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노후화의 문제를 푸는 새로운 방식 - 도로인프라 얼라이언스
관련 기사: https://n.news.naver.com/article/421/0007182043?sid=102
정말 잘 했습니다.
일본은 2012년 사사고터널 천장 붕괴사고를 계기로 인프라노후화 문제에 대책을 마련하면서 이를 정부만의 힘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산학관민의 지혜와 기술을 모아 총력대응해야 한다고 국가적 비전을 마련하고 그 후속대책으로 2017년에는 인프라메인테넌스국민회의를 창설 발족해서 전국 조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인프라노후화 문제를 결국 예산 부족으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각종 사고가 이어지는 등 열악한 상황을 타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오랜 동안 관심있게 지켜봐 왔던 일본은 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대책에 ’2030년까지 센서, 로봇 등 첨단기술을 개발하여 점검보수 분야의 전세계 시장의 30%를 점유한다’는 목표를 수립했고, 그 돈으로 미래세대가 안전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지금 이상의 풍요를 누리도록 만들겠다는 비전을 명확히 밝혔습니다. 국민회의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이사장 취임 전에 이러한 사실을 파악하고 기술전쟁 시대에 우리나라가 일본에 뒤처지는 것뿐만이 아니라, 일본 기술에 국내 시장까지 완전히 점유당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껴 일본에 대응하거나 능가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취임 후에 당시 박 시장께도 상황과 대응방안을 보고하고 일본에 조사단까지 보내 국민회의의 운영상황을 조사분석했습니다. 저는 2차 조사에 참여할 예정이었는데 아쉽게도 코로나 때문에 못 가봤습니다.
어떻든 일본의 국민회의는 당시에는 조직의 확장에 치중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우리는 일단 서울시를 중심으로 정예조직으로 출발하고 거기에서 겪는 시행착오와 경험을 전국으로횡단전개하면서 확산하고 분야도 교량에서 도로로 또 다른 인프라 분야로 단계적으로 확산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그래서 탄생한 게 이 얼라이언스입니다. 적지않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주도적으로 참여해 주길 원했던 서울시와 서울기술연구원은 무슨 일인지 박 시장 사후에는 뒤로 빠지고 오히려 한국도로공사 등은 적극 참여를 했습니다. 일을 하던 초기단계에 당시 담당처장이 일이 너무 어렵다고 포기하는 바람에 저 역시 마음을 접을까 한 적도 있었습니다.
일전에도 말한 바 있던 차범진 당시 혁신센터장이 본인이 어떻게든 해내겠다는 의욕과 의지를 보였고, 송상영 본부장, 김형보 본부장 등 몇몇 본부장과 처장급 간부들이 이 일은 꼭 해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표명해서 다시 힘을 보태고 동력을 얻어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
센터장과 팀장, 직원들이 대학, 학회, 공기업 등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취지와 필요성을 피력하여 일단 17개 기관이 뜻을 같이 하기로 하여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정말 땀과 열정으로 만들어낸 공단 임직원들께 감사를 드리고 뜻을 같이 한 기관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문제는 사실 지방공기업이 앞장서서 끌고가기에는 버거운 일일 수 있습니다. 더구나 임시조직이었던 처장급 혁신센터가 없어지고 도로관리처의 팀으로 축소되면서 이 일조차도 많이 버거워하는 것 같습니다.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지원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여전합니다. 오시장 또한 이런 분야에는 식견도 높고, 비전 제시뿐만 아니라 이러한 조직을 창의적으로 확산시켜 끌고갈 역량이 충분하신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최근에 행안부 고위간부 몇 분이 관심을 보여 별도로 브리핑을 한 적이 있습니다. 모쪼록 일본처럼 중앙정부가 힘을 보태주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는 생각입니다.
지금의 모습을 만들기까지도 많이 애쓰고 힘들었지만, 이제 시작입니다. 어제 모신문기사에 스포츠분야에서 일본의 저변과 국내의 실태를 분석 보도한 내용이 있었지만, 이 분야의 기술 전쟁도 일본은 악 3,000개 기관이 힘을 합쳐 총력전을 펴는 데 반해 우리는 이제 겨우 17개 기관이 뜻을 모았을 뿐입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그리고 분발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