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의 힘

오늘도 나는 밥을 짓는다

by 지구별여행자

​유난히 퇴근길이 무거운 날, 우리를 유혹하는 건 화려한 ‘도파민’의 맛이다. 맵고 달고 짠 배달 음식은 한 입 베어 문 순간 뇌에 짜릿한 쾌락을 선사한다. 하지만 그 자극은 축제처럼 짧고, 뒤돌아서면 갈증과 공허함을 남기곤 한다.

​반면, 집밥은 ‘세로토닌’의 영역이다. 갓 지은 밥의 단맛과 슴슴한 된장찌개에는 혀를 마비시키는 강렬함은 없다. 대신 몸과 마음을 천천히 데워주는 평온함이 있다. 도파민이 "더 강한 자극!"을 외치게 한다면, 세로토닌은 우리에게

"이대로 충분해, 안심이야"라는 만족감을 선물한다.

​워킹맘으로 살며 지친 몸으로 앞치마를 두르는 이유는 이 평온한 행복을 아이에게 먹이고 싶어서다. 밖에서 치열하게 ‘성취’와 ‘자극’의 시간을 버티고 돌아온 우리 가족에게, 가장 필요한 건 뇌를 흥분시키는 맛이 아니라 마음을 다독여주는 순한 온기이기 때문이다.

​화려하진 않아도 늘 그 자리에 있는 것, 먹고 나면 비로소 숨이 쉬어지는 것. 우리를 다시 살게 하는 힘은 결국 자극적인 도파민이 아니라, 소박한 집밥이 주는 세로토닌의 위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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