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죽었다
신은 어디엔가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을 인정하면 내가 미칠 것만 같다. - 프리드리히 니체
니체는 ‘신은 죽었다’고 선언하면서 현대철학을 열었다. 삼라만상의 중심인 신이 죽음으로써 삼라만상 모두 신이 되었다.
신이 죽게 되면 모든 힘 있는 것들이 동시에 죽는다. 모든 폭력은 항상 신의 이름으로 행해졌다.
민주주의는 인간이 신이 되는 정치체제다. 인간 위에 어떤 무엇(인간을 포함하여)이 있으면 민주주의가 아니다.
우리는 ‘마음을 비우다’는 말을 많이 한다. 마음을 비우면 어떻게 될까? 우리가 마음을 갖고 있으면, 마음은 어느 한 곳에 꽂히게 된다.
우리는 마음이 꽂힌 어느 한 곳의 노예가 된다. 돈에 꽂히면 돈의 노예가 되고 다른 사람에게 꽂히면 다른 사람의 노예가 된다.
마음을 비우면 우리 온 몸에 마음이 있게 되고 나아가 천지자연으로 마음이 확대된다.
우리는 삶의 주인이 된다. 마음을 비운다는 건, 자신 안의 신을 죽이는 것이다. 자신의 중심을 해체시키는 것이다.
원시사회에는 중심이 없다. 우리 눈에 중심으로 보이는 부족장은 부족원들의 삶을 보살피는 도우미다.
누가 굶고 있으면 자신의 먹을거리라도 줘야 한다. 부족원들 사이에 싸움이 일어나면 둘 다 만족할 때까지 화해를 시켜야 한다.
그는 특권이 없다. 따라서 항상 가난하다. 단지 명예가 있을 뿐이다. 우리 가정의 자상한 어머니 같다.
원시사회가 끝나고 농경사회가 시작되면서 중심이 생겨났다. 땅을 가진 자가 중심이 되고 땅을 갖지 못한 자는 변두리로 밀려났다.
그 후 전체 땅을 가진 왕은 절대적인 중심이 되었다. 항상 신나게 살아가던 인류는 신명을 잃어갔다.
중심을 없애자고 주장한 철인이 노자, 장자다. 그들은 왕은 말없이 자신의 자리에 있어야 한다고 했다.
신하들은 왕의 의중을 알 수 없다. 신하들은 왕의 뜻을 살피지 않고 각자의 능력을 발휘한다. 모든 백성들도 각자의 능력을 발휘하며 살아간다.
바로 무위(無爲)의 정치다. 중심이 없으면 모두 중심이 된다. 노자, 장자의 무위의 정치학은 현대정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현대사회는 신을 죽여 놓고서는 새로운 신을 섬기는 사회다. 돈이 새로운 유일신이 되었다.
강력한 중심이 있는 세상에서는 여러 작은 중심들이 생겨난다. 재벌 회장, 대통령, 사장, 서울, 수도권...... .
삼라만상은 중심이 없다. 각자 중심이다. 중심이 텅 비어 있기에 삼라만상은 각자 중심이 되어 자신의 길을 간다.
인간 사회만이 중심이 있다. 하늘의 순리를 어기고 있다. 코로나 19, 기후 위기, 전쟁, 온갖 사건 사고..... 인류의 위기다.
지금 우리는 모두 니체가 되어야 한다. 다시 신을 죽여야 한다. 우리가 모두 신으로 거듭나야 한다.
니체는 신은 죽었다고 선언하고서 광인이 되었다고 한다. 그의 메모장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있다고 한다. ‘신은 어디엔가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을 인정하면 내가 미칠 것만 같다.’
뜨거운 것이 어디 인간뿐이랴
세상의 모든 것이 자기 안에
뜨거운 중심을 가지고 있다
한 마리 벌이나 개미인들 중심 없으랴
먼지들도 한 중심으로 뭉쳐서 날아다님을
- 이대흠,《뜨거운 중심》부분
‘먼지들도 한 중심으로 뭉쳐서 날아다님을’아는 시인은 이 시대의 예언자다. 언젠가는 우리 모두 예언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날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