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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인사 Oct 31. 2021

직장 내공

내공(內功)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단어에서 느껴지는 힘이 있다.


직장인은 Specialist다.

자신이 맡은 분야에 있어서 항상 최고여야 한다.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고, 문제를 해결한다.

내공이 깊은 사람이다.


직장인은 Generalist다.

어느 특정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고,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다방면의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내공이 넓은 사람이다.


직장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인 내공이 무엇인지를 알려준 ‘직장내공’의 교훈들을 적어본다.


[직장 내공 _ 송창현 지음 _ 가나출판사]


1) 희화화 대상이 나의 삶이라면? (P.6~)

 회사에 남아 직장인인 자신의 처지를 하찮게 여기는 사람도 많다. 회사의 가축처럼 일하는 ‘사축(社畜)’이라는 신조어에 공감하거나 ‘보람’ 따위 들이대지 말라는 그림을 보고는 사이다를 마신 듯 시원함을 느끼기도 한다. 직장인의 현실을 꼬집는 온라인상의 이야기는 재미있다. 나도 동조했고, 웃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 순간뿐이다. 그 웃음의 끝은 씁쓸했고, 다시 현실로 돌아와 직장인으로서 살아가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뭔지 모를 무기력함과 우울감만 커졌다.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희화화할수록, 그건 자신을 망가뜨리는 길이 된다. 희화화 대상이 다름 아닌 바로 ‘나의 삶’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는 상황에 자조하기보다는 자신을 위해 ‘의미’와 ‘배움’을 찾는 선택을 하라고 권하고 싶다.


2) 해야 하는 일 vs 하고 싶은 일 (P.16~)

 많은 사람이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을 이분법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짙다. 정말 그럴까? 해야 하는 일을 하며 살면 불행한 삶이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면 무조건 행복한 삶일까? 단언컨대, 그렇지 않다. 그 둘은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한다. 그것도 아주 격하게. 그리고 시너지 효과를 내며 ‘성장’이라는 선물을 안겨준다.


 ‘하고 싶은 일’을 할 때는 ‘해야 하는 일’이 반드시 수반된다.

 스타강사 김미경 씨가 말했다. (음성 지원은 각자의 몫으로)

“여러분,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알아요? 강의예요, 강의! 그런데 내가 가장 하기 싫은 일이 뭔지 알아요? 강의 준비예요, 강의 준비!”


3) 자기 스스로의 인정 (P.36)

 기본을 짚고 넘어가자. 가장 중요한 것은 남들의 인정이 아니다. 자신을 스스로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도 흔들리거나 불안해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야 타인의 인정도 따라온다.


4) 우리가 하기 싫은 것이 정말 ‘일’일까? (P.38~)

 우리가 하기 싫은 것은 결코 ‘일’이 아니다. 내 마음처럼 되지 않는 일, 사람들과의 관계 스트레스, 출퇴근하며 겪는 지옥철, 약속 하나 제대로 못 잡는 불규칙한 퇴근 시간 등이 월요병의 근원이자, 우리를 ‘일’과 멀어지게 하는 주범이다. 무엇보다 인정받지 못한다는 느낌, 자존감을 바닥으로 끌어내리는 상황 등이 우리의 영혼을 무겁게 만드는 것이다.

 냉정하게 말하면, 직장은 우리를 인정해주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 아니다. 월급을 주고 성과를 기대하는 곳이다. 인정받고 생존하는 건 개인의 몫이자 과제다. 따라서 인정해주길 마냥 바라기만 할 게 아니라, 인정받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한다. 그 시작점은 바로 우리의 ‘업(業)’을 받아들이는 데 있다. 직장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부정하지 않아야 비로소 출발점에 설 수 있다.

 지금의 ‘직업’이 후에 내가 바라는 ‘업’과 분명 연관이 있을 거란 믿음을 갖고, 실제로 그것을. 연관시키려 노력해야 한다. 그러면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더라도 회사에서 배운 모든 것이 쓰일 때가 온다. 언젠가 반드시.


5) 피카소의 목표. (P.80~)

 피카소가 화가로서 1,000개의 그림을 그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면 그는 일찌감치 목표를 이루고 은퇴를 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의 목표는 이전보다 나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다. 오늘은 어제보다 더 나아야 한다는 목표, 그러니 ‘끝’이 없었다. 이렇게 인생은 과정이다. 당장 취업을 하면 끝일 것 같지만, 취업 이후의 삶이 더 중요하다. 은퇴하면 끝일 것 같지만, 은퇴 뒤의 생활이 생각보다 훨씬 길기에 더 잘 준비해야 한다. 뭐 하나를 잘하면 끝일 것 같지만, 그다음엔 그보다 더 어려운 상황을 마주할 수도 있다. 그러니, 뭐든 항상 잘해서 끝내려는 마음은 버려야 한다. 모든 것이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끝’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 마음은 조급해진다.


6) 주인의식 (P.146)

 주인의식은 주인에게 맹목적으로 충성하고자 하는 다짐이 아니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바로 ‘나’를 위해 일하는 것, 내가 나의 주인으로서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고 끝가지 독하게 챙기는 것이 바로 내가 깨달은 주인의식이다.

 주인의식은 결국, ‘내가 나에게 최선을 다하는 책임감’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걸 계속해서 상기해야 한다.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위해서.


7) 배울 것과 배우지 말아야 할 것 (P.166)

 배움을 위해서는 상대를 가릴 필요가 없다. 상대방이 왜 싫은지에 대해 고민하고 피해 다니기보단, 그 사람에게서 뽑아먹을 역량을 알아차리는 편이 훨씬 낫다. 다시 말하지만 배울 것과 배우지 말아야 할 것 둘 다 소중하다. 더불어 싫어하는 사람에게 있는 역량은 대개 내게 부족할 때가 많다. 누군가를 싫어하는 자신을 탓하거나, 나를 싫어하는 누군가를 불편해할 필요 없다. 우리는 그저, 자신을 위한 배움에 집중하면 된다. 그게 남는 거니까.


8) 관리자와 리더 (P.242)

 우리는 흔히 ‘관리자’와 ‘리더’를 동일시한다. 하지만 이 둘 사이에는 꽤 큰 차이가 있다. 직장 내 조직 관점에서 보자면 관리자는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지만, 리더는 영향력을 발휘하여 구성원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사람이다. 어떤 사람이 관리자가 되었다고 해서 그를 리더라고 말할 순 없다.


9) 미지근함의 미학 (P.292~)

 출근 준비를 하다가 깨달음을 얻었던 어느 날의 일이다. 여느 때처럼 나는 샤워를 하며 차가운 물과 뜨거운 물의 중간을, 심혈을 기울여 조절하고 있었다. 미지근함을 지향하고 있던 것이다. 그것도 매일. 그러고 보니 미지근함은 차가운 것과 뜨거운 거의 조합이었다.

 ‘뜨거운 마음’과 ‘냉철한 이성’을 모두 갖고 있고 그것으로 자유자재로 조절하기, 직장인으로서 내가 지향하는 모습이다. 직장에선 상상을 뛰어넘는 다양한 상황, 별의별 유형의 사람과 마주하게 되기 때문이다. 직장생활에서 미지근함은 고도의 기술이다. 이것을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부정적 어감의 미지근함과 구분하기 위해 ‘적극적 미지근함’으로 명명하고자 한다.


10) 스쿼시 고수 (P.296~)

 스쿼시를 해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초보였을 땐 쉬지 않고 열심히 뛰면서도 가만히 서서 설렁설렁하는 고수에게 번번이 졌다. 약이 올랐다. 땀 흘리는 건 난데 점수는 그 사람이 다 가져갔다. 한참 뒤에야 그 고수가 나에게 귀띔을 해주었다. 스쿼시는 중앙 자리를 선점하는 게임이라고. 그래야 가운데 서서 어느 방향으로 공이 와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그랬다. 나는 공이 가는 방향으로 구심점 없이 이리저리 뛰었다. 그런데 고수는 가운데 서서, 미지근하게 있다가 사방팔방으로 때로는 뜨겁게, 때로는 차갑게 자유자재로 움직인 것이다.


[책장을 덮으며]

 낭중지추(囊中之錐)라고 했다.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남에 눈에 띄기 마련이다.

남에 눈에 띄는 사람은 말보다 성과로서 본인을 증명할 수 있는 사람이다.

바로 내공이 있는 사람이다.


 직장은 조직의 성과를 만들어 내는 곳이다.

그렇기에 조직이 원하는 성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이 인정받을 수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 조직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인재.


 그리고 조직이 필요로 하는 일을 내 일처럼,

주인의식을 가지고 임하는 인재.

직장이 내공 있는 인재를 원해서 뿐만 아니라,

자아발전을 위해서도 내공을 쌓는 것은 필요하다.


 직장생활의 애환을 배설하는 것보다,

그 속에서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지를 알려준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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