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왕 황모란

by 이팝

주말마다 내리는 비에 손톱만 하던 어린 잎새들은 몸집을 몇 배로 늘리며, 진한 그림자들을 만들고 있다.

덕분인지,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삭막하기 그지없던 산책로에 푸른 잎들이 날이 갈수록 울창해지고 있다. 그 초록의 기세는 어느새 꽃그림자를 하나둘씩 지우며, 조용히 초록의 세상을 넓혀 나가고 있다.


매일 오가며 눈여겨보는 꽃밭이 있다. 휘청거리는듯한 가느다란 주가지에 커다란 꽃송이가 맺히는 가했는데, 드디어 꽃이 만개했다. 일주일정도가 지났지만, 그 가지에 비해 과해 보이는 꽃송이를 일곱 송이나 피운채, 오가는 이들의 찬사를 조용히 듣고 있다.


이름 모를 누군가 이 귀한 꽃을 보기 위해 정성을 들여, 지지대를 만들고, 꽃이 필날을 고대하며 정성을 쏟고 있는 듯 보였다. 그 수고로움 덕분으로 이 꽃이 모란인지 작약인지 구분도 못하던 나는, 모란중에서도 아주 귀하다는 황모란임을 설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모란 牡丹(Paeonia suffruticosa)은 낙엽관목으로 나무줄기에 꽃이 핀다. 꽃 중의 왕(花王)이라고도 불리고, 부귀화(富貴花)라고도 일컬으며, 그중에서도 노란 모란은 귀해서, 황제의 꽃으로도 불린다고 한다.


개화 시기가 5월 초로, 꽃이 크고 화려하며 오래 핀다. 봄에 모란이 먼저 피고, 그 뒤에 작약이 핀다. 모란꽃의 잎끝은 삼지창처럼 되어 있고 잎 주변이 약간 들쑥날쑥하다. 작약의 잎은 기다란 타원형으로 약간 매끄러운 선을 가지고 있다. 두 꽃이 화려해서 잘 구분이 안될 때는 나무줄기인지, 풀인지, 잎모양을 관찰해 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열심히 꿀을 찾고 있는 이 녀석! 꿀벌은 아닌 듯하여 둘째에게 물어보니, 꽃등에라고 한다. 모양이 꼭 말벌느낌인데... 세상엔 비슷한 게 너무 많아!



그러고 보니, 꽃 피면 예쁘다 소리만 할 줄 알았지... 제대로 아는 꽃이름이 몇 개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동안 예쁜 꽃들이 나에겐 그저 무명씨였다니..


황모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작은 키의 작약도 탐스런 꽃봉오리를 여럿 내밀고, 필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이 번주가 지나면 곧 그 화려한 자태를 드러낼 것이다.


아! 나도 작은 꽃밭을 만들어 모란과 작약을 심어 키워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