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교육업에 종사한 지 오래되었지만 일터에서 영어로 소통하는 일은 늘 도전이자 숙제이다. 특히나 사전 준비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날것 그대로 나오는 내 영어를 마주할 때면 창피함에 얼굴이 달아오르는 날이 많았다. 그러다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모국어도 제대로 구사하려면 사전도 찾아보고 꾸준한 연마가 필요하는 것을 깨닫고 마음가짐을 달리하게 되었다. 속상해하는 대신 정체된 실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방법을 더 적극적으로 찾기 시작했고 그 일환으로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진행하는 "English Speaking & Confidence Workshop"에 다녀왔다. 내가 참여했던 세션은 Performance and Storytelling이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주 만족스러웠다.
간단히 현장을 설명하자면 우선 진행은 방송인이자 사업가인 Tyler Rasch(타일러 라쉬) 와 Nidhi Agrawal (니디 아그르왈)이 맡았다. 액티비티는 다음 세 가지였고 1번과 2번 뒤 각 호스트가 한 번씩 다음 액티비티에 관한 설명 및 소개를 했다.
1. 두 그룹으로 나뉘어 공을 던져가며 랜덤 질문 던지고 답하기
2. 옆 사람에게 직업 물어보고 호루라기 사인이 갈 떄까지 대화 이어가기, 액티비티가 종료될 때 까지 반복하기
3. 5명이 한 조가 되어 주어진 사진 중 3가지를 골라 스토리 만들어 발표하기
예정된 한 시간 반을 넘긴 이벤트는 100% 참여형으로 낯선 사람들과 처음부터 끝까지 영어로만 소통해야 했다. 직업소개부터 창의력이 필요한 스토리텔링까지 다양한 나눔을 하며 다소 피곤하고 낯설게 시작해 재밌고 유익하게 마무리되었다.
웬만한 의사소통이 대부분 가능한 상태에서 외국어 실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이 단계부터는 언어 자체가 아니라 문맥에 맞는 어휘 (계약서와 미팅 협의 시의 단어), 구성( 전달하고자 하는 메지), 전달 (목소리, 제스처, 표정 등) 등 언어 이외의 스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같은 전문성을 요하는 상황이 대부분 중요한 이벤트이지만 자주 발생하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해당 구글 세션은 참신하게 다가온 포인트가 여럿 있었다. 표면적으로는 가볍고 난이도가 낮은 액티비티 같지만 실전을 방불케 하는 활동들을 다음과 같이 잘 녹여냈기 때문이다.
1. 사전 준비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영어로만 소통한다.
2. 낯선 사람을 여러 명 만나 대화를 계속해 나간다.
3. 처음 본 사람들과 공통된 과제를 가지고 주어진 시간 어떻게든 결론을 도출해 대중 앞에 발표한다.
어쩌면 모두가 이미 알고 공감하고 있을 포인트를 어떻게 포장하고 전달하느냐에 따라 그 아이템은 본 적 없는 새로운 상품으로 각인될 수도 있겠다는 깨달음까지 덤으로 얻은 이벤트였다. Tyler Rasch의 팬이기도 하지만 이번 이벤트에서 다시금 그의 명석함에 감탄했다. 그날의 이벤트는 학습에 관한 것도 어떤 숫자적인 것도 언급하지 않았지만 영어에 관한 것이면서 마케팅과 세일즈에 관한 것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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