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인사 Sep 25. 2021

아들아, 돈 공부해야 한다

부자 아빠가 되기 위한 첫걸음.

 신사임당 유튜브 채널과 세바시 강의를 통해 알게 된, 정선용(정스토리)작가님의 ‘아들아, 돈 공부해야 한다’를 읽었다.


 현실 속의 나는 두 아들의 아빠다. 미래에는 부자 아빠가 되는 것이 내 목표이다. 약 25년간 직장생활을 한 정선용 작가님의 이야기는 나에게도 ‘남은 직장 생활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근로소득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재의 소득을 어떻게 사업소득과 자본소득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인사이트를 가지고 있었다.


 아들에게 쓴 글이지만, 아들을 주고 있는 나 같은 평범한 아빠에게도 큰 교훈을 남겨주었던, 이 책의 돈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적어본다.

[아들아, 돈 공부 해야 한다 _ 정성용 지음 _ RHK출판사]


1) 자본이 노동을 대체하고 있다.

 모든 부모는 자식이 배곯지 않도록, 자신을 팔아 밥을 번다. 개인의 역사란 밥을 벌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하는 과정이다. 밥은 노동에서 나왔다. 농업 사회에서는 주로 몸으로 하는 일, 산업혁명 이후에는 머리에 의한 노동, 즉 기술이 밥을 만들었다. 그러다가 금융 자본주의 시대가 오면서 노동의 역할은 축소되고 자본의 역할이 커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몸도 아니고 머리도 아니고, 사람이 만든 자본이 사람의 밥을 만들고 있다. 자본이 노동을 대체하고 있다. 몸과 머리로 일해서는 점점 더 먹고살기 힘든 세상이다. 이제는 돈이 돈을 벌어 밥을 먹여주는 시대다. 밥의 모양이 이렇게 돈으로 변했다.  우리가 먹고살자고 돈을 버는데, 사람 위에 그 돈이 앉았다. 사람을 위한 돈인지, 돈에 종속된 사람인지 알 수 없는 세상이다.


2) ‘자’로 시작해 ‘가’가 되어라.

 아버지는 딱 두 가지로 직업을 구별하고 있다. 하나는 ‘가家’이고, 다른 하나는 ‘자者’이다.


 첫째, ‘가’는 사업가 또는 자본가이다.

 사업가의 ‘가’는 한자로 ‘家’라고 쓴다. 그의 직업이 ‘가문’을 이룰 정도로 경지가 높아졌다는 의미이다.

 사업과 자본은 ‘상속과 증여’가 가능하다. 즉 사업가 가문이 되거나 자산가 가문이 되면 자손 대대로 ‘돈. 버는 걱정’이 없다는 말이다. 가족을 중심으로 ‘부’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말이다.


 둘째, ‘자’는 기술자 또는 노동자이다.

 노동자의 ‘자’는 한자로 ‘者’라고 쓴다. 그의 직업이 ‘가문’을 이루지 못하고 개인의 밥벌이 정도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제법 성공한 기술자에게는 ‘사’ 자를 붙인다. 판사, 검사, 세무사, 의사, 약사 등으로 부른다. 그러나 그들은 자기 당대에만 사용 가능한 자격증의 소유자로 ‘증여 또는 상속’이 불가능하다. 아버지가 검사여도, 자식은 열심히 공부해서 ‘고등고시’에 통과해 자격증을 얻어야 검사가 된다.


 직업을 수만 가지로 말하지만, 크게 ‘가家’의 직업과 ‘자者’의 직업 둘 뿐이다. 가家는 ‘사업체와 자본’에 바탕을 둔 직업이고, 자者는 ‘자격증과 노동’에 바탕을 둔 직업이다.


3) 독립된 자기 가족만의 공간인 아파트

 사람들은 자기 가족만의 집으로 아파트를 선호한다. 자기만의 공간으로서, 아파트만이 갖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예전 도시 공동체에서는 아파트를 사람과 사람 사이를 단절시키는 주택의 상징처럼 여겼다. 그러나 나는 단절의 상징이 아니라 독립이 보장된 공간의 상징이라고 말하고 싶다. 도시라는 거대하고 빡빡한 곳에서는 반드시 가족이라는 공동체 단위마다 독립된 공간이 필요하다. 개인으로서 독립된 나만의 방을 갖고 싶은 마음처럼, 모든 가족은 독립된 자기 가족만의 공간인 아파트를 갖고 싶어 한다.


4) 자립할 토대

 너 스스로 자립할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미안하지만, 너희는 지금부터 인생 이모작 설계를 해야 한다. 지금 당장 구체적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큰 그림을 그려 놓아야 한다.


 대개 핵심은 두 가지다. 하는 ‘세금이라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을 안전 자산’을 확보해라. 아버지는 툭 까놓고 말하겠다.  서울 시내에 건물을 가진 건물주가 되어라.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자산은 건물과 땅뿐이다.


 하나는 ‘퇴직 걱정 없이 평생 일할 수 있는 안전 직장’을 확보해라. 아버지는 툭 까놓고 말하겠다. 서울 시내에 사업장을 가진 사업주가 되어라. 절대 잘리지 않는 직장은 네가 사장이 되는 방법밖에 없다.


5) 노다지

 금을 노다지라고 했던 유래는 ‘No Touch’라는 말에서 왔다고 한다. 내 것이니, 절대 손대지 말라고 “노터치.”라고 했는데, 그것을 노다지로 잘못 알아듣고 그렇게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금은 돈이 되는 금속이다.


6) 일의 밑바닥에서 본질을 발견하는 사람

 식당의 성공 법칙은 잡일의 ‘더럽고 귀찮음’ 속에 숨어 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창업 초기에 직접 설거지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백 대표는 손님이 어떤 음식을 남기는지를 알아내서. 메뉴를 매일 개선했다고 한다. 백 대표는 식당의 밑바닥 일인 설거지 속에서 식당 성공 비법을 찾아냈다.

 백종원 대표처럼 일의 밑바닥에서 본질을 발견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모든 일은 대부분 더럽고 귀찮은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식당은 설거지부터, 미용사는 머리 감겨주는 일부터, 회사원은 복사부터 시작한다. 성공은 그 작은 것들 속에서 숨겨진 ‘일의 본질’을 찾을 때 달성된다.


7) 대패 삼겹살과 우삼겹

 ‘대패 삼겹살’과 ‘우삼겹’은 식당에서 탄생했다. 정육점식 사고방식에서 냉동 삼겹살은 영원히 냉동 삼겹살이다. 생 삼겹살에 밀려난 퇴물 취급을 한다. 그러나 식당 천재 백종원 대표는 손님의 숨은 마음을 읽고 신상품으로 만들어냈다. 그렇게 식당에서 출발한 대패 삼겹살이 정육점까지 확대되었다.


 우삼겹도 마찬가지다. 정육점에서는 차돌박이는 영원히 차돌박이다. 이것도 역시 식당 천재 백종원 대표가 우리나라 사람은 삼겹살을 좋아하니까, ‘우삼겹’으로 고객에게 제안했고, 말 그대로 대박이 났다. 두 가지 히트상품 모두 정육점이 아니라 식당에서 개발한 메뉴이다. 백종원 대표는 식당 장사의 사고법으로 철저하게 손님을 지향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식당에서 더본코리아라는 거대 사업체를 이룩할 수 있었다.


8) 반지하

 식사하는 내내, 영화 <기생충>과 너의 말을 떠올렸다. 영화 속 공간은 ‘반지하’였다. 반지하는 지상과 지하가 반쯤 걸쳐진 세상이다. 그러나 반지하의 소속은 지하다. 사람들이 반지하를 ‘반지상’이라고 부르지 않는 이유는 소속이 명확하게 지하이기 때문이다. 지상과 지하를 가르는 기준은 대지 바닥이다. 대지 아래는 지하이고 대지 위는 지상이다. 반지하는 물리적 공간으로는 절반이지만, 자본주의적 공간 개념으로는 지하가 90% 이상이다.


9) 부의 시작점은 비슷하다

 부의 기회를 10년 단위로 잘라서 보면, 시작점이 다르다는 이유로 불공평하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100년이라는 긴 시간의 관점으로 보면, 부의 시작점은 비슷하다. 우리 집안 삼대와 현대가 삼대의 시작점은 똑 닮았다. 삼대에 걸친 100년의 역사에는 주어진 조건과 기회가 공평했다. 현대가를 이룩한 故 정주영 쇠장도 시작은 인천. 부둣가 막노동이었다. 극히 초라한 수준이었다. 롯데가를 이룩한 故 신격호 회장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가치로 20만 원 남짓을 들고 혈혈단신으로 현해탄을 건너건 것이 시작이었다.


10) 지음

 사람은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말이 있다. ‘지음知音’이라고 한다. 지음의 뜻한 소리를 알아듣는다는 뜻으로, 자기의 속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을 이른다. 백아절현伯牙絶絃이라는 사자성어에서 유래되었다. 백아절현은 백아가 거문고의 줄을 끊는다는 뜻이다. 중국 춘추 시대 백아라는 사람이 자신의 거문고 소리를 알아주는 종자기라는 친구가 죽자, 자기의 소리를 알아듣는 사람이 사라졌다고 슬퍼하며 거문고의 현을 잘랐다고 한다. 그래서 지음은 자기의 능력을 알아주는 귀한 사람을 말한다.


[책장을 덮으며]

 한 동안 자격증 공부를 열심히 한 적이 있다. 내가 속한 분야에서 전문가로 인정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 자아실현을 위해서는 자격증 취득도 나쁘지 않은 투자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선용 작가님이 이야기한 것처럼, 아들을 둔 나로서는 근로자(者)로서 높은 근로소득을 받는 것에 집중하는 것보다는, 아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사업가(家) 그리고 자본가(家)’가 되는 것이 중요함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일에 대한 인식도 바뀔 수 있었다. 지금까지는 내가 맡은 일만 열심히 했었다. 시키는 대로만 했다면, 앞으로는 내가 하는 일을 통해 회사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그리고 이런 일을 나만의 가치 있는 사업으로 키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되었다.


 내 아들도 자연스럽게 돈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나부터 돈 공부를 하는 아빠가 되기로 했다. 두고두고 읽어볼 만한 좋은 책이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