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잔인하다

한강 작가님을 좋아하는 이유

by Bee

내가 메모장에 써놓은 글이 있다.

"세상은 잔인하다." 이 한 문장이 내가 세상을 살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느끼는 요약이다. 아무것도 모른채로 사람들은 상처를 주고, 한 없이 가벼운 사람들도 있다는 걸 일깨워준다. 누군가 유명해지기 전에 나는 원래 이 사람을 좋아했어 하고 말하는 오타쿠마냥, 나도 똑같이 한강 작가님을 오랫동안 좋아해왔다, 지금까지. 한강 작가님의 글은 무게와 울림이 있다. 작가님이 보는 세상이 사실 내가 보는 세상의 색조와 같아서 나는 작가님의 글에서 위로를 많이 받는다. 작가님의 글은 우울하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또 반대한다. 그 글들은 쓰여져야 하기에 탄생했다.


내가 한강작가님 책을 추천하면 주변 사람들은 너무 우울해서 읽기 어렵다는 감상이 대부분이었다. 나도 동의한다. 작가님의 책을 읽고나면 무슨 열병을 앓듯 다음 작품으로 바로 넘어가기 힘들다. 한 책을 읽으면 그걸 소화하는 건 책을 읽고 난 이후이다. 그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다시 다른 책에 나는 풍덩 빠져 또 헤엄친다. 예전에 작가님이 했던 말을 기억한다. 아이에 관한 얘기였는데 이 세상에 아이를 낳아서 잔인한 것들을 경험하게 하고싶지 않다는 그런 말이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말을 들으면 방어감이 들 것 같은데 나는 너무나도 공감됐다. 세상은 너무나도 잔인해서 나는 내 아이를 낳을 자신이 없다. 모든 보호막을 쳐줄 수 없으니 아이를 낳지 않는게 나는 존재하지도 않는 내 아이를 구원하는 일만 같이 느껴진다. 그건 내가 느끼는 감정과 다 관련있다. 내가 살아가는 게 너무 힘들다고 잔인하다고 느끼니까 내 속에서 나온 한 생명체는 그렇게 못두겠는 것이다. 물론 이 말은 어디에서도 하지못했다. 그렇지만 작가님은 말의 해상도를 높일 줄 아는 사람인지라 작가로서 설명을 잘 해주고 또 작품을 내어주시는 거라고 생각한다. 나의 생각이 바뀔 수 있는 전환점이 또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은, 아직 세상이 잔인하다고 믿는다.

작가의 이전글어떤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