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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자아자 Nov 13. 2022

[기사분석] 일본과 미국 금리

'일본이 미 국채 안사면'...월가, 채권시장 불안 점증

seeking alpha 기사(Weekly Commentary: Derivatives, Squeezes and Fiascos Aplenty | Seeking Alpha) 를 보다가 The yen was dislocating to the downside, while it appeared a break of the BOJ's yield peg could unleash mayhem. 라는 문장이 있었다.

사실 처음엔 dislocate가 무슨 뜻일까 싶어서, 그 다음엔 a break of the BOJ's yield peg could unleash mayhem 이라는 말이 무슨 뜻일까 싶어서 꽤 오랫동안 집중해서 보았다. 


cf. "엔화의 가치는 하락하는 한편, 이로 인해 일본중앙은행의 수익률 연동 정책 수정이 대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징조가 나타나기도 했다."정도로 해석 가능할 것 같다. https://naver.me/5jjWQXGl


단 한문장이지만 사실 함축하고 있는 바가 굉장히 크다. 바로 일본과 미국 국채의 관계를 요약한 문장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 문제는 미국에서는 굉장히 큰 이슈가 되고 있는데 국내는 상대적으로 '미국 내' 메커니즘에 조금 더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경향이 있어 따로 살펴볼 의미가 있다.


아래 기사를 통해 이해해보자.


'일본이 미 국채 안사면'…월가, 채권시장 불안 점증 - 연합인포맥스 (einfomax.co.kr)



미국 국채의 최대 매수자였던 일본의 매수세가 엔화 약세와 달러 차입 비용 증가로 위축되면서 월가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재무부 데이터로 일본은 지난 8월 기준 1조2천억 달러 가치의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본은 미국 국채를 굉장히 많이 보유하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 말하자면, 일본은 미국 국채의 큰 투자자이며 곧 미국 국채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자국통화를 떠받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미 단기 국채 매도세를 늘리는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일본 투자자들의 수요도 둔화되고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그동안 원화의 가치가 1450원까지 쭉쭉쭉 하락했다. 그러나 이는 원화만의 현상이 아니라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인한 글로벌 통화들 모두의 현상이었다. (이렇게까지 다른 나라 통화도 약세를 보인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다양한 원인이 있겠으나 그중 하나는 바로 기준금리 흐름이다.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다른 나라들의 금리 인상도 함께 촉발되었으나, 그러나 우리를 둘러싼 두개의 강대국 일본과 중국은 나홀로 금리 동결 정책을 펼쳤다. 그러면 어떻게 되는가? 미국과의 일본/중국의 금리 격차는 커졌다. 당신이 돈이 있다면 이왕이면 금리를 많이 주는 은행에 예치하고 싶다. 그런데 너무 많이 주는 듣도보도 못한 저축은행보다는 같은 금리라면 메이저 은행에 예치하고 싶을 것이다. 같은 논리가 국가간에도 성립한다. 미국의 신용등급이 일본보다 높다. 그렇다면 일본에 투자한 자금들은 빠져나가게 된다. 일본에 투자할 때는 엔화로 투자했을텐데, 일본시장에서 나갈 때는 엔화를 팔고 나가게 되니 팔려는 사람만 많아져서 엔화의 가치는 약해진다.


일본이 이런 엔화약세를 유지한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지만, 좋았던 것만은 아니다. 예를 들어 일본은 순 에너지 수입국이다. 에너지 수입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했다. 그렇다고 일본의 금리를 쉽게 올릴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일본의 국가 부채 수준은 GDP의 260%정도라고 한다. 1년 국가 예산을 빚 갚는데만 써도 다 갚을수가 없을 정도의 규모인데, 금리가 1%만 올라도 이자가 35조(3조7천엔) 늘어난다고 한다. 日 금리 1%P 올리면 이자 35조 급증…환율 개입도 약발 안 먹혀 | 서울경제 (sedaily.com) 참고로 지난 8월 일본 정부가 추진한 추경예산이 2조7천엔이다. 금리라도 오르면 대혼란…일본 '나라 빚' 3개월 만에 13조6000억↑ | 아주경제 (ajunews.com)


따라서 금리를 올리는 것도 용의치 않으니 엔화가 너무 약해지는 것은 막아 시장을 안정화 시켜야 하는 것이다. 엔화의 가치하락을 방어하기 위해선 정부가 시장개입을 단행하게 되는데, 다시 말해 정부가 시장에서 엔화를 사들이는 것이다. 이를 진행하기 위해선 당연히 자금이 필요한데 워낙 엔화가치하락이 빠르다보니 일본정부는 자금마련을 위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달러채권을 파는 것이다.



일부 일본 기관투자자들은 미 국채를 포함한 해외 채권 보유량을 경쟁적으로 줄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일본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을 매수할 때 환율 변동에 대한 헤지 비용이 더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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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 가격이 계속 하락하면서 국채수익률은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른 점도 일본 수요 감소의 큰 요인이다

채권은 금리가 인상될 수록 가격이 떨어진다. 예를 들어, 5%를 받는 채권이 있는데 이제 은행에 돈을 맡기면 10%를 준다. 그러면 누가 채권을 들고 있겠나? 당연히 팔고 은행으로 갈 것이고 파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채권 가격은 더 떨어질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일본에서 기존 보유하고 있던 미국 국채들의 가격이 떨어졌을 것이다.

한편, CCS로 헤지를 한다고 할 경우, 일본 투자자들은 헤지 기간 중 달러를 빌린 것에 대한 금리를 줘야 한다. 10월 말 기준 3개월 헤지 비용은 6개월 전 1.3%범위에서 현재 4.8% 이상으로 급증했다고 한다. 미국 국채 30년 만기물의 수익률이 4.3%임을 고려할 때 비용이 더 큰 셈이다. 이에 따라 일본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를 팔고 금리를 더 지급받을 수 있는 외국 회사채 또는 금리를 인상하지 않아 안정적인 일본 국채에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매수세마저 부진해지면서 국채수익률은 더 많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세처 연구원은 내다봤다.
언젠가는 일본이 미 국채 매수를 중단하고, 더 빠른 속도로 매도에 나서 미 국채시장에 추가적인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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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달러 대비 30년 만에 약세를 보이는 엔화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계속 매도할 가능성과 단기채로 부족할 경우 결국 장기채를 매도할 수 있다는 불안으로 이어졌다.
엔화 약세가 당분간 더 확대될 가능성도 문제다. 미국과 일본 간의 금리 격차가 커질 수 있어 달러 강세, 엔화 약세 구도가 나타나게 된다.
미 연준은 금리 인상에 지속적으로 나서는 반면,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금리를 인상할 계획이 없다고 거듭 강조한 상태다.
미국의 금리는 4%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본은 계속 10년 만기 일본 국채수익률을 0에 가깝게 유지하려 하고 있다.

현재는 단기채를 중심으로 매도하고 있으며 미국 국채 단기물의 금리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리가 상승하니 일본이 매도를 하고 이러한 대량 매도에 힘입어 미국 금리가 더 상승하는 악순환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각국 중앙은행의 현재의 스탠스를 한동안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일본의 엔화를 방어하기 위한 곳간은 점점 더 바닥나 장기물 매도로 확대되어 위와 같은 악순환의 고리가 미국 국채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본의 기관 투자자들이 미 국채매도를 강화할 가능성도 우려 요인 중 하나다.
WSJ는 이미 이런 투자자들은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후퇴했다고 설명했다.
수년 동안 미국의 낮은 단기 금리로 달러를 차입해 수익률이 높은 장기 국채를 매수했던 투자자들은 이제는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단기 금리가 장기채 수익률을 따라잡으면서 수익구조가 작동하지 않게 됐다.

한편 CCS나 FX스왑등을 이용해 달러를 차입한 뒤 투자를 진행할 경우, 차입에 대한 비용으로 6개월 Libor 금리를 지급해야 한다. 단기 금리가 너무 치솟아 장기물 금리보다 더 높은 역전현상이 발생하게 되면서 장기물 투자에 대한 비용이 더 크게 된 것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가격이 하락한 채권을 매각하는 것은 손실을 예상해야 하므로 어려운 결정이라고 봤다.
만기가 도래한 채권이 있으면 새로운 채권을 매입하지 않음으로써 채권 보유량을 줄이게 될 것으로 봤다.


기관투자자들은, 특히 보험회사들 같은 경우, 위와 같은 이유로 미국 채권을 보유하는 것에 손해가 크다는 판단을 내렸더라도, 실제로 재무제표에 '손실'을 기록하는 것은 굉장히 부담스러운 의사결정이다. 적어도 만기까지 들고 있다면 '손실'은 아니니까 (원금 전액을 회수할 수 있으니까) 차라리 만기까지 보유를 선택하되 신규 채권을 매입하지 않는 쪽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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