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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인사 Oct 17. 2021

나는 제주도로 퇴근한다

 브런치를 통해 알게 된 JJ teacher님의 신간.

‘나는 제주도로 퇴근한다’를 읽었다.


 작가님의 말처럼 많은 이들이 제주도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 나 또한 그런 사람들 중 하나이다. 서울에서의 각박한 생존경쟁, 감당하기 쉽지 않은 많은 업무를 처리하다 보면, 항상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진다. 하지만 항상 업무에 얽매여 지내는 나에게 JJ tecacher님의 새로운 도전은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해주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글을 읽는 내내, 마치 내가 제주도에서의 마음 편안한 삶을 누리는 것과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던 제주도 선생님, JJ teacher님의 마음 편안하게 해주는 이야기들을 적어본다.



1) 내려놓고 사는 방법 (P.13)

 제주도는 도시에서 얻은 마음의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 이제는 누구를 원망하지도, 미워하지도 않는다. 제주도에서 얻은 새로운 인연과 마음을 나누며 우리 가족은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내려놓고 산다는 것, 그것은 버리는 것이 아니라 채우는 것이다. 무의미한 욕심을 버릴수록 마음은 행복으로 차오른다. 제주도는 내게 내려놓고 사는 방법을 지금도 잘 가르쳐 주고 있다.


2) 무지개가 뜨면 (P.68)

 제주도에 살면 무지개를 자주. 볼 수 있다. 저마다 무지개를 보며 드는 생각은 다르겠지만, 나는 무지개를 보며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한다. 나에게 무지개는 아버지가 내려오시는 길이며, 걱정하지 말라는 아버지의 위로이자 격려이다.

 “잘하고 있어. 잘 살고 있어.”

 무지개가 뜨면 지금도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3) 선생님의 중심에 학생이 없었다 (P.75)

 서울에서 정말 열심히 일했다. 연구 학교에서 부장 교사를 하며 쉼 없이 회의하고 연구했다. 대학원 석사를 마치고 박사까지 진학했다. 주변에서 모두 그렇게 하니 이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점수를 쌓아 교사를 거쳐 부장 교사, 교감, 교장의 길을 걷는 것을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여겼다.

 지금와서 반성해 보면 이러한 일들의 중심에 학생들이 없었다. 남과 경쟁했고 그 경쟁에서 이기려고만 생각했다. 지금은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나의 교육의 중심에는 아이들이 있다.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수업을 하고, 학부모들이 만족하는 학급을 운영하고 싶다. 승진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으니 아이들이 보인다. 내가 이런 생각을 가지니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교사를 좋아한다. 심지어 경쟁관계로 생각했던 동료 교사들도 나에게 호의적이다. 어떤 사람은 아직 젊은 나이에 부장 교사를 관두고 서울에서 내려온 내가 야망도 없고, 발전도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교사로서 한 인간으로서 인격적인 발전을 했다고 자부한다.


4)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이 행복하다 (P.76)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이 행복하다.”

교대를 다닐 때, 교사가 되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이 말이 요즘은 진실이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교사인 내가 행복하니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이 모두 예쁘다.

 제주도 이주는 내 인생의 전환점이다. 또한 교사로서의 내 모습을 성찰해 보고 반성할 기회와 시간을 주었다. 지금 나는 교사로서 행복하다. 이제야 비로소 교사가 되어 가나 보다.


5) 불편함을 즐기기로 했다 (P.93)

 처음에는 소외감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인정한다. 나는 결국 그들과 같을 수 없다. 또한 나도 그 불편함을 즐기기로 했다. 나를 불편해 한다는 것은 내가 조심스럽다는 것이고, 날 함부로 대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나도 그들을 예의 있게 대하면 되는 일이다. 이런 생각을 하니 직장에서 사람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든 일이 사라졌다.

 직장에서 서로 조심하고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은 결코 나쁜 일이 아니다. 나는 이 콘셉트로 직장 생활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사적인 이야기는 되도록 하지 않고, 공적인 이야기만 하며 지나치게 친하게 지내지 않기, 깔끔한 매너를 가진 직장 동료로 기억되기.


6) 직장 생활에서의 사회적 거리두기 (P.94)

 직장은 직장, 학교는 학교, 동료는 동료일 뿐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서울에서 내가 힘들었던 이유는 주말에도, 주중에도 매일 밤 9시까지 퇴근하지 않고 내 육신을 학교에 갈아 넣었던 이유였다.

 코로나 19에만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의 직장 생활에서도 ‘사회적 거리 두기’는 필요하다. 적당히 거리를 둔다면, 우리가 사람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은 분명히 줄어들 것이다. 제도에서의 직장 생활은 제주살이만큼 만족스럽다. 제주도에서 직장인으로 살아남기 위해 앞으로도 불편한 사람으로 지낼 예정이다.


7) 길게 이어질 인연 (P.117)

 길게 이어질 인연은 절대 요란하지 않다. 상대방과의 친분을 남에게 과시하지 않는다. 상대에게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는다. 그냥 그 사람을 만난 것이 반갑고 좋을 뿐이다. 사람들은 다 안다. 내 사람인지 아닌지.


8) 제주도의 숲은 언제나 옳다 (P.244)

 사려니숲에 깔린 붉은 흙을 밟으며,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우거진 숲을 혼자 걷는다. 새소리가 들리고, 맑은 공기가 콧속으로 들어온다. 이름 모를 풀꽃이 피어 있고 온통 주위가 자연이다. 급한 것이 없다. 천천히 걸어도 된다. 천천히 걷고 싶다. 사려니숲을 걷는 것은 도시와 직장에서 지친. 나 자신을 위로하는 것이다. 제주도 숲은 언제나 옳다.


9) 우도에서의 하룻밤 (P.251)

 지금도 우도에서 보낸 첫날 밤을 잊지 못한다. 밤새 파도가 철썩이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리고, 바다 앞 의자에 앉아 맥주 한잔을 하는 기분, 그것은 경험해 보지 않으면 모른다. 세상에서 부러울 것이 하나도 없는 그런 기분이다. 결국, 우리 가족은 우도를 쉽게 나오지 못하고 하루를 더 연장해 이틀을 묵었다. 내가 경험한 여행 중 가장 즉흥적이었지만 제일 좋았던 여행이었다.


10) 제주도가 뭐가 좋아요? (P.258)

 ‘서울이 좋지, 제주도가 뭐가 좋아요?’

제주 도민들은 나를 볼 때면 이렇게 말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퇴근 후 저녁이 있고, 주말이 다채로운 제주도가 좋다고 말한다. 이곳에 내려와 웃음이 많아졌다. 아내와의 대화 시간이 늘어나고 아이들과 자전거를타고, 캠핑을 하러 다니며 좋은 아빠로 지내고 있다. 제주도에 내려오지 않았으면 상상하지 못할 일이다.


[책장을 덮으며]

 지난 일주일도 많은 업무를 처리했다. 일에 대한 진지한 고민보다는 당장 처리하지 않으면 안되는 급한 업무에 1분 1초를 쫓기며 살았다.

 아프리카 원주민들은 빠르게 이동하는 중간, 영혼이 따라올 수 있도록 잠시 쉬었다가 이동한다. 나에게는 그러한 모습조차 사치처럼 느껴지곤 한다. 그리고 이토록 정신없는 일주일을 보내고 나면, ‘과연 내가 잘 살고 있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얼마전까지 회사 상사였던 분에게 “책인사님은 너무 직원들 입장에서만 일하시는 것 같아요. 그런 점은 고쳐야 할 것 같아요.”라는 피드백을 받았다. 나는 노사관계 담당자이다. 나는 신뢰의 노사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평소에도 직원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직원들이 필요한 것을 사전에 파악하고 이를 해소해 주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상사분의 생각은 달랐다. 위에서 시키는 일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셨다. 결국 인사평가는 상사와 회사가 하는 것이기에 위에서 시키는 일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 읽게 된, JJ teacher님의 ‘나는 제주도로 퇴근한다’의 글은, 현재 나의 삶도 나쁘지 않다고 위로해 주는, 마치 사려니 숲을 걷는 듯한 힐링을 주었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기, 다른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조금 더 자유로워지기, 나를 존재하게 하는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집중하기, 무엇보다 내 가족, 그리고 내 자신을 사랑하기.

‘나는 제주도로 퇴근한다’를 통해 얻게 된, 삶의 소중한 교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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