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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난리

늙은 어린이의 노래

by THE AZURE POET

물난리

다음은 기상 속보입니다

네 지금, 전국적으로

장대 같은 비가 옵니다

마치 하늘에서

물동이를 계속 부어대고 있는 것 같은

극한 폭우인데요

대체 하늘나라에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궁금합니다

지금 달나라에서

취재하고 있는

김민휴 특파원을 연결해서

무슨 일인지

알아보겠습니다

네, 저는 지금 달나라 지구 쪽

계수나무 밑에 나와 있습니다

지금 이곳

달나라에도

비가 많이 내리고 있는데요

이번 폭우의 원인은

요 며칠간

햇님이 너무 뜨거운 햇빛을 지구에 보내서

지구와 햇님 사이에 살고 있는

구름들이 자기들도

도저히 못 살겠다고 시위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름들은 시위의 수준을

최고 단계로 끌어올렸다고 주장합니다

찔끔찔끔 우는 단계가 아닌

마구마구 울어 눈물을 펑펑 쏟아내는 방법인데요

이 때문에

구름들의 눈물이 집중적으로

지구로 떨어지는 것이 이번 폭우의 원인라고

전문가들도

분석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구름 대표를 만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 왜 이렇게 많은 비가 지구에 내리고 있나요?

- 아, 저희들은

지금 햇님이 너무하신다고

보고 있습니다

만약!

이번에 저희들 몸이 영영 타버리면

저희들은 앞으로

지구에 비를 내려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각 지역 대표들이 모여 결정하기를

이번에

전 구름이 험께 모여

펑펑 울어버라기로 한 것입니다

이번 데모의 목적은

그러니까

햇님이 너무 뜨거운 햇빛을

지구에 내려보내는 것을

취소해 달하는 것입니다

햇님과 지구 사이에 있는 저희들은

당연히

직접 피해자가 되는 것이니까요

- 네, 인터뷰 감사합니다

지금도 계속해서

많은 구름들이

햇님과 지구 사이에 있는

우주 광장으로 모여들고 있습니다

구름은

햇님이 뜨거운 햇빛을 계속

보내지 않겠다는 약속을 할 때까지

당분간

모두 한 마음으로 펑펑 울 계획입니다

이상, 달나라 계수나무 밑에서

특파원 감민휴, 전해드렸습니다

네, 수고하셨습니다 계속 좀 취재하여

국민들께 속보로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 뜨거워 살이 막 익어서도 살 수 없지만.

이케 막 물을 막 동이로 계속 퍼부어도

우리는 살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은 적당히, 중용 참말로 중요함다

앵커 한 마디였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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