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우연히 지역 소식지를 보고, 책편집 디자인과정을 신청하게 되었다. 하지만, 기계치인 나에게 교육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컴퓨터에 관한 인터페이스부터 너무 기본이 없다 보니, 수업시간 내내 진땀이 났다. 이 분야가 한글이나 엑셀을 공부하는 거 하고는 또 달랐다.
이 과정은 인디자인툴을 기반으로 종이책이나, 전자책등을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따라서 포토샵도 좀 해야 하고, 일러스트도 좀 해야 하고, 구글링도 잘해서 자료들이 필요할 때마다 적절하게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솔직히, 나는 이 중 뭐 하나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었다. 아니, 강의 내용 중 못 알아 듣는 말들이 더 많았다. 많은 용어들이 생소하고, 어렵고, 중간중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었다. 그리고, 그것보다 힘들었던 것은 직장 퇴사 이후로, 내가 이렇게 무능해졌나 하고 드는 자괴감이었다. 지난 20여 년의 시간을 극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쯤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고작해야 스스로를 격려하며, 용기를 내는 일밖이다.
'누구나 그럴 수 있지!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는 거니까... 모른다고 좌절할 필요도 없고, 한 발씩 나아가면 되지!'
다행스럽게도 친절하고 인내심 많은 선생님을 만나, 잘 배웠다. 항상 몰라서 손을 들거나 질문을 하면 상냥한 목소리로 몇 번씩이고 가르쳐 주셨다. 그리고, 매일매일조금씩 나아지는 새로운 배움은 나를 다시 리셋하기에 충분했다.
요즘처럼 SNS나 플랫폼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책이란 꼭 특별한 사람들만이 쓸 수 있는 게 아닐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도 자신의 일상 속에서 매일의 글쓰기 업력이 쌓이면, 그것들을 전자책으로도 묶어서 출간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만의 작품으로 만들어 주는 출판 관련 플랫폼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