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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인사 Dec 21. 2019

내가 사무실에서 뛰어다닌 이유

라떼는 말이야 - #5. 이번 신입사원은 파이팅이 넘치네!

“김대리, 요즘 책인사 일이 할 만 한가보다.

쟤 요즘 걸음걸이에 여유가 있다.”


대리님과 과장님의 대화가 들린다.

정신이 바짝 든다.

입에 침이 바짝바짝 마르고,

등에선 식은땀이 흐른다.


‘아... 과장님께 결재받으러 가야 하는데... 어쩐담...?’

결재판을 들고 과장님께 다가가는데,

인기척에 고개를 드신 과장님과 눈이 마주친다.

(움찔!)

바로 눈을 내리 깔고 다가간다.


“인사!”

“넵! 과장님!”

“너 요즘 걸어 다니더라?”


‘아... 뭐라고 대답해야 하지?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뛰어다니겠습니다?

사무실에서 뛰어다니면 혼날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돼??!!’


울상이 되어 적합한 대답을 찾지 못하고

동공 지진을 일으키고 있는 나에게

과장님께서 결재판을 돌려주며 말씀하셨다.


“인사. 나 때는(라떼는) 사무실에서 뛰어다녔어. 인마”

‘아~! 이거구나!’ ^^!

“네! 과장님! 알겠습니다!”


정말 나는 사무실에서 뛰어다녔다.

물론 위험하지 않은 수준에서,

다른 사람들의 신경을 거슬리지 않는 수준에서

열심히 뛰어다녔다.


나는 인사팀에 입사했는데,

운동팀에 입사한 기분이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자,

화장실에서 만난 부장님께서 말씀하셨다.

“인사씨는 항상 파이팅이 넘쳐서 보기 좋아요.”

‘아... 이런 거구나.’


1년 후, 후배가 입사했다.

등받이에 등을 대고 앉은 모습에 나도 모르게 혈압이 올랐다.

‘아니 나도 아직 등받이에 허리 대고 편안하게 앉아 본 적 없는데?!’


나도 그렇게 꼰대의 일원이 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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