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저어가는 삶을 위한 향연] - 김민휴의 시
즐거운 놀이터
김 민 휴
깔깔깔, 가을은 단풍들의 놀이터,
빨강, 주황, 갈색, 노랑, 초록, 오색
단풍들 놀이터에서 땀범벅이 되어 논다
산들 바람은 단풍들의 미끄럼틀,
빨강, 주황, 노랑 단풍나무 잎들이
미끄러져 내려와 갈색 풀밭에서 재잘거린다
푸른 하늘은 초록 단풍들의 도화지,
높다랗게 그려놓은 비행기 한 대
흰 구름 똥 갈기며 멀리 달아난다
맑은 햇살은 오색 카드의 질료,
단풍들은 오색 카드로 온 산에 수를 놓아
놀이터의 평화와 환희를 소리친다
가을비는 단풍들의 번지점프,
은행나무 노란 잎들 종일 지칠 줄 모르고
수직으로 뛰어 내린다
밤이 되면 단풍들 불꽃놀이를 한다
펑 펑 피융 피융
별들은 단풍들이 쏘아 올린 찬란한 불꽃,
온 세상, 온 천지는 오색
단풍들의 신나는 놀이터, 깔깔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