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나무

숨바꼭질

by 기억나무

남편은 나의 손을 잡고 걷는 걸 좋아한다.

자연스럽게 맞잡은 손이 한결같이 늘 따뜻하다.

어느 날 내 손이 따뜻하면 남편은 놀란 듯이

어! 여보 오늘은 손이 따뜻하네? 뜨거운 여자인데?

장난기 가득한 눈으로 날 쳐다보는 남편의 눈빛이 따뜻하다.

남편의 장난스러운 말에 맞장구쳐준다.

나 오늘 뜨거운 여자라서 여보 손 안 잡아도 돼요

남편은 안되지 안되지 하면서 나의 손을 더 세게 꼭 잡고 걸어간다.

맞잡은 우리의 손이 축축해지면 잠시 손을 놓았다가 다시 잡기를 반복한다.

그렇게 우리는 말없이 두 손을 꼭 잡은 체 한참을 걷는다.

우리가 맞잡은 손의 온기가 온몸에 흐른 후 다시 남편에게로 흐른다.

그렇게 우린 서로의 따뜻한 것들을 나눠가진다.

어쩌면 각자 품 안에 숨겨놓은 차가운 것들을 서로 눈치채지 못하기를 바라면서.

숨바꼭질하듯이 서로에게 더 잘 꼭꼭 숨기라고 더 세게 더 꽉 잡는 손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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