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후회하기 vs 안 하고 후회하기
우리가 하는 후회의 종류를 2가지로 구분하면 이렇습니다. 첫 번째는 과거에 '한 일'을 앞으로 하지 말아야겠다고 뉘우치는 것. 두 번째는 과거에 '하지 않은 일'을 그때 했었어야 했다고 뉘우치는 것입니다. 즉, "하고 후회하느냐", "안 하고 후회하느냐"의 차이입니다.
첫 번째 '후회'는 주로 이런 것들입니다. "한 종목에 많은 몰빵 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때 그 회사를 그만두지 않았어야 했다." "그날 술을 많이 먹지 않았어야 했다." "와이프에게 그렇게 말했으면 안 됐다" "그 친구한테 그 돈을 빌려주면 안 됐다" 등 이요. 회사에서도 "그 분야의 신규 사업은 시작하지 말걸" "O과장을 채용하지 말걸" "미팅에서 그 말을 하지 말걸" "PT 준비에 시간을 더 쓸걸" 등의 후회를 하곤 합니다.
이러한 후회는 다시는 같은 행동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집니다. 어떤 식으로든 삶을 나아지게 하죠. 과거에 잘못한 일과 실수를 교훈 삼아 성장하는 계기가 됩니다. 이제부터라도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물론, 사람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맹점이 있긴 합니다.) 이는 '회고'의 개념과도 연결되고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우리가 생각해 볼 것은 두 번째 '후회'입니다. 과거에 하지 않은 일에 대한 후회죠. 그때로 돌아간다면 하고 싶은 일, 그때 그랬으면 참 좋았겠다 싶은 일들입니다. 이번에는 제 사례를 들어볼게요. "첫사랑한테 고백이라도 해볼걸" "재수를 해볼걸" "대학생 때 창업 해볼걸"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할 걸" "유학 갈걸"과 같은 후회입니다.
위와 같은 후회는 교훈이 남지 않습니다. 안 했으니까요. "만약 그 일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가정해 보는 것도 의미가 없습니다. 힘만 빠지죠.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고요. 현재의 나에게 영향을 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기회비용인데요. 분명 그 당시에는 어떤 이유에 의해서 그 일을 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 일을 하기엔 무언가 두렵고,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한 거겠죠. 그런데 시간이 흐른 뒤에 돌아보니 그 정도의 리스크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 않은 일에 대한 후회는 평생 가기 때문이죠. 죽기 전까지 머릿속에 떠오를지도 모릅니다. "아, 그때 스타트업 한번 해봤어야 하는데" "아, 그때 유학을 갔어야 하는데" "아, 부모님 생전에 효도했어야 하는데"처럼요. 인생을 길게 본다면 이게 더 리스크가 크지 않을까요?
어쩌면 "하지 않은 일에 대한 후회를 최소화하는 것이야 말로 정말 인생을 잘 산 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일단 시작해 보고, 결과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것을 통해 조금이라도 성장하고 단단해질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되면 오히려 "한 일에 대한 후회"가 늘어날 수 있겠네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이러한 후회는 바로잡을 수 있거든요.
*커버 이미지: Unsplash의Clay LeC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