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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인사 Feb 16. 2020

퇴근하겠습니다.

퇴근. 나를 찾아가는 시간.

라디오를 듣고 있는데,

가사가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는 노래가 있었다.

바로 장미여관의 '퇴근하겠습니다.'


그중 특히 기억에 남는 가사가 있었다.


(현실적인 부분)

퇴근하겠습니다.

퇴근하겠습니다.

나 이제 행복 찾아

멀리멀리 떠나렵니다.

퇴근하겠습니다.


(아직은 실현 불가능한 부분)

그만두겠습니다. 나 그만둡니다.

에라 모르겠다 나는

인생 한번 걸어볼랍니다.


(다시 현실적인 부분)

퇴근하겠습니다.




[Episode - 1]

지난주 일이다.

회사에서 매우 많이 높으신 분과

하루 종일 회의를 했다.


저녁 8시.

아들에게 전화가 왔다.


"아빠~ 언제 와?"

"응? 아빠? 음.. 아빠도 잘 모르겠는데?"

"왜?"

"응, 일이 많아서."

"무슨 일이 많은데?"

"응... 그러게..."

(아들! 아빠도 집에 가고 싶단다.ㅠㅠ)


[Episode - 2]

2주 전 일이다.


"월요일 아침까지만 부탁드려요~"

라는 매우 배려 깊은 듯한 이야기와 함께

금요일 오후 4시에 나에게 맡겨진 업무는

결국 토요일 아침 6시가 되어서야 끝이 났다.


나는 야근을 싫어한다.

그렇지만 주말에 회사를 나오는 것은 더욱 싫어한다.

주말에 회사에 나올 수는 없다는 결연한 의지에

결국 밤을 새우게 된 것이다.




직장인은 출근 시간만 되면

1분이라도 늦을까 봐

지하철에서 

엘리베이터에서

치열한 몸싸움을 벌인다.

그렇게 출근 시간은 칼 같이 지켜낸다.

그렇게 대단한 사람들은 수없이 봤다.


반대로 매일의 퇴근시간 칼 같이 지켜내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것 같다.

그렇게 대담한 사람은 거의 본 기억이 없다.


보통 출근하며 다짐한

퇴근시간을 지키기는 쉽지 않지만

장미여관의 노랫말처럼


퇴근이야 말로

행복을 찾아 나를 찾아

떠나는 소중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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