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의 역지사지

꼰대의 갑질을 당하고 정신 차렸다.

by 책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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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는 꼰대를 낳는다.)




"책인사님. 왜 이거 복사 안 해 놨어요?"

와... 진심으로 욕이 나올 뻔했다.

'복사는 님이 직접 하세요...'


전 직장에서 극강의 꼰대 짓을 일삼던 내가 이직해서 마주한 환경은,

30대 중반의 막내 생활이었다.

경력사원들로 구성된 그 조직에서 나의 선임들은

나를 그저 사무보조 직원처럼 부렸다.


학력으로 보나, 경력으로 보나,

내가 어떻게 당신의 복사 심부름을 해야 하나?

라는 생각을 하다 보니,

나 때문에 퇴직한 나이 많고, 학력 좋고, 인물도 좋고,

집안도 좋았던 A후배가 떠올랐다.

A후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이직이 진심으로 후회되고 있었다.


직장 생활 8년 만에 복사 심부름을 다시 하면서,

회의실 볼펜 세팅을 하면서,

선임 경력사원들 술 마시러 간 사이에 사무실에 홀로 남아 일을 하면서,

그렇게 부끄러운 나의 과거를 마주하게 되었다.

내가 쌓은 업보가 나에게 돌아오고 있었다.


복사하는 것만 봐도 너의 미래가 보인다며 저주를 퍼부었던 후배.

회의실 필기구 색깔 순서를 틀렸다고, 나에게 엄청난 갈굼을 당하던 후배.

왜 하는지도 모르는 야근 때문에 신혼임에도 퇴근을 못했던 후배 생각이 났다.




그때 다짐했다.

'아... 다시는 이런 꼰대 짓 하지 말아야지...'

그렇게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꼰대는 더 강한 꼰대를 만나면 2가지 중 하나가 된다.

복수심에 불타 더 강한 꼰대로 진화하거나,

부끄러운 마음에 지난날의 과오를 반성하고 개과천선 하거나.


100% 장담을 하긴 어렵지만,

나는 개과천선의 길을 선택한 것 같다.


그리고 주변 직원들의 이야기로 인생이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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