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by 고석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나는 그대들에게 초인을 가르친다. 인간은 초극되어져야만 하는 그 무엇이다. 그대들은 인간을 극복하기 위하여 무엇을 했는가?


-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말에 가슴이 뛴다. 하지만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왜 그럴까? 인간의 의존성 때문이다. 인간은 태어나면서 다른 사람(어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아야 온전하게 자랄 수 있다.


태어난 후 1년 동안은 자궁 속에서 지내던 지난 1년처럼 꼼짝도 하지 못하고 누워있어야 한다.


오로지 알 수 없는 옹알이를 하며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다. 그러면 어머니는 아이가 바라는 것을 바로 들어준다.


배고프다고 하면 입에 젖을 물리고, 배변을 하여 찝찝하다고 하면 기저귀를 갈아준다.


이런 경험을 반복하면서, 아이는 ‘전지전능감(全知全能感)’을 갖게 된다. ‘세상은 내가 원하기만 하면 다 이루어지는구나!’


원시사회에서는 이러한 유아적인 사고를 가혹한 성인식을 통해 극복하게 했다. 아이는 죽을 고비를 겪으며 어른으로 새로이 태어났다.


이러한 성인식이 사라진 현대문명사회에서는 아이가 어른이 되어도 여전히 아이의 정신 상태에 머물러 있게 된다.


그는 무언가에 의존해야 한다.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견디지 못한다. 짐승보다 못한 존재가 된다.

현대사회를 ‘신이 죽은 시대’라고 한다. 하지만 신은 부활하고 있다. 돈, 국가, 사이비 교주들로.


많은 사람들이 일생동안 돈의 신을 경배하며 살아간다. 일벌레가 되어 돈을 향해 오체투지로 고물고물 기어간다.


많은 독일인들이 히틀러의 나치즘을 숭배하였고, 많은 일본인들이 일본제국주의를 숭배하였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갈 수 없는 나약한 사람들은 강한 무언가에 의존해야 살아갈 수 있다.


민주주의의 가장 큰 적은 민(民)이 주(主)가 되지 못하는, 인간의 나약함이다. 나약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사랑 가득한 평등한 관계를 이루지 못한다.


니체는 신이 죽은 시대를 살아가는 법을 제시한다.


“나는 그대들에게 초인을 가르친다. 인간은 초극되어져야만 하는 그 무엇이다. 그대들은 인간을 극복하기 위하여 무엇을 했는가?”


모든 위대한 사상, 종교는 인간의 거듭남을 가르친다. 거듭나지 못하면 인간은 다른 강한 누군가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사랑과 공생’을 구분한다. 그는 ‘사랑의 기술’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진정한 사랑은 실천하는 것이지, 누군가에 빠지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가 오로지 한 사람만 사랑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무관심하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공생적 집착 또는 확장된 이기주의에 불과하다.’


사랑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갈 수 있는 사람만이 행할 수 있다. 그는 깊은 마음속에서 올라오는 사랑으로 다른 사람을 만나기 때문이다.


혼자 설 수 없는 사람은 다른 누군가에게 의존해야 한다. 그들은 공생적 집착을 사랑이라고 착각하게 된다.

현대대중사회에서 혼자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개인’이 되는 것은 쉽지 않다. 돈이라는 유일신은 인간을 서로 시기하고 미워하게 하기 때문이다.


돈의 신을 숭배하는 사람들은 모래알처럼 흩어져 살아가게 된다. 원자화된 인간들은 외롭다. 그래서 서로 병적으로 의존하는 공생관계를 이루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인생을 편안하게 살아가려 하지 말고 힘들게 살아갈 각오를 해야 한다. 진정한 행복을 위하여.


석가는 2500 여년 넌 전에 초기불교경전 ‘숫타니파타’에서 다음과 같이 법을 설했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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