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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케냐, 잔디바르에 도착하다.

( 9 / 17 수 )

by 시인의 숲
1층 회의실에서 큐티하는 모습


케냐에서 보냈던 일주일이 훌쩍 지나가고 있다. 오늘은 탄자니아 잔디바르로 출발해야 했기 때문에 아침 큐티를 하고 김미정 선교사를 위해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며칠밖에 되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녀와 정이 들었다. 어젯밤에 나는 늦은 시간까지 그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그녀의 털털하고도 진솔한 이야기에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다. 공용 건조기에 넣어 두었던 빨래는 계속 돌아가고 있었고 자정이 다 되어서야 멈췄다. 그녀와 나누었던 이야기의 여운은 아침에도 여전히 내 속에 남아 그녀를 위해 기도하고 있었다.





<김미정 선교사님과 이런 이야기를 나눴어요~~>


한국에서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케냐로 오실 때 부모님들의 반응은요~!

부모님들은 장로님과 권사님이세요. 저는 장녀고 남동생이 한 명 있습니다. 교회에서 13년 동안 목사님의 비서로 일을 했죠. 그리고 34살에 선교 단체의 간사로 일하면서 선교를 접하고 눈이 열렸답니다. 10년 동안 그곳에서 모든 파트를 거치면서 많은 경험을 하게 되었고 선교지 방문도 직접 해보고 선교사님들의 사역에 대해 알게 되었죠.


힘든 시간들도 있었지만 하나님은 이를 통해 더 많은 계획을 하고 계셨던 것 같아요. 2007년 케냐의 단기선교도 밑바탕이 되었고요. 2015년 GPTI 훈련을 받았죠. 그리고 2016년 신당문화교회 담임목사님으로부터 케냐 파송을 받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에 부모님들이 오셔서 삼부르 기술센터를 돌아보셨어요. 재봉틀이 뻑뻑했는데 아주 부드럽게 해 주고 가셨죠. 든든한 기도의 후원자들이세요.~~^^

어떡해 혼자 케냐로 가실 생각을 하셨나요~! 그리고 삼부르로 가시게 된 계기가 있다면~~!

케냐 아이들의 환상을 보여 주셨어요. 케냐에서 바링고 에벤에셀에서 4년 동안 협력선교사를 거치면서 나름대로 선교에 대한 방향을 잡게 되었죠. 저는 이렇게 생각했답니다. 부자 부족은 안 가겠다. 가난하고 소외되고 오랫동안 기회를 받지 못한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가겠다고요~!!! 그래서 지도를 펴놓고 어디로 가야 할지 기도했습니다.


케냐 대부분의 선교사님들은 나이로비에 계시죠. 삼부르에는 선교사가 없었어요. 삼부르로 오게 되면서 AIC (아프리카 내륙 교회)와 연결되어 많은 도움을 받게 되었고, 무엇보다도 저를 파송해 주신 본교회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현재 삼부르 지역의 6개 교회 사역과 곧 오픈하게 될 <AIC 기술센터>를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저는 기술 센터를 통해 들어오는 수익금으로 목회자 생활비 지원과, 더 많은 신학생 등록금 지원(현재는 세명의 등록금을 지원하고 있어요), 그리고 고등학교 졸업 후 신학대학으로 가는 학생들의 진학후원을 연결해 주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김미정선교사)^^
삼부르 선교사의 집에서 찍었던 사진이다. 이 소박한 배낭 안에 케냐로 향한 선교사의 꿈이 담긴 것 같다





씨제이 레스토랑과 까르푸 매장

건물안의 조형물
맛난 브런치, 케냐에서 사 온 차


씨제이에서 조식을 먹었다. 레스토랑이 있는 이 건물은 "여기가 케냐 나이로비다"라는 듯, 너무 번듯하고 멋지다. 진열되어 있는 물건들도 예사롭지 않게 화려하다. 비즈 공예로 만든 닭 모형을 보면 얼마나 정교한지 모른다. 조식을 먹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는데 메뉴를 보아도 뭐가 뭔지 사실 잘 모르겠다. 대충 음식 한 가지씩 주문하고 커피를 주문했더니 주스 하나 더 시키란다. 서비스라면서... 그런데 종업원이 음식을 내오는데 양이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다. 이럴 줄 알았으면 숫자대로 시키는 것이 아니었는데 말이다. 한국은 일인 일음료, 일인 일식을 강조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르완다에서는 둘이 하나만 시켜도 아무 문제가 없다. 아프리카의 후한 인심이 여기서도 통하지 않을까 싶다.


까르푸 마켓에 갔다. 회계인 권선주 팀원이 케냐실링이 남았다면서 얼마씩 나눠주었기에 우리는 쇼핑을 하러 왔다. 이것으로 무엇을 살까 고민하다가 케냐에서는 차가 유명하다고 하길래 고급스럽게 포장된 차를 서너 개 샀다. 잎을 말린 것인데 누구에게 선물을 주더라도 좋을 것 같은 커리어다. 같은 아프리카라도 어쩌면 이렇게 다를 수 있지. 너무 고급스럽다!!!라는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빌리지마켓


빌리지 마켓


빌리지 마켓(기념품 가게)은 규모 면에서 대단했다. 나이로비에는 정말 구경거리가 많았다. 너무 넓고 너무 기념품들이 많아서 윈도쇼핑만 해도 꽤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건물과 건물이 이어지는 공간에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옷이며 장신구며 액세서리며 굵고 잔잔한 물건들이 꽉 차 있다. 나는 천으로 만들어진 아프리카 지도 앞에 멈췄다.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서 아프리카가 금방이라도 일어설 것 만 같았다.


남편과 나의 눈길이 함께 멈춘 곳은 천에 그려진 액자였다. 두 마리의 두루미가 먼 산을 배경으로 서 있는 모습이었다. 사실 남편이 가격을 잘 못 읽고 욕심을 냈던 작품이었다. 그 사실을 안 주인과 우리는 폭소를 자아냈다. 어디서 왔어요~~ 코리아, 오우 코리아요...

옆에 있던 점원은 코리아를 가고 싶다며 대단한 관심을 우리에게 보냈다.





점심 후 케냐공항으로


점심때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케냐 공항 천정


탄자니아로 가기 위해 케냐 공항으로 출발했다. 우간다와 케냐 일정을 마쳤으니 선교 트립의 절반은 소화한 셈이다. 한국에서 온 일행들은 장시간의 여독이 풀리지 않은 채로 일정이 진행되면서 차츰 몸이 아파지기 시작했다. 최성희 팀원, 김주경 사모님이 설사와 변비로 고생하는가 하면 박민부 목사님은 케냐 항공 탑승 전부터 심하게 탈이 났다. 다행히도 공석수 팀원의 침술 덕분에 모두 평온함을 찾을 수 있었다. ~^^




잔디바르에 도착하다


잔지바르 공항에서


어둠이 깊어갈 무렵, 케냐에서 1시간 40분가량 걸려 탄자니아 잔디바르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잔지바르에서 한식당 <집밥>을 운영하고 있는 윤상범 선교사님이 우리를 맞이했다. 늦은 시각이라 일단, 인사만 하고 주문한 집밥 도시락을 받아 들고 숙소로 향했다. 윤기 나는 밥도 생선튀김도 오징어무침도 맛있다. 바닷가가 없는 르완다에서는 너무 귀한 오징어다. 모든 반찬이 짜지 않고 심심하다. 한국에서 먹던 그 맛을 그대로 느낀다. 밖은 이미 캄캄해졌지만 내일 날이 밝으면 GOLDEN TULIP 숙소에서 바라볼 잔디바르의 모습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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