없으면서 느긋하게 퇴근하고 조금이라도 늦게 퇴근했음을 기록으로 남겨본다. 1년에 한 번 있는 직무 관련 이론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밤을 새워 공부해본다. 무엇을 위해 이러는지, 참.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나에게 애썼다고 인정해주는 그런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의사 선생님께 진찰을 받는데, 감기 몸살은 쉬어야 낫는다며 집에 가서 휴식을 취하라고 한다. 나는 쉴 수 없는데, 자꾸만 쉬라고 하는 의사 선생님이 야속하기만 했다.
약국에서 약을 받아 그 자리에서 먹었다. 다시 회사로 가는 길에 생각했다. 아프면 안 돼. 건강한 상태로 하루 종일 일하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아프니까 더 힘들잖아. 아프지 말자. 제발 아프지 말자.
문득 다른 사람의 행복을
부러워하다 깨닫는다.
각자에게만 주어진
행복이 있다는 것을.
직장 생활에 우선순위를 뺏겨 쉴 틈 없이 지내다 보면 삶에서 중요한 가치를 놓칠 때가 있다. 가령 내 옆에 있어주는 소중한 사람들이라든가, 자신의 건강, 자기 존중과 같은 가치들. 숨 가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도 이따금씩 멈춰 서서 삶의 밸런스를 잡아가는 시간은 필요하다. ‘일’과 ‘삶’이라는 요소를 기다란 시소 양쪽 끝에 태우고 중심을 잡아보는 시간. 그게 곧 인생이겠지.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만 치우쳐진 시소,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만 치우쳐진 시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렇기에 ‘일’과 ‘삶’이 타고 있는 시소가 적당히 움직이며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가다가 멈춰 서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꼭 필요하다.
게스트하우스 체크인 후 지친 몸을 이끌고 마당에 있는 캠핑 의자에 앉았다. 의자가 아주 편안했다. 다리의 힘이 풀렸다. 그제야 차분하게 깊은숨을 내쉬고 ‘아, 내가 제주에 왔구나.’하며 오롯이 제주의 시간을 느끼기 시작했다. 제주에서의 3박 4일을 무사히 마치고 출근한 날, 잠시나마 내 삶이 재미있게 느껴져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다시 가벼운 마음으로 회사 생활에 임했고, 얼마 후 또 다른 여행을 계획했다.
그동안 나는 너무 빠르게만 가려고 애썼다. 호수를 최단 시간으로 돌고 집에 돌아가면 그게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예전의 내 생각과는 다르게 걷다가 멈추고, 걷다가 다시 멈춰야 아름다운 순간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었다.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목적지까지 빠르게 간다고 해서 성공한 삶이 아닌 것처럼. 가다가 멈춰 앉아 경치를 보기도 하고, 가다가 멈춰 사람들의 여유를 함께 느끼기도 하는 것. 물론 운동을 짧은 시간 안에 끝내고 집으로 가는 것은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긴 하겠지만, 우리네 인생이 효율적이기 위해 사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비효율적으로 살면서 행복해질 필요도 있다.
주말이면 자연을 찾는다.
천천히 휴식을 즐긴다.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
서울에서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고된 일이다.
출근하기 전부터 퇴근하고 나서 까지,
커피 한 잔의 여유도 온전히 즐기는 것이 쉽지 않다.
회사일에서는 효율성을 중시한다.
빠른 일처리가 핵심이다.
마감기한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우리는 직장인이기에 앞서,
각자 소중한 사람이다.
우리의 인생에서 나 자신이 우선이 아닌,
회사 업무가 우선은 아니었는지 되돌아본다.
혹시라도 회사일로 인해,
돌보지 못했던 나 자신을 발견한다면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했다’라고
스스로를 위로해 주자.
자기 자신에게 편안한 휴식을 선물해 주자.
휴대전화도 충전해야 쓸 수 있고,
자동차도 연료를 넣어야 움직일 수 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스스로를 너무 혹사시키지 말고,
조급함은 잠시 내려놓자.
현재의 휴식을 온전히 즐기자.
서울에서 직장인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 자신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