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지나간 계절에게
아직도 문득, 그 사람이 그립다.
겉으로는 고요해 보이지만 아직도 내 마음은 작은 진동으로 요동친다. 어느 날은 잔잔한 물결처럼 스며들듯 내 마음을 적시고,어떤 날은 갑작스럽게 몰아치는 파도처럼 숨을 가쁘게 몰아쉬게 한다.
이성으로는 이미 끝난 이야기로 마침표를 찍었지만,
감정은 끝내 이성을 따라오지 못한다. 마치 시간이 멈춘 한 장면에 마음이 붙들린 듯, 여전히 그 사람을향해 남아있는 듯하다. 그리움은 내 일상 속에 잔상처럼 남아 평범한 하루 중 길을 걷다가도, 같이 들었던 노래 한 곡 속에서 나를 불러내곤 한다.
하지만 이젠 그리움을 붙잡지 않고,
그리움이 아닌 고마움으로 떠올리려고 한다.
그 사람은 내게 많은 것을 가져다주었다.
그 사람으로 인해 손을 잡고 걷는 소소한 일상의 낭만을 알게 되었고, 사랑하는 마음을 통해 나를 비추어 보는 방법을 배웠다. 서로 다른 삶의 이야기가 만나, 나의 세계가 넓어지고 내 삶의 풍경이 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여행의 설렘을 알게 되었고, 위스키의 깊은 향을 배웠으며 낯선 공간에서 새로운 풍경을 마주하며 온전히 나를 느낄 수 있었다. 함께 나눈 숨결 속에서 진정한 따뜻함이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사랑이란 감정을 내 삶에 드러낼 용기를 얻었다.
그 사람의 다채로운 삶 속에서
나는 나를 비추며 물었다.
"나는 어떤 것을 해 볼 수 있을까?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 사람일까?"
그 질문들은 단순히 연애의 과정에서만 머물지 않았다. 내 안의 불안을 드러내고, 그 불안을 통해 나를 다시 바라보게 했다. 나는 사랑을 통해 불완전한 나를 마주했고, 동시에 그 불완전 또한 나의 일부라는 사실도 배웠다.
짧지만 깊었던 그 사랑은, 내게 성장의 계절이었다.
불안 속에서도 나를 지켜내는 법을 배웠고,
사랑이 단지 행복과 설렘만이 아니라
아픔과 흔들림까지 포함하는 경험임을 알게 되었다.
사랑은 때로는 나를 치유하지만,
때로는 나를 흔들어 무너뜨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 모든것들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내 삶에 짧게 머물렀지만,
그 사람은 내게 사랑이 필요했던 순간
가장 안전한 자리에 머물다간 사람이었다.
내 사랑에 많은 선물을 남기고 간 사람.
그 시간, 나와 함께한 순간만큼은 진심을 보여주었고 그 진심 덕분에 나는 더 큰 세상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무엇보다, 나는 그 사람 앞에서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있었다.
꾸미지 않고, 감추지 않고
나의 이야기를 세상 밖으로 내놓을 수 있었다.
그가 물었다.
“남자친구가 생기면, 뭘 제일 먼저 해보고 싶어요?”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사람 많은 곳에서 손 잡고 데이트하는 거요.”
그 대화가 시작이었다.
그 순간부터 나는
내 세상과는 다른 세상으로 걸어 나갈 수 있었다.
사람들 사이에서, 낯선 풍경 속에서,
처음으로 내 마음을 손에 쥔 듯 안심할 수 있었다.
이젠 그 사람의 손이 아니라도 괜찮다.
내가 나 자신을 꼭 잡고 있다는 확신만으로도
새로운 세상을 마주할 수 있게 됐다.
이제 나는
나의 햇살을 품고 나만의 계절을 살아갈 것이다.
안녕, 나의 지나간 계절
우린 끝내 같은 길을 걸을 수 없었지만,
당신과 함께 했던 시간 속
함께한 순간, 나를 향했던 마음
편안히 기대었던 시간들 모두 행복했어요.
당신 덕분에 나는 세상과 삶을 조금 더
넓게 바라보게 됐어요. 고마워요.
나는 이 사랑의 선물을 간직한채
나의 길로 걸어갈게요.
나의 한 계절을 빛나게 해 줘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