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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인사 Oct 04. 2021

고민 한 두름

우리는 평소 많은 생각 속에 살아간다.

생각이 깊어지며 고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요즘은 고민이 더 많아졌었던 것 같다.

수많은 고민 중, 제목에 끌려 읽게 된 책.


고민을 가볍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준,

‘고민 한 두름’의 이야기들을 적어본다.


[고민 한 두름 _ 이택민 지음 _ 아이퍼블 출판사]


1) 수영

 수영 강사가 묻는다. 수영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이냐고. 호흡, 연습, 발차기도 아닌 바로 힘 빼기. 힘을 빼야 몸이 뜬다고 한다. 힘을 주고만 살아왔을까. 자꾸만 가라앉는 나를 발견한다.


2) 충고와 조언

 졸업식. 연설에 나선 목사는 우리에게 성공을 강요한다. 앞으로 나아가라고, 세상의 빛이 되라고. 힘을 줘야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하는 건 충고라는 탈을 쓴 혓바닥이다.

 충고에 힘을 빼면 조언이 되고, 조언에 힘을 빼면 응원이 되며, 응원에 힘을 빼면 무언의 끄덕임이 된다.


3) 방파제

 수 겹의 파도를 견뎌내는 방파제. 태어나기를 막기 위해 태어났으니 여러 풍파를 겪는 것이 삶의 유일한 목적일지도. 사람은 태어나기를 죽기 위해 태어났으니 여러 아픔을 겪는 내가 무슨 대수일까. 파도를 담담히 받아들이는 방파제를 보며 생각한다.  우아하기로 마음먹지만 이내 평범이란 수 겹의 파도가 나를 감싼다. 파도가 나를 씻겨 내린다.


4) 아메리카노

 찬 바람이 불 때면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더운 바람이 불 때면 차가운 아메리카노를. 커피를 마실 때에도 반대되는 것을 찾으니 사람은 본디 아이러니를 안고 살아가는 존재.


5) 생각의 무게

 생각에도 무게가 있다면 좋은 생각은 ‘그램(g)’일 테고 나쁜 생각은 ‘톤(t)’일 테다. 좋은 생각은 이를테면 여행을 계획하는 순간. 고즈넉한 카페에 앉아 지도를 펴놓고 여행을 시작점을 상상해보는 일은 우리를 날아갈 듯이 가볍게 만든다. 반면 사방이 꽉 막힌 만원 지하철에서 퇴사만이 정답이라고 떠올리는 고뇌는 우리를 심해로 가라앉게 만든다. 중요한 것은 하늘 높이 날아간들 도착이란 없으며 바다 깊이 들어간들 끝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그 끝을 보지 못하고 다시 지상으로 돌아오는 존재다.


6) 부싯돌

 돌과 돌이 부딪혀 불을 만들어 낸다. 어느 하나가 유독 강하거나 또 다른 하나가 유독 약하다면 강한 돌에 의해 약한 돌은 부서져 버린다. 돌이 부싯돌로 불리기 위해서는 그와 비슷한 돌을 만나야 한다.


 너와 내가 부딪혀 불을 만들어 내듯 사람 사이에도 부싯돌의 역할을 하는 관계가 있다. 서로 부딪혀도 생각의 강도가 비슷해서 둘 중 하나가 부서지거나 크게 상처 받지 않는 관계. 그런 사람 둘이 모이면 그들을 ‘친구’라고 칭한다.


7) 눈 & SNS

눈으로 보는 세상.

SNS으로 보는 세상.

‘눈’을 영어 자판대로 적으면 ‘SNS’가 된다.

같은 자판이지만, 과연 같은 말일까?

지금 나는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8) 필사

 책을 필사하면서 좋은 점은 편협한 단어 선택에 익숙해진 뇌를 스트레칭할 수 있다는 점이다. 풀어진 뇌 근육으로 보다 도전적인 단어를 사용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필사 작업으로 책에게 한결 수월하게 다가갈. 수 있다. 편안한 마음으로 그 내용을 복기하며 다시금 마음속에 다짐하는 것들은 채에 거른 고운 밀가루와 같다. 책 한 권에서 작은 문장 하나 걸러 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독서는 남는 장사다. 문장 하나하나를 모아 삶을 구축하는데 있어 훌륭한 재료로 쓸 수 있다니, 정말이지 필사는 수완이 좋은 취미다.


9) 책임 회피

 책임을 지지 않으려 선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선택하지 않음으로써 책임져야 할 것이 생겼다. 책임이란 언제나 회피하려 할 때 찾아왔다.  

 언덕 위에서 바람을 맞이하는 것이 당연하듯 삶 위에서 책임을 맞이하는 것 또한 당연했다. 책임은 바람과도 같았다. 바람은 언제 어디에서나 불어오는 것인데 우리는 어깨에 잠시 머물다가는 바람을 무거운 책임감으로 치부했던 것이다.

 무겁다는 이유로 책임을 내려둘 것이라면 차라리 나 자신을 내려두는 편이 낫다. 겨울날, 바람이 차다고 하여 방 안에만 머물고 있다면 여름날의 시원한 바람 또한 맞이할 수 없을 것이다. 책임이 조금 더 가벼워지기를 바란다. 가벼운 책임감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가볍게 맞이하자는 것이다.


10) 인생은 라이딩

 인생은 라이딩. 라이딩은 인생. 자전거를 많이. 탔지만 탈 때마다 힘이 들고, 탈 때마다 새로운 풍경들이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인생 또한 그렇기 때문. 우리는 언제나 처음인 상황들을 맞이하고 그 상황들은 언제나 새롭게 다가오니가. 우리가 할 일은 자전거를 탈 때처럼 묵묵히 페달을 밟는 것뿐이니까.  


[책장을 덮으며]

마찰력은 에너지의 손실을 가져온다.

반대로 마찰력이 없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마찰력이 거의 없는 미끄러운 빙판길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어려운 것처럼.


고민은 마찰력과 같다.

순탄하게 나아가는 것을 방해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마찰력이 없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조차 없다.


그렇기에 고민을 멀리하거나,

피하려고만 노력할 필요는 없다.

우리 생활에 필수 불가결한 존재,

때로는 속도조절이 필요한 우리의 삶에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고민 한 두름을 통해,

편안한 마음, 상황에 적응하며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훨씬 좋은 방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오늘의 고민은

내일의 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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