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 무렵 언니가 요식업을 하던 때가 있었다. 매일이 고달파 보였다. 돈을 버는 즐거움보다는 쉬지 못하고, 어린 자식도 돌보지 못하는 생계형 장사가 안타까웠다.
조카가 서너 살 쯤일 때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게를 했었다. 어린 조카를 봐줄 수 있는 사람이 마땅치 않았다. 직장을 다니던 나는 조카를 봐줘야 해서 퇴근하면 집으로 오기 바빴다.
주말도 없이 열심히 손님을 위해 일한 듯 보였지만 수입은 늘 빠듯하다고 푸념했다. 이모인 내가 없는 낮에는 하루 종일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겼는다. 어렸던 조카는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며 울고 떼를 쓰는 날이 많았다. 딱히 방법이 없으니 달래도 보고, 윽박지르기도 하며 억지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때의 마음 아팠던 기억은 장사를 해볼 마음을 일도 없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이미 30년이 지난 얘기다. 세월이 흘러 기억이 희미해져서일까. 아직도 근로자의 삶을 살고 있는 요즘에는 꼭 요식업이 아니더라도 생산자의 삶이 그래도 낫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고명환 작가님의 음식 사업 이야기를 책으로 읽었을 땐 정말 부럽기도 했다. 우노 다카시의 "장사의 신"을 읽으면서 내가 그동안 생각해 왔던 장사의 개념이 전혀 다르게 와닿는다.
"요식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상, 한나라 한성의 주인이 되지 않으면 그 삶이 즐거울 수 없다고 난 생각하거든. 평생 다른 사람 밑에서 지루한 표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다간 인생 망가져."
장사의 신-우노 다카시
일본 요식업계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이자카야의 전설' 우노 다카시 말이다. 사람들은 자신만의 철학이 있게 마련이다. 그간 막연히 장사는 어려운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나는 장사의 기본을 제대로 모르는 소리였다. 나처럼 무지한 사람의 로선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말이 틀린 말도 아니다. 단순히 음식을 파는 것이 아니라 장사는 사람을 얻는 것인 것을 책으로 알게 되었다.
언니의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게는 결국 2년 정도를 버티다가 문을 닫았다. 아이들 때문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제대로 장사할 줄 몰랐던 배움의 부재 탓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프랜차이즈 본사에 가서 교육을 들어본 것이 다였을 것이다. 관련된 책 한 권이라도 읽었다면, 본사의 조리법만 의지하지 않고 메뉴 고민했다면 달랐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어쩌면 장사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일 수도 있다.
"손님도 나도 즐거운 가게를 만들면 안 되는 가게는 없다고" 한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고민해야 한다.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거저 얻어지는 것은 없다. 청춘을 바쳐 일하는 직장인조차 연구하고 고민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법이지 않은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