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에

by 빛해랑

우리 안에는 한계를 두지 않는 강인함도 있지만, 한없이 나약한 모습도 있다. 내게도 이 두 가지 모습이 다 있다. 나약함에 때때로 굴복하며 타협을 하며 살기도 한다. 강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변화되기 위해서 조금씩 나아지려는 것뿐이다. 혜민스님의 글을 본 적이 있다. 변화하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다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헤아려주라고. 때가 되면 스스로 변화할 거라고 했다.

나 역시 변화를 바란다. 많은 사람과 관계를 이루고 살아간다. 수없이 흔들리고,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때마다 아파했다. 타인에게 받은 상처를 내 탓으로 돌렸다. 자존감이 낮아질수록 결핍은 깊어 갔다. 열망만으로는 부족하다.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쓴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다른 사람이 되지 않는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무딘 도끼로 나무를 찍어낸들 나무꾼만 지친다. 날카롭게 도끼날을 세우는 일이 먼저일 것이다. 그것을 내면 성장이라고 부르고 싶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은 성장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 혼자 하는 것보다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해나간다면 더욱 좋겠지. 그보다 먼저 가 나 자신을 사랑하고, 타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패해 보지 않은 인생 없고 좌절해 보지 않은 사람 없다.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어렵다는 것은 싸워서 이기라는 뜻이 있다. 좋은 이야기다. 하지만 싸워 이기려 하기보단 한없이 약한 나임을 인정하고 돌보고 사랑해 주면 더 좋지 않을까. 온전히 받아주면 때가 왔을 때 스스로 알아서 변화하려고 한다는 혜민스님의 말처럼.

오늘도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생각이 많아지면서 아프다. 그렇지만 일어나 툭툭 털고 또 길을 간다. 부딪히고 깨지는 게 두렵지만, 그것 또한 삶이다. 때문에 보듬고 토닥이며 간다. 우리 모두는 나약하고 빈틈이 있는 존재다. 나를 사랑하듯 타인을 사랑하기로 한다.

완벽하지 않아서 아름답다고 내게 말해 주고 싶다. 넘어지고 일어서는 과정에서 더 단단해질 거라고도. 나를 온전히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진정한 성장의 시작일 터다.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는 것도 잘못이 아니다. 괜찮은 내가 되어가는 빛나는 과정일 뿐이다. 꽃보다 사람이 아름답다는 말은 영원한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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