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어른들을 떠올리면 권위적인 모습도 있었지만 우리보다 몇 십 년은 앞서 삶을 살아가셨기에 경험에서 온 인생에 대한 통찰과 혜안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았다. 베풂, 인자함도 어르신 하면 떠오르던 이미지였다. 그래서 인생의 소소한 고민부터 진중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 늘 어른들을 찾아 지혜를 구했다. 무엇보다도 인생의 풍파를 만났을 때 앞서 비슷한 풍랑을 극복한 이야기를 들으면 힘이 났다. 그리고 늘 위안을 받았다.
내가 나이가 들어가는 만큼 내 주변의 좋은 어르신들도 세월을 비껴가지 못하셨다. 많은 분들이 지금은 함께 하실 수 없고 남아계신 분들도 이별 소식과 그 간격이 잦아들기 시작했다. 디지털 시대에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무궁무진하다. 어르신 들게 구했던 인생에 대한 지혜와 통찰은 인터넷 연결만 가능하다면 전 세계 훌륭하신 석학과 현자들과의 인맥이 없어도 들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인터넷 강의와 현장 강의가 다르듯 어른들을 직접 뵙고 인생의 희로애락을 나누는 것은 나에겐 대체가 되지 않는다. 인생의 쓴맛 단맛을 다 경험하고 그 끝자락에서 따뜻하고 인자하게 다음 세대를 품어주는 어른. 어르신들이 그리운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