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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자아자 Mar 03. 2019

직장인의 톤앤매너

초년생 컨설턴트, 프로 직장인이 되기 위해


이제서야 첫월급 타본 직장 어린이로서, 다양한 상황이 발생하는 직장에서 어떻게 해야 좀 더 프로페셔널하고 약삭빠르게(?) 대처하는 것인지 난감할 때가 많다.





근 한달간 직면한 '어떻게 하면 좋지?' 혹은 '어떻게 말해야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을까?'고민했던 상황들:




1. 둘이 맡은 일. 정말 남 탓하고 싶지는 않지만 내 탓이 정말 아닐 때


내가 작업의 초반부를 맡고 후반부를 다른 분이 맡아서 업무를 함. 설명해드렸는데 이해를 잘 못하시면서 새로운 기준으로 하고 상사를 설득하겠다고 말씀하심. 그 분께 도움이 필요하냐고 묻기도 했지만 괜찮다며 가라고 해서 갔는데 다음날 결과물이 엉망이고 그 분은 안 계실 때. 상사가 와서 어떻게 된 일이냐고 자초지종을 물을 때. (...) 나는 결국 비겁하게 남탓을 했던 것 같다. 그것도 찐따같은 말투로. 하지만 사내 모두가 그분을 좋아하고 심지어 나도 굉장히 좋아하는데다 배울점도 많은 분이라고 생각하기에 내가 말한 자초지종과는 상관없이 아마도 상사는 신입이 설명을 제대로 못한 탓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셨을까 싶다.








(PS. 이 상황의 경우, 알고보니 그 분께서 굉장히 일을 잘 끝내놓으셨는데 최종결과물이 나와 공유되지 못해 나는 미완성본을 보았던 것. 그분이 오시고 보고드리면서 잘 끝났으나, 중간에 뭣도 모르는 신입이 괜히 누구 모함한 것만 같은 찜찜함이...)








2. 의욕에 비해 실력이 모자른 것 같아 자신감이 떨어질 때: 


업무건 업무외적인 일들이건 자신감이 없으면 말이 어딘가, 직접적인 단어를 빌리자면, '찐따'스럽게 나오는 것 같다.



상사와 내가 내 업무능력을 증대시키고자하는 목적을 가진 숙제를 맡게 됬다. 내 아이디어가 아직 상사의 눈에는 미숙해서 그런건지, 업무를 혼자 처리하는 성향의 상사는 결국 그 일을 혼자 다 하셨다. 나 역시도 꾸준히 아이디어를 생각해 보았지만 당신의 생각을 공유해주시지 않는 상사 앞에서 어딘가 나는 위축되어갔고 어느새 상사는 혼자 일을 다 처리하셨다. 내 입장에서는 이런 스토리겠지만 아마도 상사 입장에서는 '답답한 신입'스토리이지 않을까라는 그런 어딘가 찜찜함이.. 어느 부분을 좀 더 말을 예쁘게 잘 했으면 더 상황이 좋아졌을까 생각해보지만 아직 답은 잘 모르겠다.






(PS. 상사는 내게 나중에 누구랑 같이 일해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같이 일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고 하셨다. 그래도 '내가 얼마나 답답했으면..' 이라는 자책이 조금 남는다.)






번외로, 사내동아리를 하고 있는데 좋아서 하는 동아리긴 하지만, 실력을 못맞추다보면 괜히 내가 더 재미없게 하는 것 같아 어딘가 마음이 좀 불편할 때가 있다. 말 추임새라도 잘 넣어서 재밌게라도 하면 좋겠지만 어딘가 '아직 내 실력이 부족하다'라는 생각에 스스로 더 위축됬던 것 같다. 










3. 자주 볼 일 없는 회사 사람들과 이야기 할 때




직장이 크다보니 사실 같은 본부여도, 하물며 같은 팀이어도 보기가 쉽지 않은데 다른 본부면 거의 같은 회사 다니는줄도 모르는 수준이지만 우연한 계기들로 이야기해보게 된 다른 본부 사람들 역시 '프로직장인'다운 대화법을 구사했다. 친절하지만 가깝지는 않은, 예의 바르지만 선을 명확히 긋는 대화들.. 직장인의 세계가 이런것이라면 나도 빨리 배우고 싶지만 아직 너무 낯설고 어렵기만 하다. 




더불어 어디까지 이야기 해야하는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 내 이야기를 어디까지 해도 괜찮은 것인지, 조언을 구하기 위해서는 어디까지 속마음을 이야기해도 될지 잘 모르겠다. 이런 처세술은 한비자같은 병법서엔 없던데.. 혹시 관련된 책이나 영상 있다면 조언 부탁드립니다. 롤모델이라도 한명 정해놓고 배우고싶어요 :)






말을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정성있게 해서 배우고싶은 화술의 주자 중 한명, 황치열 :-)








그래서 요즘 내가 하고 있는 노력들은, 




1. 지식을 쌓는 것: 매일 꾸준히 경제신문과 다양한 책을 읽기


'대통령의 말하기'라는 책은 노무현 대통령의 대화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말을 보면서 내 생각이 뚜렷해야 말도 좀 더 조리있고 힘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은 한 사람이 지닌 사상의 표현이다. 사상이 빈곤하면 말도 빈곤하다. 결국 말은 지적 능력의 표현이다.

대통령의 말하기, 윤태영






출퇴근 시간이 긴 덕분에 신문을 읽고도 독서까지 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경제신문읽기는 대학생때부터 했던 습관이지만 독서는 사실 습관화시키고 싶은 일종의 '야속한' 목표였다. 왜냐하면 막상 책을 들고다니자니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무게나 책을 마련하는 것과 같은 것들 말이다. 읽어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재미없는 책들은 아무래도 몇페이지 읽고 집중력이 떨어지기 마련인지라 재미를 더해주는 책들까지 들고다니려면 두어권 들고다녀야 하는데 그러면 너무 무거워졌다. 매번 새로운 책을 사는 것도 부담이었지만 도서관에도 원하는 도서들이 없는 경우가 많아 좀 곤란했다.




이런 문제는 1월달부터 시작한 리디북스를 통해 해결되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아마존 파이어에 플레이스토어를 깔아 리디북스를 깔고 월정액 서비스를 결제했다. (리디북스 뿐 아니라 밀리의 서재 등등 다양한 월정액 독서 서비스가 있으니 무게도 줄이고 책의 다양성도 확보하기 쉬워 다른 사람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다.) 덕분에 독서량이 거의 바닥에서 그래도 꽤나 증가했다. :p








2. 오프라인으로 강연이나 모임같은 데 참석


요즘 많이 하는 생각 중 하나는 '다른 사람이 어떤 생각을 살아가고 또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알고 싶다.'는 것이다. 굳이 내가 그들의 삶의 길을 좇지는 않더라도 다음 선택을 내릴 때, 더욱 다양한 옵션을 알고 있다면 적어도 다양한 방향으로 고려해볼 수는 있을 것 같아서이다. 환경에 따라 남들이 가는 길을 주로 나역시 생각해보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학생도 아니고 좀 더 주체적인 '나의 삶'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기에, 환경 탓을 벗어나 educated choice를 만들고 싶다. 




안타깝게도 일회성 만남/참석으로는 그사람의 자연스러운 내면의 이야기를 다 듣기 어렵거나 원하는 것 만큼의 감동이 지속되지는 않아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나은 것 같다.






3. 친구들에게 묻기


하고싶은거 다 해보다가 직장인이 되었기에 주변 동기들은 모두 직장인이 된지 몇년차들이 되었다. 덕분에 가끔씩 만날 때면 어디가서 묻기는 조금 직접적인 수도 있는 것들을 물어보고 있다. 초년생에게 2년차, 3년차, 더 나아가 10년차 등등.. 선배들의 시선과 생각의 깊이를 아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 요즘 주로 물어봤던 주제는 월급 관리였다. ㅎㅎ











학부때도, 영국에서 석사를 할 때도, 싱가폴에서 스타트업 일을 할 때도, 전략컨설팅 인턴을 할때도, 정말 매 순간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결과를 내는 '예쁜 톤앤매너'에 대해 고민하는 건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컨설턴트'로서의 '프로페셔널함'과 '조직 내 레퓨테이션 관리'는 그동안 진지하게 맞닥뜨리지는 못했던 주제였다. 이 주제들은 앞으로도 직장에 다니는 한 계속될 고민이라는 것을 알기에, 처음부터 제대로 배우고 싶지만 어디서 무엇을 참고하면 좋을지 알쏭달쏭하다. 앞으로 롤모델을 찾고, 남들의 좋은 점들을 체화하고 나쁜 점들은 타산지석으로 삼아 발전하는 '프로직장인'이자 '진정한 컨설턴트'가 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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