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아는 척' 병이 있다.
'우기는 병'도 있다.
남편은 그날 딸에게 모진 말을 했었다.
"아프다는 이유로 언제까지 몸을 사릴 거냐.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든가."
공부도 중단한 채 마냥 흘러가는 시간이 안타깝고 답답하다는 투였다.
딸은 그날따라 아픈 허리의 증세가 심했는지 종일 허리를 두들기며 짜증을 냈었다.
바깥은 찌는 듯 더운데 집안 공기는 며칠째 싸늘하다.
오늘 나는 남편에게 같잖은 조언을 했다.
각자 인생이니 자기 속도대로 살게 내버려 두라고, 실패해보지 않고서 어찌 성공할 수 있겠냐고, 당신이 원하는 대로 살지 않는다 해서 비난하고 무시하는 듯한 그 말투를 제발 고치라고,
입으로는 그리 말하면서 마음 한편으로는 딸에 대한 남편의 생각이 이해된다.
그리고 부끄러웠다.
나는 그런 태도로 다른 사람을 보고 있는가.
나는 진정 그런 삶을 살고 있는가.
나부터 병을 고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