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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소통가 Aug 18. 2024

나의 마음은 지금 어떤 상태일까? [4]

명상을 방해하는 5가지 마음의 장애 - 4. 들뜸과 후회

4. 들뜸과 후회(산란한 마음) : 불안, 초조, 두려움이나 후회 등으로 드러납니다. 뿐만 아니라 마음이 현재에 있지 않고 계속 과거와 미래를 방황하여 고통을 경험하는 상태가 모두 들뜸과 후회에 해당합니다. 이런 경우 신체적으로는 과호흡 증상이 쉽게 나타나며, ADHD와 같은 집중력 장애가 생길 수 있습니다.



사마타 명상과 선정


마음이 산란하다는 것은 다른 말로 마음을 붙들어놓을 집중의 대상이 부재하다는 의미입니다. 일반적으로 명상을 처음 접하는 초심자들에 호흡 명상이 권장되는 이유는 모든 생명활동 중인 존재들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작용이 호흡이기 때문입니다. 또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면 언제든지 호흡을 활용한 명상을 할 수 있죠. 그렇기 때문에 호흡 명상은 매우 대중적으로 활용됩니다. 그러나 마음이 과도하게 산란한 분들은 명상 시 호흡을 인지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주어진 수행 대상에 흥미를 유지하지 못하고 잠에 빠지거나 과도하게 집중하려고 애쓰다가 과호흡이나 상기증세를 겪기도 합니다.


사마타 명상은 한 가지 명상의 대상을 정해 그것에만 마음을 두는 연습입니다. 호흡을 대상으로 한다면 호흡이 코 끝에서 들고나가는 감각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혹은 들숨 날숨에 따라 배가 움직이는 감각에 집중하는 것도 또 다른 방법입니다. 코 끝의 감각을 선택했다면 처음에는 뚜렷한 감각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이 안정될수록 호흡도 함께 미세해지므로 대상을 쉽게 놓치게 됩니다. 배가 움직이는 감각을 선택했다면 처음에는 다소 집중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평소 긴장된 몸 상태로 인해 흉부가 굳어있으면 배의 움직임이 크지 않기 때문에 집중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마음이 안정되고 호흡이 미세해졌을 때 배의 움직임은 오히려 더 두드러지기 때문에 대상을 놓치지 않고 명상을 지속할 수 있죠.


어떤 것을 대상으로 선택하든 장단점이 있습니다.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수행 대상에 관심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코 끝이나 배 움직임을 놓치고 딴생각에 빠져있는 나를 발견했다면 다시 대상으로 돌아가면 됩니다. 꾸준한 반복 연습만이 마음의 힘을 키우는 지름길입니다.



호흡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요소 중 한 가지를 정해 집중하는 것이 사마타 명상에 해당합니다. 자애 명상도 사마타 명상입니다. 자애라는 마음 상태를 대상으로 집중을 이어가기 때문입니다. 어쨌거나 수행 대상에 마음을 집중한 상태로 긴 시간을 있다보면 어느새 몸은 부동 상태가 되고, 마음은 차분함을 넘어 고요해집니다. 마치 나는 없어지고 이 세상에 호흡 작용만 있는듯한 경험이 일어날 수도 있죠. 명상을 마쳐보니 몇 시간이 흘러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사마타 명상은 ‘선정’이라는 마음 상태를 일으킵니다. 이는 들뜸과 후회의 상태와 반대되는 마음 상태입니다.





숙련자가 경계해야 할 사마타 선정의 여운

 

선정은 매우 깊은 집중의 상태입니다. 흔들림 없는 마음입니다. 이때 매우 강렬한 희열을 경험하기도 하는데, 이대로 세상을 떠나도 좋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러나 이것은 마음이 미세한 집중을 이어가다가 순간적으로 선정에 가까운 상태를 경험했으나 곧 대상을 놓쳐 선정의 여운을 느끼는 상태입니다. 경계해야 하는 순간이죠. 선정에 들었을 때는 선정인 줄 모릅니다. 오로지 수행 대상에만 집중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꿈을 꿀 때는 꿈인 줄 모르다가 잠에서 깨고 나면 방금 그것이 꿈이었음을 깨닫는 것과 같습니다.


일부 명상가들은 이 여운을 선정의 순기능으로 착각해 크게 집착하기도 합니다. 명상을 시도할 때마다 해당 상태에 이르기 위해 애쓰기도 하죠. 그러나 애쓰는 마음은 본래의 수행 대상에서 벗어난 상태임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집착을 내려두고 호흡 대상으로 집중을 이어가다 보면 머지않아 빛 현상을 경험합니다. 이것을 ‘니미따‘라고 부릅니다. 이때부터는 호흡 감각 대신 뚜렷한 빛을 대상으로 집중을 이어가게 됩니다. 다만 이 빛을 인지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오류를 범하게 됩니다. 빛이 가물거리거나 변화한다면 아직 무르익지 않은 것이니 계속 호흡을 수행 대상으로 해야 합니다. 올바른 방법으로 이어가야만 목적지에 닿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행 인터뷰가 매우 중요함을 짚고 싶습니다.





일반적인 마음은 늘 안전지대를 갈구합니다. 늘 불안하고 긴장합니다. 방법을 모른다면 외부 세계에서 의지처를 구합니다. 상호 불안정한 요소에 의존하므로 고통받습니다. 방법을 안다면 내면에 강력한 안전지대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대상을 놓치지 않는 집중입니다. 훈련된 마음은 늘 고요합니다. 집중은 마음 관찰로 나아갈 수 있는 중요한 힘입니다. 깊은 집중은 흔들림 없는 평온을 이루며, 적절한 집중은 마음의 작용들을 직면하는 통찰력의 시작입니다. 모두가 각자의 안전지대에서 평안하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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