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는 오피스 빌런은 어떻게 상대해야 할까요?
기업의 경영자, 인사, 노무, 법무, 감사 담당자들이 오피스 빌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알려준 책.
'선 넘는 사람들'을 읽었습니다.
사회가 많이 변했습니다.
예전에는 참고 넘겨야 했던 일들이,
상식과 법률에 어긋나면 공론화가 되는 세상입니다.
잘 못된 것이 아닙니다.
당연히 쌓아두지 않고 해결되었어야 할 일들이,
이제는 법과 원칙에 맞게 처리가 되는 합리적인 세상이 도래한 것뿐입니다.
하지만 문제를 일으킨 이른바 '가해자(=빌런)'들은,
본인이 문제의 원인 제공자라는 것을 모른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리고 되려 회사와 피해자를 공격합니다.
이 책은 이와 같은 빌런들은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조사의 첫 단계부터 퇴직이라는 마지막 단계까지의 과정을 다양한 관점에서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기업의 경영자 또는 빌런을 상대해야 하는 담당자라면 꼭 한 번쯤은 읽어보아야 할 책,
'선 넘는 사람들'의 기억하고 싶은 이야기를 적어봅니다.
바둑 격언 중에 '공피고아 입계의완'이 있다. 공세 전 자신을 돌아보고, 대응하기 전에 서두르지 말고 자중하라는 뜻이다. 분쟁을 키우는 직원에 대한 첫 대응 결정 시 기업의 자세도 이와 같아야 한다. 돌아가는 길이 더 빨리 가는 길이다. (P.58)
노동조사는 있는 그대로 보기가 가장 중요하다. Zoom In과 Zoom Out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론이다. 조사팀은 Zoom In과 Zoom Out 사이를 바삐 이동하면서 편향에 빠지지 않고 조심조심 나아가야 한다. (P.97)
권고사직, 합의퇴사 협상이 원만히 해결되려면 전제 조건이 있다. 1) 원만한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기업이 끝까지 해임 내지 해고를 관철할 것이라는 대응 의지를 보이고 2) 그렇게 보인 의지 실현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 등이 잘 준비되어 있다는 점을 이들이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P.123)
기업은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을 조사하고 조치함에 있어 성인지 감수성 원칙을 따르더라도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고도의 개연성이 없다면 피해자 진술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고 이러한 결론에는 아무런 모순이 없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소위 '피해자다움'이 없다는 이유로 쉽게 피해자 진술을 배척해서는 안 되지만, 동시에 피해자를 무조건 믿어야 한다는 것도 아닌 것이다. (P.182)
징계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할 때 유념할 사항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꼭 알아야 할 한 가지만 소개한다. 있어야 할 내용만 담는다는 생각으로 간결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두껍고 상세한 보고서가 아니다. 얇고 군더더기 없는 보고서다. (P.256)
협박, 공갈에 임하는 대응팀의 최종 목표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협박, 공갈로 초래된 혼란과 갈등의 발전적 해소다. 이때 발전적 해소의 모습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가지다.
발전적 해소의 모습은 1) 설득 등을 통해 협박, 공갈하는 직원이 협박을 실행하지 않고 포기하도록 하는 것, 2) 더 이상 협박을 이어가지 않고 퇴사를 하는 것과 같이 , 긴장이 더 악화되지 않는 상태에서 상황이 잠정 종결되는 것(이것은 아직 분쟁의 불씨가 남아 있는 잠정적 상태인 점에서 앞의 포기와는 다르다), 3) 협박, 공갈하는 직원이 퇴사하면서 합의금, 특별퇴직금 등의 금전 보상을 받되 더 이상 문제제기를 하지 않기로 합의하는 것, 4) 협박, 공갈하는 직원의 요구를 거부하고 고소, 징계와 같은 정면 대응을 불사하는 것(이 경우 협박, 공갈하는 직원도 고소, 손해배상, 언론 제보 등 맞대응을 할 수 있다) 등이 될 수 있다.
전쟁에 비유하면 이는 각각 '무장해제, 일시휴전, 종전 협정, 전승'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P.297)
모든 협상이 그렇듯이 이기고 지는 싸움이 아니다. 서로 주고받으면서 합리적 결론을 찾아가는 과정이 협상이다. 합의 시점을 앞당기려고 해도 애초에 걸릴 만큼은 시간이 걸린다.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수 없는 것임을 명심하자. (P.337)
"인사담당자는 문제직원을 대할 때 그런 드문 자질을 갖춰야 하고, 자질을 갖췄더라도 불확실성에 맞서야 하는 불리한 처지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불리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더 나은 판단을 위해 노력하고 그 판단에 책임을 지는 것이 최선입니다." (P.371)
올 해부터 조사 업무도 저희 팀 역할에 추가되었습니다. 다들 전문적으로 조사 업무를 해 본 경험이 적기 때문에 고민하던 중, 이 책을 발견했습니다. 책을 읽으며 오피스 빌런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정말 큰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사건의 진실은 무엇인지?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사건은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회사를 협박하는 직원이 있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저뿐만 아니라 팀원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된 책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수많은 사건을 마주하게 될 것 같습니다만, 매 순간마다 이 책을 찾아보며 있는 그대로 보고 사건을 해결할 수 있도록 신중에 신중을 기하려고 합니다. 조사 업무는 신속성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선 넘는 사람들' 책에 대한 책인사의 한줄평입니다.
빌런이 오피스 빌딩을 런(Run)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신중하게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