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PT 리포트 #9

번아웃을 품는 온천 - 자애(mettā)

by 청한

마음PT를 찾아오는 분들은 번아웃 상태인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벗아웃은 자기 내면의 한계선을 인지하지 못한 채 열심히 채찍질만 하다가 안전지대를 벗어나버린 상태예요.

잘 살아보려는 마음은 간혹 욕심과 집착이라는 거친 친구를 만나 곤욕을 겪습니다.


마음에 열기가 쌓여 임계치를 넘으면 자연적으로 쿨링 다운이 안됩니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자주 걸리는 감기처럼 번아웃도 비슷하지요.

얼른 알아채고 돌봐주지 않으면 점차 삶의 질이 하락하고, 마음의 힘을 잃게 될 거예요.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자신이 번아웃인지를 잘 모릅니다.

스스로 회복될 수 있을지에 확신을 가지는 것도 인색한 경우가 많아요.

부디 자신의 고통을 병리적인 관점으로 바라보지 마세요.

여러분의 고통은 냄새나는 쓰레기가 아니라 울고 있는 아기입니다.

잘 돌봐주면 울음을 그치고 예쁜 미소를 보여줄 거예요.



“제가 할 수 있을까요?”
네,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세션 도중에 ‘훌륭합니다.’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일상적인 대화에서는 ‘훌륭하다’는 표현을 잘 쓰진 않죠. 그러나 아주 매력적인 표현이에요. 지쳐있는 참여자들에게 자애의 마음을 담아 훌륭하다는 말을 건네면 그분들의 눈빛이 살아나는걸 자주 목격합니다.


여러분은 자신이나 타인에게 훌륭하다는 말이나 생각을 얼마나 자주 하시나요?


저는 초기불교 명상(사마타와 위빠사나)을 접하면서 이 단어를 익혔습니다. 빨리어 표현으로는 ‘사두(sādhu)’라고 해요. ‘참 잘했다, 훌륭하다’ 정도의 뜻입니다. 수행자들은 집중수행 기간에 안거를 하며 열심히 수행에 임합니다. 그리고 매일 수행 과정을 마칠 때 다 같이 사두 삼창을 하고 마무리해요. 일종의 정해진 의식이자 마음을 보호하는 울림으로 작용합니다.


언어는 말과, 생각, 행동으로 표현됩니다. 이 모든 울림 속에 자애를 담으면 그것은 마법처럼 작용하여 작은 언어도 큰 위기에 빠진 마음을 구하게 되죠. 그러나 말은 자애롭지만 생각과 행동에 자애가 없다면 마법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말과 생각은 자애롭지만 행동에 자애가 없다면 역시 마법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말이나 행동은 자애롭지만 생각에 자애가 없다면 마찬가지로 마법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자애는 근본적으로 악의와 반대되는 마음 상태를 뜻합니다. ‘악의’라고 하면 매우 큰 살의나 악한 마음을 떠올리게 됩니다. 맞습니다. 이렇게 거친 범위의 악의도 있고 미세한 범위의 악의도 존재합니다. 미세한 악의는 일상에서 무심코 하는 말과 생각에 섞여있죠.


‘왜 이것밖에 못해?’

미세한 분노와 짜증은 악의에 해당합니다.


‘그냥 다 사라졌으면 좋겠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단절감은 악의에 해당합니다.


자애는 연결감, 보호의 힘, 딱 좋은 온기 등으로 경험됩니다. 차갑게 식는 기분이나 급히 수축하는 몸의 긴장, 이것저것 잘라내고, 튕겨내고, 방어하는 단절감은 자애와 다른 것이에요. 이러한 요소들이 뭉치면 쉽게 번아웃을 일으킵니다. 스스로 몸과 마음을 돌보며 자애와 삶의 균형을 되찾을 기회예요.


분노가 잦은 사람: 몸 전체를 천천히 스캔하면서 두드러진 긴장 부위들을 풀어주고, 가슴에 차오른 열기를 쿨링다운 해줍니다. 신체화 장애가 발견된다면 집중 케어를 하기도 합니다.


무기력과 우울에 빠진 사람: 그라운딩을 확인하고, 심장 에너지 필드를 되살립니다. 심장 에너지 필드에 왜곡 현상이 있다면 차근차근 신중하게 접근합니다.


불안과 두려움에 흔들리는 사람: 기초 명상 기법과 에너지 힐링을 활용해 마음 근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일상에서 사소하게 시도해 볼 수 있는 가이드를 드리기도 하죠.


마음PT에서는 모든 과정에 기본적으로 자애 에너지를 활용합니다. 참여자 스스로 자애를 통한 깊은 연결감을 경험하고 자신을 돌볼 수 있다는 확신을 갖도록 돕습니다. 내가 나에게 가장 따뜻한 사람이 될 때, 고통은 여유로 전환될 거예요.




많은 분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제 자신을 사랑하는 걸 잘 못해요.”


사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자애(metta)란 이상과 현실을 뛰어넘어 모든 것을 감싸안는 용기이기 때문입니다. 쉽다고 하진 않았어요. 그러나 한 번만 용기를 내면 그 힘이 쌓여 확신이 되고, 그것이 내면에 단단한 믿음을 형성합니다. 뜨끈한 온천에 몸을 담그면 몸과 마음의 긴장이 풀리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자애는 내면의 온천이에요. 자주 경험할수록 마음은 순수한 기쁨과 사랑으로 충만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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