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는 말이야'를 마치며.
“인사씨 없으면 어쩔 뻔했어.”
“인사씨가 있어서 정말 든든해.”
전 직장에서 내가 자주 들었던 말이다.
(현 직장은 논외로 한다..^^;;;)
전 직장을 퇴직하면서,
내가 퇴직해서, 회사가 땅을 치고 후회하겠지?
나를 많이 그리워하겠지?
다시 돌아와 달라고 연락이 오면, 뭐라고 할까?
한 동안은 이런 생각으로 지냈다.
하지만 내가 퇴직했다고 해서,
전 회사가 땅을 치고 후회하거나,
나를 그리워한다거나,
다시 돌아와 달라는 연락을 받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라떼는 말이야’는
처음엔 ‘데스노트(Death Note)'였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하나씩 적어 놓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자 부조리한 일들이 하나씩 쌓여,
이른바 판도라의 상자가 되어 갔다.
내가 퇴직을 결심하자
내가 기록한 내용을 알고 있는 이들은
나의 ‘데스노트(Death Note)’가 공개될지를 궁금해하기도 했다.
내 사직서 결재가 끝나자,
나는 데스노트(Death Note)를 미련 없이 삭제했다.
'떠나는 사람은 말이 없어야 한다.'
라고 생각했다.
당시 데스노트(Death Note)에는
겉으로는 웃으며 대답했지만,
속으로는 사회의 부조리를 몸소 느끼던
사회 초년생의 분노와 좌절이 배어 있었다.
그 분노와 좌절은
시간이 지나,
'나 때는 그랬지...'라며
무덤덤하게 회고하는 글이 되었다.
(역시 시간이 약이다.)
한결 Tone-down 된,
'라떼는 말이야'의 배경이다.
내 '브런치 - 작가의 서랍'에는
발행되지 않은 '라떼는 말이야'
이야기들이 저장되어 있다.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지만,
굳이 지나간 일들을 꺼내보기보다는
현재의 나에게 집중하기로 했다.
5년 전 '데스노트'를 삭제했던 것처럼,
발행되지 못한 '라떼는 말이야'들도
기억의 저편으로 떠나보내려 한다.
PS. 그동안 '라떼는 말이야' 매거진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