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밥 먹자."
주말 오후, 딸이 외식하자고 한다.
"귀찮아, "
"너무 멀어, "
이런저런 이유로
외식을 싫어하던 딸이
웬일로 먼저 밥 먹자 한다.
네 식구 모여 밥 먹었던 때가 언제였더라.
아이들은 어느새 훌쩍 자라
자신의 삶을 산다.
한집에 살아도 각자다.
말 수는 줄고 의무만 남아 간다.
당연했던 가족과의 식사가
이제는 마음먹고
시간을 내야만 하는
특별한 일이 되어버렸다.
매일 보는 얼굴이었지만 몰랐다.
남편의 왼쪽 콧등에
검은 점이 생긴 줄.
야위어 보이는 딸이
다이어트를 했는 줄.
머리카락은 언제 저렇게 길었을까.
보조개 패인 딸의 미소,
햇볕에 그을린 남편 얼굴
가까이 보고 자세히 보니
이렇게나 특별하고 소중하다.
다 같이 밥 먹어보니 알겠다.
다들 외로웠다는 것을.
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