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기 어려운 문제도 하나씩 해결해 나가다 보면 끝이 보일 것입니다.
책 제목이 두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어느 날 400억 원의 빚을 진 남자'.
이 남자는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무엇보다 400억 원의 빚은 어떻게 되었을까?
아무리 힘들고 막막한 일이 생겨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알려준 책,
'어느 날 400억 원의 빚을 진 남자'의 힘이 되는 이야기들을 적어봅니다.
인생을 증오하지 않게 된 것은 겨우 작년쯤부터다. 그래서 허울 좋은 말은 못 하겠다. 허울뿐인 말은 못 하지만 신념이 된 말은 있다.
'아침이 오지 않는 밤은 없다.'
'Never, never, never give up (절대,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이 말이 내 목숨을 건져 주었다.
(중략)
인생에는 부조리한 일이 산더미처럼 많다. 그런 일만 생긴다고 여겨지는 날도 있다.
하지만 아침이 오지 않는 밤은 없다.
포기하기엔 아직 이르다.
후임자 인수인계에 대한 우려를 표하자 "괜찮아, 괜찮아. 인수인계도 별로 필요 없어."라고 말했다. 실제로 나는 그 후에 제대로 출근도 못 한 채 퇴사했다. 내가 하던 일은 다른 직원이 이어받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돌아가기 시작했다. 대기업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동시에 대기업에서 개개인의 능력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물려받은 회사는 정말이지 지옥 그 자체였기 때문에 나의 존재가치를 한탄할 틈도 없었다. 그래도 눈앞에 닥친 '대신할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는 현실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이때까지 열심히 일하며 보람을 느낀 나는 대체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앞으로 내 인생은 어떻게 되는 걸까.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진지하게 내 인생과 정면으로 마주했다.
그렇게 '싫어하는 일이라고 낙담하지 않고, 괴롭다고 해서 포기하지 말고, 재미없는 일에서 스스로 재미를 찾으면 결국 결과를 낸다'라는 일의 기본을 이 시기에 배웠다. 그때만 해도 이것이 훗날 내 인생에 큰 도움을 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하지만 화와 복은 꼬여 있는 새끼줄과 같다. 정말이지 그 말 그대로였다.
요즘은 알고 지내는 중소기업 경영자들에게 자주 하는 이야기지만, 나는 '큰 은행도 좋지만 신용금고나 신용조합 같은 지역 금융기관과 거래를 맺어두는 편이 좋다.'고 굳게 믿는다. 지역 금융기관은 상부상조의 정신을 기반으로 한 협동조합 성격을 띤다. 다소 높은 금리는 위기의 순간을 대비한 보험이다. 신용금고는 내게 든든한 아군이었다. 지금은 허세나 체면치레로 거래 금융기관을 결정할 만한 시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도산하면 어쩌지.' 하며 막연하게 생각했을 때는 불안이 커져서 나쁜 상상에만 휩싸였다. 공포는 스스로 제어할 수 없을 만큼 황당무계한 수준까지 부풀어 올랐다.
그런데 냉정하게 글로 써보니 차분히 처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안과 공포에 무턱대고 농락당하기보다는 불안과 공포의 원인과 대상을 똑바로 바라봄으로써 정신적으로 상당한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자원이 한정된 중소기업이니만큼, 약점이나 자신에게 없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강점이나 이미 갖고 있는 부분에 집중해야 했다. 약한 자일수록 자신의 강점과 장점을 강화하는게 중요한 것이다. 이는 소중한 깨달음이었다.
어느덧 나 자신을 '긴파치 선생님'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3학년 B반 긴파치 선생>은 다게다 데쓰야 주연의 드라마로,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학원물의 명작이다. 이 선생은 학생들이 문제를 일으킬 때마다 한 사람 한 사람과 소통하면서 해결해 나간다. 지금 내가 직원들을 상대로 하는 일도 그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실제 성실한 선생님이라면 40~50명쯤 되는 학생 한 명 한 명과 소통하며 지도할 게 분명하다. 그렇다면 나도 똑같이 할 수 있지 않을까?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식중독, S씨의 죽음, 가게의 화재... 이렇게 문제가 거듭되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은 바가 있었다.
모든 원인은 나에게 있다는 사실이다. 자조적인 의미는 결코 아니다. 이렇게 연달아 사건이 벌어진 후, 냉철하게 생각해서 도출한 결론이다.
노로바이러스 사건은 내가 직원들을 무리하게 만든 게 원인이었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직원이 출근해서 일했기 때문에 감염이 확산된 것이다. 보통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도저히 일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그런데 말 그대로 기어서 출근한 것이다.
계수관리를 엄격하게 한 탓에 직원 수가 적었으므로 한 사람이라도 쉬면 다른 직원들에게 피해를 주게 되는 환경이었다. 직원이 몸 상태가 나쁘더라도 기를 쓰고 출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내가 만들어놓았던 것이다. 내가 많이 의지했던 S씨의 죽음은 앞서 말했듯 그의 건강을 염려하는 한편, 그에게 기대려는 마음을 끊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매장에서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한 명이 몇 개나 되는 역할을 맡는 게 상식이었다. 불에 무언가를 올려놓고 계산대 업무를 보는 경우도 있었다. 충분히 청소할 여유도 없어서 후드는 기름때에 찌들어 있었다. 요리사가 잠시 눈을 떼고 다른 작업을 하는 사이에 불이 튀어 올라 후드에 들러붙은 기름에 옮겨 붙은 게 화재의 원인이었다.
나열해놓고 보니, 내 운영 방식이 모든 일의 원인이었다는 사실을 바로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 몇 개월 동안 연달아 발생한 일들로 인해, 나는 이제 더 이상 경영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내 머릿속에는 이익, 이익, 이익! 온통 이익밖에 없었다. 규동 판매 중단 이후에는 특히 그런 경향이 더 강해졌다.
"매출을 올려야 해. 쓸데없는 인건비는 줄여! 불필요한 원가는 없애! 이익을 최대화하는 거야!"
이렇게 외치며 끊임없이 질주한 부작용은 이런 사건으로 표면화하였다.
갑작스럽게 400억 원이라는 빚을 떠안은 후에야 세상에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일도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 결과 남에게 머리를 숙이고, 도움을 받고, 직원들과 힘을 합칠 수 있었다. 그리고 혼자서는 불가능했을 일을 이루어냈다. 인간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사람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각자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각자의 인생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어떤 문제와 어려움이 더 큰지를 비교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크고 작은 문제는 언제나 벌어진다는 것이고, 그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고 극복해 나갈지는 각자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저자는 사업을 하시던 아버지의 죽음으로, 어느 날 갑자기 400억 원의 빚이 남아있는 지역의 작은 요식업체 사장이 됩니다. 해당 업체는 연 매출이 200억 원이었고, 이마저도 이익을 내는 것은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저자는 최선을 다해 쓰러진 회사를 세우고자 노력합니다. 하지만 이내 내 마음처럼 움직여주지 않는 직원들을 원망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만이 아닙니다. 저자의 아버지였던, 전직 사장님의 묵인하에 자행되던 많은 부조리와 비효율이 조직의 분위기를 좌우하고 있었습니다. 저자는 400억 원의 빚을 상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보다, 앞으로 5년 간만 최선을 다해서 일해 보기로 합니다. 그렇게 5년이 지나자 많은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매출은 늘고, 이익은 개선되기 시작했습니다. 빚을 갚아 나가다 보니, 점차 수지가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어떤 일을 시작할 때, 너무 높은 목표에 쉽게 포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어, 주어진 오늘에 최선을 다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어느 날 400억 원의 빚을 진 잠자'의 주인공 또한 5년 동안 최선을 다하자는 목표로 생활을 했습니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빚도 모두 상환하고, 사업도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감당하기 힘든 문제로 오늘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